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장편소설 《소에게 바침》을 펴내고, 계간 《작가세계》에 「꼬마열차」외 2편의 엽편소설을 발표하면서 소설 활동을 시작했다. 기발한 상상력과 넘치는 위트, 인간에 대한 탐구심을 갖춘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장편소설 《소에게 바침》, 《맨살의 계절》, 《바다로 가는 아이》,《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어리버리 백수, 세상과 맞짱뜨다》와 엽편소설집 《섹스박물관》, 동화집 《1,2,3 친구의 소꿉장난》을 출간한 바 있다. 《아내 죽이기》는 작가 고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필담이 여실히 드러나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재미와 매력으로 가득한 마법 같은 소설이다.
이것은 비정한 범죄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한없는 유쾌함과 위트는 또 무엇인가. 범죄를 추적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그 세부적 리얼리티와, 아내를 죽이려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음산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넘치는 위트와 잘 짜인 구조 덕분에 시종일관 유쾌하게 읽힌다. 마치 미국 범죄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묘사한 치밀함에 한 번 놀라고, 풍성한 대화들 속에 담긴 재기와 긴장감에 또 한 번 놀라게 되는 소설이다. 책장에서 손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승우 (소설가,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
형사가 살인을 획책한다, 그것도 아내를 대상으로. 이 설정만으로도 이미 유쾌하거나 불쾌한 상상의 불을 지피는 이 소설은, 범죄자를 쫓는 형사 세계의 리얼리티와 아내와 범죄자가 공모한 복수에 속을 끓이는 한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범죄자를 쫓는 데는 굉장히 유능하면서도 아내의 사랑을 얻는 데는 미숙하고 한없이 초라한 형사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살인과 강력 범죄로 내용이 가득 차 있음에도 이야기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백하다. 캐릭터와 세련된 형식미, 리얼리티와 유머를 고루 갖춘 수작이다. 구효서 (소설가)
범죄는 늘 일어난다. 사소한 오해와 탐욕과 질투와 집착 때문에. 그 최후의 마지노선을 넘는 순간 살인이 일어난다. 형사로서는 유능하지만 남편으로서는 최악인 남자도, 참을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 바람난 아내를 향한 애증 어린 복수와 강력반 형사의 범죄 추적 과정을 교차 배열하고 서로를 연관시키는 구성의 세련미와 작가의 숙련된 필담이 인간 내면의 혼란과 세계의 비정함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묵직한 소재를 억지스럽지 않은 유머와 위트로 채우는 것은 작가의 재주다. 한국 소설 사상 가장 찌질한 캐릭터가 등장하여 한바탕 소설의 진경(眞景)을 보여준다. 하응백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