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차를 타고 구청까지 가는 길을 한동안 말없이 지나갔다.
나는 명백하게 쇼크를 받은 상태였다.
대학 졸업 후를 고민하던 때, 딱히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현 상황이나 장래성 등을 적당히 고려해 제법 열심히 공부한 결과 공무원이 되었다. 하지만 두 달의 연수 후 설마 기피 부서인 복지과 보호계에 배속될 줄이야. 게다가 오늘 아침과 방금 전 경험한 상황. 그 모든 것들은, 내가 학생 시절에 그리던 미래와는 몹시도 거리가 멀었다.
“사카이, 이와즈미 씨는 말야, 카메라맨이었어.”
계장이 불쑥 말을 꺼냈다.
“……그런가요.”
굴러가지 않는 머리로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그것도 프리로 뛰던 전쟁 보도 카메라맨. 카파 아나? 로버트 카파.”
“허어.”
“그런 사진을 찍는 걸 동경했는지도 모르지. 냉전 시대는 끔찍했으니 말야, 베트남 전쟁 외에도 별별 사건들이 많았고……. 뭐 피가 끓지 않았겠어? 하지만 좀처럼 싹수가 보이지 않았던 거지. 당시엔 그런 사람들이 발끝에 채일 만큼 많았을 테니……. 그 뒤에는 작은 신문사나 광고 계열사 같은 데서 사진을 찍었어. 그러다가 그런 나날들에도 질렸는지, 결국에는 맨션 청소 일을 했던 모양이지만. 몸이 나빠져서 말이지. 그렇게 됐어.”
“몸이 나빠졌다는 건 뭡니까?”
“음, 뭐 자료에 의하면 간장 쪽이더군. 악화된 거겠지.”
“……아까부터 궁금했는데요, 왜 저렇게 날뛰는 겁니까?”
계장은 평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생활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들도 유형이 다양하지만, 술로 몸을 망가뜨리는 사람이 많거든. 병원에선 술을 못 마시잖아. 그래서 애써 집어넣어도 달아나 버리는 사람도 있어.”
“허어.”
지당한 말이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은 찜찜함이 남았다. 잠시 침묵하는 사이 그것이 계장의 사무적인 모습에서 기인한 것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끌고 가는 일이 자주 있습니까?”
“아냐, 아냐, 그리 많진 않아. 그렇게까지 더러운 방도 잘 없고 말야. 전에 담당했던 야구치 씨도 말이야, 알코올 의존증 전문 병원에 몇 번이나 데리고 갔지만 같은 짓을 반복하는 바람에 말이지. 문제가 됐어. 게다가 그렇게까지 하는 게 복지과의 일이냐는 말을 들으면, 글쎄, 라는 말밖에 해 줄 대답이 없지. 정말 온갖 일들이 일어나니까.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우리 일인지 애매할 때도 있어. 뭐든지 하는 심부름센터가 아니니까, 불가능한 건 못 한다고 말해야 할 경우도 있지. 그 정도를 판단하는 건 이제부터 몸으로 익혀 나가면 돼.” --- p.24
“공원이 많이 더러워졌네.”
전에 만났을 때, 그녀가 노숙자들을 보며 태연히 한 그 말에 나는 살짝 쇼크를 받았다.
“뭐, 지낼 곳이 없으니까. 공원 정도야 상관없잖아.”
“그래도, 따지고 보면 불법 점거 아냐?”
그녀가 웃었다. 그럴지도, 라며 나도 웃으며 받아쳤다.
그들이 ‘사회가 정한 규약’에 반한 행위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마저 막는다면, 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영위할 권리를 가진다.
일본국 헌법 조문 내의 유명한 문장이다. 우리들이 하고 있는 생활보호 업무는 그 정신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하나의 방편이며,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의 생활’이란 것을 영위해야 한다. 당연한 소리다. 헌법이란 것은 정부가 바뀌어도 쉽게 바꿀 수 없는 족쇄 같은 거다. 그럼에도 ‘생활보호 대상자’보다 못한 사람들, 노숙자 등으로 불리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건 어떤 폐단에서 기인한 것일까.
‘모든 국민은…….’
노숙자는 국민이 아닌가? 설마 인간도 아니란 소린가. 노숙자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해 충분한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는 것 자체가 헌법 위반이건만.
내가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을 참으며 데리고 나와 입원시킨 이와즈미 씨는 생활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것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이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될 수 있을 만한 보장을 받을 수 있었다. 국가의 의무는 일단 다한 셈이다. 하지만 노숙자들은 그런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우받을 권리조차도 강탈당했다.
그런 그들을 보고 여자 친구는 아무렇지 않게 ‘더럽다’고 말했다. 눈에 거슬려, 냄새 나, 방해돼, 귀찮아……. 그녀는 소위 평범한 사람으로서 평범한 감각으로 ‘더럽다’고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 자신이 그렇게 여길 수 없게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저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도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곳에, 그보다 못한 사람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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