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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도룡기 1

의천도룡기 1

김용 | 명문당 | 1994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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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4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3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2703990
ISBN10 8972703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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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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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없게 된 도대금은 무심히 손바닥에 얹힌 금화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금화의 표면에는 다섯개의 손가락이 찍혀 있었다. 그곳도 깊이가 몇 푼이나 되는 것이 아닌가!
황금이 아무리 동이나 철보다 연하다고는 하지만, 이렇듯 겉면에 조각된 금액 표시와 무늬를 지워버리고 아로새긴듯이 손가락 자국을 남기려면 보통 지력으로선 꿈도 꾸지 못할 내공이 있어야 한다. 도대금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안색이 핼쓱해졌다.
(무당칠협의 명성이 과연 요행으로 얻은게 아니로구나! 우리 소림파에는 금강지력을 세심정혼 연마한 사매, 사숙 몇분만이 이런 수준의 공력이 있을 터인데..)
---p. 162
조민은 장무기가 양소에게 띄우는 서신을 쓰고 나서 붓을 내려 놓을 생각을 않고 시무룩해 있는 것을 보자, 생긋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상공, 세 가지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한 약속으로 도룡도를 빌려주었고, 혼례를 올리지 않았어요. 이제 세 번째 약속을 이행할 차례예요.' 장무기는 안색이 굳어졌다. '또..... 무슨 엉뚱한 일을 시키려는 건지.....' 장무기는 웬지 가슴이 철렁하며 불안했다. 조민은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 생긋이 웃었다. '내 눈썹이 너무 엷은 것 같으니 붓으로 좀 그려 주세요. 강호협의도에 위배되는 요구는 아니겠죠?'

화미(畵眉) ----- 여인의 눈썹을 그려 주는 것으로, 정인(情人)이나 부부 사이에 행해지는 낙취(樂趣)이다. 장무기는 굳어졌던 표정이 풀리며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 매일 눈썹을 그려 주겠소.'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창 밖에서 여인의 간드러진 음성이 들려왔다. '나의 요구도 한 가지 들어주겠다고 한 약속을 잊지 않았겠죠?' 바로 주지약의 음성이었다. 장무기는 양소에게 띄우는 서신을 쓰느라 정신을 쏟는 바람에 그녀가 어느새 창 밖에 나타났는지조차 몰랐다. 창문이 천천히 열리며 주지약의 달덩어리 같은 얼굴이 나타났다. 촛불에 비춰진 그녀의 얼굴에는 묘한 웃음이 깔려 있었다. 장무기는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

'지.....지약은 또 나에게 무슨 요구를 하려는 거요?' 주지약의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샛별처럼 빛나는 눈으로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무엇을 요구할는지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하지만 당신이 민민 동생과 혼례를 올리게 되는 날 생각이 날 거예요.' 장무기는 고개를 돌려 조민을 한 번 쳐다보고 나서 다시 주지약을 쳐다보았다. 일순, 여러 가지 생각이 어우러져 그의 심기를 흐트러 놓았다. 기쁨인지 우려인지 알 수 없는 격정으로 인해 손이 가볍게 떨리며 쥐고 있던 붓이 탁자 위에 떨어졌다. 조민과 주지약, 그녀들이 마주보는 미소에서 장무기는 가슴 속에 어우러졌던 여러가지 감정이 뿌듯한 행복으로 양각(陽刻)되어 일렁거렸다.
--- 결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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