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이 나라에서 정치는 공동의 활동이라기보다는 생사를 건 적과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지금 고민해야 할 과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 나라를, 우리 모두의 나라로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공화국이다. ---김상봉, 「길을 찾는 벗들에게」 중에서
건국 이래 함석헌은 ‘생각하는 백성’을, 김대중은 ‘행동하는 양심’을, 그리고 노무현은 ‘깨어 있는 시민’을 말하였다. 이것은 모두 세상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살려는 ‘눈 밝은 영혼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려는 공동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 박명림, 「좋은 공화국, 좋은 삶을 위한 조건」 중에서
우리는 아직도 나라를 생각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국가의 폭력에 저항하는 데는 영웅적인 용기를 보였으나, 과연 무엇이 바람직한 나라인지 생각하는 일에는 게을렀던 사람들이 우리입니다. (…)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우리는 우리의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그렇게 외친 까닭은 아직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까.--- 김상봉, 「01. 왜 지금 공화국인가」 중에서
한국에서 민주공화국은 헌법의 제1조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습니다. 권위주의의 시기에는 무엇보다 민주주의 파괴로 인해 실현 불가였다면, 민주화 이후에는 민주화가 사사화, 특히 시장과 기업의 자유화와 국가의 탈공공화로 귀결되어 공화국이 달성되지 못했습니다. (…) 이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둘을 실질적으로 만나게 해야 할 때입니다.--- 박명림, 「03.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중에서
저는 요즈음 ‘매디슨 이후의 민주주의’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 의회 민주주의가 주도하는 현재의 제도와 담론은 거의 매디슨 민주주의의 범주 안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의 민주주의를 안고 넘는 문제가 중요합니다. --- 박명림, 「07. 정치, 그 행위의 가능성」 중에서
어떻게 하면 모든 시민이 자본 권력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습니까. 국가 자체가 기업 국가가 되어버린 오늘날 경제는 더 이상 정치의 외부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자본이 권력이라면, 이제 모든 시민이 자본이라는 권력에 평등하게 참여하는 것을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 김상봉, 「09. 먹고 산다는 것, 경제와 공화국의 관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