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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Marr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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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Marr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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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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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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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0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8.6만자, 약 6.1만 단어, A4 약 117쪽?
ISBN13 978896647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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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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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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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러는 건데요?”
“다시 살고 싶어서.”
남궁 휘라는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진, 그녀의 온기를 느낄 때까진 그럭저럭 그의 일상에 불만은 없었다. 하지만 어릴 때 맛본 사탕과자처럼 한 번 맛을 보니 끊을 수가 없었다. 매일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다.
“당신이 사는 것과 내게 이러는 게 무슨 상관인데요?”
“상관있어.”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놓기나 해요.”
“앞으로 전활 그렇게 끊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놓아주지.”
심드렁한 그녀의 어조에도 가슴을 채운 온기 때문일까, 여유 있는 대답과 함께 양팔에 더 힘을 줬다. 그의 팔 안에서 벗어나려 펄떡펄떡 뛰는 그녀의 몸부림을 즐기기까지 했다.
“내가 뭘요? 난 분명히 끊는다 말하고 끊었어요.”
“당신 할 말만 하고 끊었겠지.”
“지금 내게 전화 예절을 따지는 거예요? 당신은 어땠는데요? ‘어디야’부터 물었잖아요?”
“하여튼 한마디도 안 지지.”
“내가 어디 틀린 말 했어요?”
“좋아, 그럼 전화 끊은 이유나 말해 봐.”
알렉스는 또박또박 한마디도 지지 않고 되받아치는 휘가 얄미우면서 이런 실랑이가 좋아 꼬박꼬박 대꾸했다.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두 발을 동동거리는 것이 너무나 예뻤다.
“이유요? 당신이 내게 보이는 호기심이 좀 부담스러울 뿐이에요. 한국에 그런 말이 있어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으면 죽는다.”
“그러니까 내 관심이 당신을 죽게 할지도 모른다?”
“그래요. 당신 같은 사람이야 호기심에 내게 잠깐 관심을 보일 수 있지만 남은 사람은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어요?”
“나 같은 사람?”
여자에게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에 낯설어도 진심으로 다가갔는데, 호기심? 호기심이라 치부하는 그녀의 말에 가슴 가득 냉기가 들어찼다. 도대체 그를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기에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당신처럼 재벌 2세들이 여자들을 가지고 놀다 버리는 걸 잡지책에서 수도 없이 봤어요.”
“그래서 나도 당신을 가지고 놀다 버릴 거다? 쓸데없는 잡지를 너무 봤군.”
“그럼 아니에요?”
“그러니까 내게 아주 관심이 없다는 말은 아니군.”
“아니요, 당신의 감정대로 이리저리 휘둘릴 생각 따위 없다는 말이에요.”
휘는 그의 말에 허를 찔리곤 입 안이 쩍쩍 말랐다. 그에게 그녀의 심정을 들킨 것만 같아 온몸이 파르르 떨리고 목구멍이 아려왔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에게도 설명이 안 되는 감정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품은 왜 이렇게 따뜻하지?
“휘 남궁, 내 말 똑똑히 들어.”
“하지 마요.”
좁은 어깨 위로 묵직하게 그의 얼굴이, 아니 더 정확하게 그의 턱이 내려앉자 매몰차게 하려던 마음이 약해졌다. 그의 말을 들으면 안 될 이유가 수십 가지임에도 허리를 안아오는 온기에 더 이상 소릴 지를 수가 없었다.
“나도 잠깐 동안 당신이 지나가는 바람이었으면 했던 순간도 있었어. 하지만 말이야 당신이 뭘 하는지, 당신이 뭘 먹었는지 궁금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포기했어.”
“…….”
휘는 그의 화난 음성 뒤로 굳건한 진심이 가슴에 닿는 걸 느꼈다. 어쩌면 그의 감정을 가볍게 취급해서라도 그녀의 곁에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견고한 성처럼 흔들리지 않은 그의 진심이 그녀의 가슴을 짜릿하게도 하고 고통스럽게도 했다.
