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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아말리아

빌라 아말리아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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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67g | 132*195*30mm
ISBN13 9788932022819
ISBN10 893202281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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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난 토마와 헤어지는 것 이상을 원해. 말하자면 모든 관계를 끊고 싶어. 물론, 너하고는 아냐. 너만 빼고. 난 네가 필요해.”
“내가 어떻게 하면 되니?”
“모르겠어. 나에 관해선, 지금까지의 삶을 지워버리고 싶어.” --- p.49

자신의 운명을 자각한 그녀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나는 결연히 그곳으로 달려간다. 어떤 것이 내게 결여된 그곳에서 내가 헤매고 싶어지리라는 느낌이 든다.” --- p.123

암석 안에 안전하게 자리 잡은 빌라는 바다 전체를 굽어보고 있었다.
테라스에서의 조망은 무한했다.
전경 왼에 카프리 섬과 소렌토의 곶, 그리고 아득히 펼쳐진 바다. 그녀는 바라보는 즉시 몸이 얼어붙었다. 그것은 풍경이 아니라 누군가였다. 사람은 아니고, 물론 신도 아니고, 한 존재였다.
특이한 시선.
어떤 사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구체적인 얼굴. --- p.147

그녀는 지아 아말리아의 집을, 테라스를, 만(灣)을, 바다를 열정적으로, 강박적으로 사랑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모든 사랑에는 매혹하는 무엇이 있다. 우리의 출생 한참 후에야 습득된 언어로 지시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무엇이 있다. 한데 그토록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은 이제 남자가 아니었다. 그녀에게 오라고 부르는 집이었다. 그녀가 매달리려는 산의 내벽이었다. 풀과 빛과 화산암과 내부의 불이 있는 후미진 곳이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살고 싶었다. 용암의 상부 돌출부에 이를 때마다 매번, 강렬하고 임박한 어떤 것이 그녀를 맞이했다. 그것은 행복감을 주는 정체불명의 존재 같은 것이었다. 그 존재가 어떻게 그녀를 알아보고, 안심시키고, 이해하고, 알아듣고, 인정하고, 편들고, 사랑하는지 그녀 자신도 알지 못했다. --- pp.155-156

“어째서 요즘 혼자 지내는 거냐? 널 이해할 수 없구나” 엄마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중요한 건, 엄마, 내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거야.”
하지만 결정적 발언은 늘 어머니 몫이다.[……]
“아무도 저 자신을 이해할 순 없단다, 엘리안.” --- p.169

그녀는 바다 한가운데서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경관에 정말로 애착을 느꼈다. 그래서 자연의 한 조각을 정성껏 가꾸었다. 그곳에서 자라는 생명, 그곳으로 흘러드는 생명, 그곳에서 번식하는 생명을 노심초사하며 돌보았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소리가 나면 한밤중에도 다시 일어났다. 혀 모양의 땅, 좁고 기다란 빌라를 질투가 날 정도로 관리했다. 빌라의 가장자리를 꽃으로 장식하고 화산의 암벽을 씻어냈다. 그녀는 빌라의 문마다, 창문마다, 계단마다, 구석마다 애정을 느꼈다. --- pp.185-186

“내 방이라든가, 그의 방이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해요.” 안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집이라는 개념 자체에서 멀어진 방이니까요. 사람들의 속세적인 거대 도시에서 동떨어진 어떤 장소 말이죠.”
“인간의 탐욕에서 멀리 떨어진.” 내가 말했다.
“나는요, 그런 곳을 찾아냈어요.” 안이 말을 이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방,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길쭉한 방이에요. 보실래요?” --- pp.224-225

자신의 노래에 몰입해 있을 때, 안 이덴은 희한한 자세로 앉아 있곤 했다. 몸이 거의 뒤로 젖혀졌다. 자신이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전혀 개의치 않는 여자의 멋진 모습이었다. 불현듯 사라지거나, 쓰러지거나, 날아오르거나, 암벽 위에서 항구로 몸을 던지거나, 바다로 뛰어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p.250

사건이 자신의 시련으로 축소되자, 어떤 위로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어떠한 알코올도, 마약도, 커피도, 담배도, 화학약품도, 수면제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영혼이 고통을 향해 돌아서야 한다. 말하자면 영혼이 고통을 마주 보며 감내하고, 자신의 시간을, 심연을, 비탄을 고통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고통을 육체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고통에게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먹이로 주어야 한다. 마치 고통이 하나의 존재인 듯이, 그를 유혹하고, 그에게 미끼를 던지고, 뭔가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
안 이덴은 바닷가의 빌라를 제물로 바치기로 결정했다. --- p.268

이따금 슬픔은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뿐이다. --- p.268

이제 그녀는 일어나서, 걷고, 달리고, 다시 떠나고, 죽을 용기가 더 이상 나질 않았다. 여기서, 그녀는 해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함께 있을 때, 여자 셋이 같이 살 때, 그녀들은 전혀 해를 두려워하지 않았었다. 셋 모두, 긴 의자에 둥글게 몸을 말고 누운 채로, 온통 김이 서린 큰 유리병의 차가운 물을 마시곤 했다. 테라스에서, 산꼭대기에서, 천국에서.
--- pp.34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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