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스승이 될지언정 마음을 스승으로 삼지 말지어다."라는 성현(聖賢)의 말씀을 읽고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하는 "마음"이란 놈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말 그대로 "마음의 스승"이 되고 싶어 부단히도 몸부림치는 사람.
한 문장의 글로, 한쪽의 글로 사람 사는 냄새를 물씬 담고 싶어 안간힘을 쓰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키우려 애쓰는 지독한 낙관주의자. 해피엔딩이 좋아서, 1년의 짧은 연애가 삶의 유일한 연애였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한이 맺혀 덥석 로맨스계에 몸 담은! 얼렁뚱땅 사고뭉치 무대포의 소유자.
자신의 짧은 머리를 마구 쓸더니 원성은 낭패스럽다는 듯 혼자 강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성큼성큼 거의 뛰듯이 걸어가 앞서가던 진경의 팔을 움켜잡았다. 진경은 그를 돌아보려하지도 않으면서 강하게 뿌리쳤지만 원성은 아예 그녀를 거칠게 돌려세우더니 마구 뒤로 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놔! 왜 이래!」진경은 그의 힘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뒷걸음치며 소리쳤다.
「…」
「도대체 왜 이러냐고! 아프단 말이야!」
「…」
금방이라도 울듯이 소리치는 진경임에도, 원성은 어금니를 앙다문 얼굴로 그녀의 양 팔을 움켜잡은 손에서 조금도 힘을 빼지 않았다. 급기야 그는 옥상 물탱크 벽에 그녀를 던지듯 밀어 붙였다.
「아!」 벽에 등을 부딪치며 통증보다는 놀라서 진경이 소리를 쳤다. 그리고 여전히 그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자 분노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도 함께 노려보는 것이었다.
「울어…」원성이 말했다.
「…」진경은 터지려는 울음을 필사적으로 참으려 눈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러자 원성은 그녀의 몸을 벽에다 마구 밀어 말할 수 없는 충격을 겪게 하는 것이었다.
「울고 싶으면 울어! 지랄 맞은 나 때문에 울고 싶잖아! 참지 말고 울란 말이야!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