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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 씨 이야기

돌머 씨 이야기

돌머 | 한솜 | 2012년 03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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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53*224*20mm
ISBN13 9788957482476
ISBN10 895748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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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돌머
대한민국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하의실종패션. 몸은 집에 두고 가. 사면초보운전. 남자들의 심리에 관한 책. 학교폭력. 노출녀를 보려면 허가증이 필요해요. 영계사랑 상조. 한성부 한성령 한성자 가족. 이혼은 8282. 강개리는 야동 볼 때 평온한 표정일까. 대학생 동거커플. 어린이 성폭력. 재벌들이 지네발 경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니 당신은 기분이 좋습니까. 판사님한테 부러진 맛살을 던지면 안돼요. 비비큐 치킨 사건. FTA 반대시위. 나는 꽁치다. 북한 주민들의 거짓통곡. 어그부츠는 어글리 부츠인가. 타로점 아저씨 로또복권 번호 좀 가르쳐줘요. 다 말아 먹었스와 외제차. 도를 아세요. 여자를 찾습니다. 맛있게 해주오. 튀는 여자와의 미팅. 맛이 간 여자와의 미팅. 무거운 여자와의 미팅. 여성상위시대 만세. 뭐 벗었다구. 국회는 마귀가 숨어 사는 전당인가. 수입산 상추. 국제결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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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봉주르 씨도 모르는가?”
봉주르? 이름이 무슨, 안녕하세요? 하는 인사말 같다.
그는 마치 민주투사처럼 말을 했다. 말 잘하는 사람은 개그맨 아니면 사기꾼밖에 모르는 돌머는 잘 모르는 내용뿐이라, 손님들의 토론에 끼어들지 못했다.
돌머는 한마디 말도 못한 채 다만 생각만 했다. 만약 저들이 정치를 한다면, 과연 말처럼 행동을 할까? 수많은 청중이 환호하는 걸 보면 상당히 인기 있는 모양인데, 지금은 저렇게 인기를 얻으나 권력의 편에 서면 다들 똑같아지는 게, 수십 년간 보아온 정치인들의 행태던데…….
(중략)
돌머가 주문하는 걸 깜박 잊고 생각에 젖어 있을 바로 그때, 누군가 소리를 지른다. 놀래 쳐다보니, 얼굴에는 시체 썩는 듯이 시커먼 립스틱을 바른 아줌마가 돌머를 노려보며 말한다.
“왜 빨리 주문 안 해? 문 닫을 시간 다 되어 가잖아.”
그러고 보니 티브이 보느라 여태 주문 안 했다. 잘못하면 밥도 못 먹게 생겼다.
돌머는 급한 마음에 소릴 질렀다.
“나는 꽁치다.”
그러자, 주방 아줌마가 째려보며 외쳤다.
“왜 반말이야? 식당 일 한다고 우습게 보여?”
돌머는 겁이나 더듬으며 겨우 대답했다.
“저는 꼼치, 아니 꽁수, 아니 꽁치구이로 주세요!”---본문 중에서

돌머의 눈에 광고문 하나가 들어온다.
“맛나게 해 주오.”
(중략)
“저기, 수준 낮은 여자도 있나요?”
“어머나! 너무 겸손하시네요. 요즘은 무조건 눈을 높여야 한다니까요. 남들 하는 것 좀 보세요. 눈들이 높아지다 못해 머리 위까지 올라붙어 선글라스도 머리통 위에 쓰고 다니는 것 못 봤어요?”
“제가 좀 부족해서요.”
“아유! 괜찮아요. 다 갖추고 이런 데 전화 거는 사람 있겠어요? 그렇다면 벌써 팔렸지. 어머나! 죄송해요. 영업 전략이 들통날 뻔했네. 아유! 학력은 어떻게 되세요?”
“저기, 그게 그러니까 그냥 중학교 겨우.”
“어머나! 돈 버시느라고 바쁘셨구나! 괜찮아요. 돈만 많으면 됐죠, 뭐. 대학 나와 봐야 취직하기도 힘든 세상에 일찍부터 돈 버는 게 낫죠. 그건 그렇고 신장은 어떻게 되세요. 요즘 여자들이 워낙 키가 훤칠한 남자들만 찾아서.”
“키가 그러니까 그게 저기, 가수 조용필과 비슷한데요.”
“그, 그래요? 아니 뭐 저기 그러니까 그게 꼭 그렇다기보다도…… 어쨌든 키는 조용필만 해도, 돈도 조용필만큼은 벌어 놓으셨겠죠?”
“아니요! 별로 없는데……”
“그럼 지금 말씀하시는 게, 학력도 그렇고 키도 그렇고 돈도 없고 그렇다는 건가요?”
“그런데요.”
“…….”
“여보세요?”
“뚜뚜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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