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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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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3쪽 | 322g | 153*224*20mm
ISBN13 9788932022758
ISBN10 893202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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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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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는 있겠죠. 그렇지만 인간이란 저마다 슬픔을 짊어지고 사니까요. 그이도 그래요. 슬픔이 너무 크면 그 밖의 다른 일들은 알고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일들도 생기지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바보 같아요. 야기 씨의 슬픔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이 패전해서, 그 사람 마음의 아름다움이 절멸했다는 거예요. 자기는 옛 일본의 망령이래요."---pp.11~12

평범한 결혼이란 게 있을까요? 거짓말을 하시는군요. 모든 결혼은 하나하나 비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 그 사람이 비범하기 때문에 결혼도 비범하다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 둘이 만나도 비범하게 되는 게 결혼이에요.---p.21

"'자유, 자유다'라고 요즘 말들 하지만, 내게는 나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는 자유도 있어서, 그럴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자유예요. 신앙의 자유도 있는걸요."---p.100

"[......] 우리 집은 지금보다도 전쟁 때가 평화스러웠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글쎄."
나미코는 갑작스러워서 말문이 막혔다.
"가족이 꼭 붙어서 지금처럼 흩어져 있지 않았고, 나라는 곧 망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가정이 부서질 것 같지는 않았잖아요."---pp.115~116

눈을 감으면 나미코의 눈꺼풀은 무언가 말하는 것 같다. 입술보다도 따스하고 슬프게 호소한다. ---p.139

"두 아이도 스무 살이 되었어. 그런데도 어머니가 나를 부족하게 여긴다면, 여자의 공상이 끈질긴 데에 놀랄 수밖에 없는 거야. [......] 다케하라 같은 건 평범한 속인이 아닌가. 그자에게서 확실한 점이라곤 나미코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뿐이지. 결국 공상의 인물이야. [......]
여자의 가슴에 박힌 화살은 빠지지 않는 건가?"---p.187

"아버지는 나를 일본에 두는 게 위험하다고 보시는 모양이야. 옛날 사람처럼 우리들은 국가를 자랑으로 여기지도 않고, 의지할 곳으로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나는 아버지의 보는 눈이 새롭다는 게 마음에 들었거든. 출세나 공부를 위해서 외국에 가는 게 아니야. 일본에 있으면 타락할 것 같고 파멸될 것 같으니까 그런 위험을 피해서 일본에서 내쫓는 거겠지."---p.191

그러나 야기와 있을 때 느끼는 공포는 애정의 발작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굳이 애정과의 연결을 찾는다면 그건 애정이 없는 공포일까. 아니면 애정이 없는 곳에 애정을 그려 넣는, 그 환상이 사라진 공포일까.
인간과 인간 사이의 혐오 중에 부부 사이의 혐오만큼 살갗이 닿는 것조차 불쾌한 것은 없다고까지 나미코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증오가 되면 가장 보기 흉한 증오일 것이다.---p.195

"그 사람하고는 20년 넘게 같이 살아왔고, 아이들도 다 컸지만 그게 저의 일생이었다고 할 수도 없어요. 제 스스로도 놀라게 되지요. 제 자신이 몇 사람이나 되는 것 같아요. 한 사람은 야기와 살고 있고, 한 사람은 무용을 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다케하라 씨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
"저는 이제 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몇 사람의 저를 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요."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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