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주도하는 지도원리가 사라진 불확실한 시대,”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였던 존 갤브레이스가 1977년에 저술한「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현대에 대해 정의한 말이다. “합리와 진리, 담론체계가 무너져 혼란에 빠져 있다”는 그의 주장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아니 오히려 그 불확실성은 더욱 커져가는 듯하다. 이를 두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베리 아이첸 교수는 2017년에 갤브레이스의 명저 「불확실성의 시대」 발간 40주년을 맞이하여 오늘의 시대를 “초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영역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가면서 정치도, 경제도, 국제관계도, 심지어 최근에는 날씨마저도 온통 불확실성의 짙은 안개에 갇혀 있는 형세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거친 망망대해에서 길잡이가 되어줄 별이나 나침반이나 인공위성 하나없이 항해하는 그런 심정이다.
이 와중에도 미국, 일본 등 우리의 주변국들은 경제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 경제의 현실과 전망은 보호주의적 무역분쟁(trade war), 저출산·고령화, 과도한 정부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등으로 희망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경제가 좀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이 사회 갈등으로 심화되어 가는 듯하다. 이와 같이 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어렵고 내부 여건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을수록 우리가 믿고 바랄 것은 바로 사람이며, 이러한 사람에 대한 투자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난다. 그래서 흔히들 인사(人事)를 만사(萬事)라 하지 않았던가?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에서 발표된 “직업의 미래” 보고서는 로보틱스,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3D 프린팅,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환경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일자리의 변화 및 일자리에 필요한 직무역량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전개에 따라 일자리의 변화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의 구조 및 인적자원관리 자체의 기능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의 기업환경은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가는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기업이 이러한 변화에 유효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경영은커녕 적자생존이라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갈 인재, 바로 핵심인재가 필요하고 이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적자원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서의 목적은 조직 내 인적자원의 현재적 내지 잠재적 유용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관리활동의 체계인 인적자원관리와 관련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전반적인 개념, 현상 및 변화추이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서는 총 11개장으로 이론적 체계화를 도모하였다. 구체적으로 제1장 인적자원관리의 기초, 제2장 인사철학과 인사방침, 제3장 직무관리, 제4장 채용관리, 제5장 인사이동 및 징계관리, 제6장 교육훈련관리, 제7장 인사평가, 제8장 임금관리, 제9장 복리후생관리, 제10장 안전보건관리, 그리고 제11장 노사관계관리 등이다.
본서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경영학도 뿐만 아니라 부전공이나 교양으로 경영학을 처음으로 접하는 일반계 학생과 산업현장에서 인사조직 관련 부서의 담당자나 각층 관리자 모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책에 등장하는 전문용어는 가급적 쉽게 표현하거나 자세히 설명했으며, 아울러 관련된 각종 최신 통계자료와 생생한 현장이야기를 제시하였다.
본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정종진 명예교수가 집필한 「인사관리」(1966), 「새인사관리」(1982), 「인적자원관리」(1994)를 제자인 이덕로 교수가 공저자로 보완·집필하여 「인적자원관리」(제2판, 1998)을 출판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정종진 교수의 또 다른 제자인 이지만 교수가 공저자로 합류하여 「21세기 인적자원관리」라는 제목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저자들은 다들 연세대학교에서 첫 강의를 시작한 이래 수십년 해왔던 학부·대학원강의, 공·사조직의 특강, 그리고 국내외의 논문, 저서 및 각종 통계자료를 망라하여 준비하였다. 특히 저자들은 사제지간이어서 제자 2명이 30여년 전에 배웠던 은사님의 가르침을 전승하기 위해 사상 유례없는 폭염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본서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정리를 다 끝낸 지금에도 몽블랑 산기슭에 자리한 프랑스령 사모니의 고즈녁한 마을을 떠날 때처럼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호제현의 조언과 채찍질을 받아들여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본서가 완성되기까지 두 분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다. 성균관대 교육학과의 서향희 선생과 서원대 경영학과의 정우경 조교가 바로 그들이다. 특히 정우경 양은 방학을 이용하여 국가근로 중임에도 열과 성을 다해 교정을 꼼꼼히 봐주었다. 글쓰는 작업이 자신을 태우는 아픔으로 느껴질 때도 많지만 대학생활을 뜻있게 보내는, 영혼이 맑은 대학인과 함께 한 시간이기에 즐겁고 행복했다.
끝으로 본서가 나오기까지 작업일정과 관련하여 숱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단 한 번도 독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주신, 30년 전부터 출판을 도와주셨던 집현재의 위호준 대표님과 편집·조판·교정을 깔끔하게 도와주신 편집부의 김성수 부장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2018년 8월 15일
유난히 더웠던 2018년 폭염의 끝자락에서 가을을 기다리며
저자 일동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