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진은 더더욱 윤호라는 남자가 마음에 들었고 살짝 취한 기분에 윤호의 어깨에 기댔다. 너무 간만이라 어깨에 기댈 때 자신을 쉽게 보진 않을까 긴장했지만 윤호는 효진이 어깨를 기대는 순간 효진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효진이 기다리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6개월 동안 그리워하다 못해 밤잠까지 가지고 간 이 수컷 냄새. 그래, 이 남자야!
「효진 씨」
「네?」 효진은 윤호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브래지어 끈 보여요」 효진은 얼른 자신의 어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까만 브래지어 끈이 원피스의 짧은 소매 밑으로 흘러나와 있었다. 벌게진 얼굴로 황급히 손으로 감추었다. 왜 이 남자 앞에서는 자꾸만 이런 실수를 하게 되는 건지, 자신이 한심스러워 효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윤호의 손이 효진의 얼굴을 감싸 쥐는 것이 느껴졌다.
「윤호 씨?」 윤호의 얼굴이 점점 효진의 얼굴로 다가왔고, 효진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기다란 손가락이 자신의 어깨를 쓰다듬는 것이 느껴지자 효진은 심장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정말이지 이런 긴장감과 설레는 두근거림을 느껴 본 것이 언젠지도 가물가물했다. 오래간만이라 그런지 더욱 흥분되었다. 효진은 서서히 입술을 윤호 쪽으로 내밀었다. 그런데 한참을 내밀어도 윤호의 입술은 다가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효진은 슬며시 한쪽 눈을 떴다. 순간 효진은 다시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윤호가 싱글벙글 웃으며 효진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효진이 눈을 다시 감는 순간 윤호는 효진의 브래지어 끈을 추켜올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