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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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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33*195*15mm
ISBN13 9788996543060
ISBN10 899654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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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조재도
1957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자랐다. 1985년 ≪민중교육≫으로 떠들썩하게 등단, 그동안 시집 ≪좋은 날에 우는 사람≫, 동화 ≪자전거를 타는 대통령≫, 청소년 소설 ≪이빨 자국≫ 등 20여 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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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홀로 살아라
깊이로 살아라
가지 않은, 그러나 가야 할 길을
따복따복 혼자서 개체로 가라
그리하여 만나라
사랑의 통뿌리 외로움으로 만나라
졸아드는 간장 빛 그리움으로 만나라
따끈따끈한 바닷가 바위
섹스로 만나고
숫눈 내린 새벽 길 함께 걸으며 만나라
그리하여 만나라
사랑한다면
보랏빛 제비꽃 꽃잎 앞에서
쪼그려 앉아 만나고
초가을 햇볕처럼 속살 파고들며 만나라
사랑한다면
그물을 빠져 나가는 바람처럼
둑을 타고 넘는 물살처럼
세 뼘 남짓한 스탠드 불빛 아래
늦도록 서로의 영혼을 경작하고
그리하여 만나라
일생토록 혼절할 듯 만나라
사랑한다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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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던지는 시인의 메시지가 이토록 강렬합니다. 시인은 간절한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기고 절대고독이라 부를 만한 경지에 서 본 개체들만이 “일생토록 혼절할 듯 만나”는 사랑을 통해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사랑의 원칙으로 제시되며 눈물과 비명을 삼킨 사랑의 가치가 오롯이 전달됩니다. 마치 오래 전 시인 김수영이 노래한 ‘거대한 뿌리’에서부터 세대를 넘어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시작詩作을 목격한 것만 같습니다. 비록 세상이 시퍼러둥둥 떠다니는 적의와 원한으로 가득 찰지라도 그의 시를 읽으며 우리는 다시 용기를 내어 살아 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김화선(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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