“내가 싫어?”
“네, 싫어요.”
단칼의 싫다는 그녀의 말에 갑자기 몸이 홱 돌아갔다. 알렉스가 갑자기 팔을 풀어 앞을 보고 있던 그녀를 뒤로 돌렸던 것이다. 그의 블루와 그린이 섞인 눈동자가 느릿하게 가늘어지면서 이채가 서렸다. 그의 매섭게 쏘아보는 눈빛에 온몸이 홧홧하게 달아오를 정도로 무안해 고개를 돌리려는데 그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심장에 묵직한 돌덩이가 얹어진 듯 답답하니 숨이 막혔다. 속내를 들킬까 퍼뜩 정신을 차렸다.
“당신 눈은 다르게 얘기하고 있어.”
“당신이 잘못 보고 있을 뿐이에요.”
알렉스의 시선 안에 갇힌 그녀의 머릿속은 숫제 아수라장이었다. 용광로의 불길만큼이나 뜨거워 그녀를 활활 태울 듯 쳐다보는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거미줄에 잡힌 파리처럼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고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된 기분이었다.
“휘 남궁, 당신이 뭘 모르나 본데 난 일단 잡은 건 사람이건 일이건 절대 놓치지 않는 사람이야. 당신의 이 눈빛을 보고 도망가게 그냥 둘 순 없어.”
“내가 싫다고 하잖아요.”
알렉스의 선전포고에 휘는 무서운 것과는 차원이 다른 떨림으로 몸을 움츠려야 했다. 영혼을 잡히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눈길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에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왜 그렇게 강하게 드는 것인지. 이제까지 그녀가 쌓아온 성을 무너뜨리려 달려드는 알렉스가 너무 두려웠다. 그녀에게 이 정도의 영향을 끼? 남자였다면 절대 공항에서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날 이런 눈으론 쳐다보지 말았어야지.”
“당신 착각이란 생각은 안 들어요?”
“좋아, 내가 정말 싫다면 고개를 돌려도 좋아.”
“뭐, 뭐하는…… 흡.”
휘의 두 눈을 사로잡은 알렉스의 두 손이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간다 싶더니 시야가 어두워졌다. 뒷머리를 그에게 잡힌 채 속수무책으로 끌려간 그녀는 입술 위에 닿는 촉촉함으로 키스를 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순간 너무 놀라 입을 다물려는데 입 안을 파고드는 낯선 이물감에 숨을 헉헉댔다. 남자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다녔기에 가벼운 키스 이외에는 해본 적이 없는 그녀로선 너무 당황스러웠다. 온몸을 휘젓는 간질거리는 느낌은 그녀를 이상한 세계로 몰아가고 있었다. 알렉스의 타액이 묻은 혀가 그녀의 입술 안과 밖을 도배하고 있었다.
“음…… 음…….”
그녀의 미약한 반항에 알렉스가 아랫입술을 덥석 물어 이로 잘근잘근 씹었다. 그 야릇한 감각에 입술이 욱신거리기도 했지만 얼굴이 달아올라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은 지경이었다. 입술이 아파 그의 양팔을 때리던 그녀의 양손이 움직임을 멈췄다. 알렉스의 혀가 아픈 그녀의 아랫입술을 혀로 핥아주었던 것이다. 마치 어미개가 자기 새끼를 정성껏 핥아주는 것처럼 애정이 잔뜩 묻어나 있어 가슴이 욱신거렸다.
그런 그의 모습이 눈물 나게 사랑스러워 그녀의 눈이 뿌옇게 흐려졌다. 그토록 거부했던 그에게서 사랑을 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휘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가슴이 북받쳤다. 누군가에 의지하고 믿고 싶은 일은 만들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는데, 이미 늦어 버린 모양이었다. 그의 열기에 반짝이는 눈빛을 피할 수도, 그의 강철처럼 단단한 몸을 밀쳐낼 수도, 그의 입술 끝에 맺힌 희미한 미소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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