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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8*210*30mm
ISBN13 9788963275321
ISBN10 896327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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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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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가르시아 마르케스,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보르헤스는 스페인어로 시와 소설을 썼다. 조제마우루 지 바스콘셀루스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파울로 코엘류는 『연금술사』를 포르투갈어로 썼다. 거기서도 무라카미 하루키나 오르한 파묵을 읽을까.
“그래서 『군터의 거울』이 더욱 반갑다”라고 쓰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 나는 파라과이 작가 후안 마누엘 마르코스를 모른다. (책에는 ‘마르꼬스’로 인쇄했지만 신문은 국립국어원의 표기법을 따른다) 거기다 번역이 가로막고 있다. 소설을 앞에 놓고 비로소 공부하기 시작한다. --- p.26~27

문화 영역에서, 특히 학문과 예술의 영역에서 번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식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예술 감성과 기법이 방향과 층위를 가리지 않고 두려움 없는 도전을 거듭하는 지금 번역은 가장 안전하면서도 믿을 수 있는 파이프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고도의 지성이 개입하며 자의식이 작동한다. --- p.33

누군가 먼 곳을 그리워할 때, 그리움에는 근원이 있다. 우연의 산물인 듯한 행동에도 실마리는 있다. 실마리를 공안公案으로 삼아 성찰하면, 마침내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잡아당기듯 영원과도 같은 시간의 미로를 더듬어 과거의 어느 한 순간과 조우하게 된다. 그래서일 것이다. 나는 일 년에 몇 번 에리히 캐스트너가 쓴 『하늘을 나는 교실』을 읽는다. 청소년을 위한 아름다운 이야기다. 내 나이 또래라면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급문고에서 빌려 처음 읽었다. 그때 제목은 ‘날아가는 교실’이었다. 독일어 제목(Das Fliegende Klassenzimmer)을 생각하면 어느 쪽도 이상하지 않다. --- p.40

책을 읽는 여러 방법이 있다. 옛 선비처럼 몸을 좌우로 흔들며 소리 내어 읽을 수도 있다. 낭독. 말없이 한 자 한 자, 한 줄 한 줄 눈길로 따라가도 좋다. 묵독. 소리 없이 눈으로 읽어도 우리의 뇌는 음성행위를 한다. 두개골 앞에 훤히 불이 들어온 프롬프터처럼 책을 쓴 언어가 은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그래서 책이 내게 전하는 메시지는 영겁에서 시작해 나를 스쳤다가 다시 영겁으로 가는 우주의 나그네가 된다. 책은 저자와 그 물리적 형태로부터 해방되어 추상이 되는 한편 명료한 체험으로 뇌리에 각인된다. --- p.53

나는 대학생이었다. 늦은 오후 수업, 국어국문학과 학생이 연극영화과 학생들과 함께 듣는 과목이니 시나리오 또는 희곡론이었으리라. 문과대 건물을 나서니 어둑했다. 연영과 여학생이 연극 팸플릿을 주었다. [보덴호수 말 타고 건넌 기사]. 서울 운니동에 있는 실험극장에서 공연했다. 1984년 9월 5일. 마지막 날이었다. 그날 내게는 돈이 없었다. 필동에 있는 ‘이층집’(단골 식당 또는 술집)에서 소주를 한 잔 하면 집에 갈 차비조차 없을 터였다. 나는 터덜터덜 걸어서 덕성여대 근처에 있는 작은 극장을 찾아 갔다. 담배를 피우며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지금도 이 연극을 생각하면 배고픔과 쓴 담배 맛이 떠오른다. --- p.75

내게는 버릇이 있다. 새 시집을 받으면 행운을 점치듯 책갈피를 펼쳐 만나는 첫 시를 공들여 읽는다. 가능하면 그 시는 외우려 노력한다. 배수연의 시집에서 읽은 첫 작품은 「오렌지빛 줄무늬 교복」이다. 출처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은 정서가 오감을 어지럽게 한다. 또한 시인은 어마어마한 재능과 어찌나 순수한지 관능적이기까지 한 미숙함(또는 낯섦)으로 독자를 한편 짜릿하고 한편 서글픈 시간 속에 빠지게 한다. ‘오소리 같은 심장’ ‘갈색 소스가 흐르는 싸구려 햄버거’ ‘바짓가랑이 아래로 흐르는 베고니아 똥꼬의 유혹’ ‘커서 엄마가 될지 담임이 될지 알려주지 않는 창문’…. --- p.95

성선경의 시도 채상우가 풀어쓴 글도 맺힌 곳 없다. 이 쉬운 글들은 우리 마음속에 스며들어 애틋한 감정을 우러나게 만든다. 콘크리트를 다져 지은 집에 물기가 새어들고 벽을 물들이고 퍼릇퍼릇 거뭇거뭇 곰팡이를 피워낼 때 우리는 어느 곳에 금이 갔는지 찾지 못한다. 다만 고요한 가운데 마음 한곳이 출렁이며 창밖에 내리는 비가 단지 거리의 소음만은 아니며 내 마음 깊은 곳을 적시게 됨을 실감한다. 시란 그런 것이다. --- p.102

하늘이 어둑하다. 바다는 검다. 에스메랄다호가 석호를 가로지른다. 검은 연기를 뿜으며, 황소처럼 긴 울음을 토해낸다. 저 멀리 갯벌이 드넓다. 강박관념처럼, 털어낼 수 없는 상념처럼 주제선율이 흐른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루치노 비스콘티가 감독한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원작은 토마스 만의 동명 소설(Der Tod in Venedig)이다. 나는 소설의 주인공, 구스타프 아셴바흐처럼 음울한 표정으로 낡은 여객선을 타고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상상을 오랫동안 했다. --- p.132

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그러나 책이 품고 있는 무한대의 공간을 내면에 수용하기 위해서는 오랜 되새김질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로마제국 시대로부터 베를린 봉쇄로 상징되는 동서 냉전 시대를 아우르고 그 위에 현대를 세웠기에 방대한 역사적 지식을 동원해야 저자가 구축한 담론의 세계에 입장할 수 있다. 전쟁사, 철학사, 종교사, 예술사, 인물사를 망라한 서술을 꼼꼼한 각주와 미주, 적절한 시각자료들이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텍스트와 주문, 사진만으로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깊은 책이다. --- p.155

내가 어릴 때, 여름이면 극장에서 ‘공포영화’를 상영했다. 소복을 입고 산발한 처녀가 등장했다. 처녀는 한밤에 산속에 있는 무덤을 열고 나왔다(산길을 내려올 때는 비틀거리며 발밑을 조심했다). 소복과 긴 생머리는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장치였다. 1960~1970년대의 골목에서는 어머니들이 딸들을 야단쳤다. “미친×처럼, 귀신처럼 머리는 풀어 헤치고 …!” 맞다, 처녀 귀신들은 살짝, 아니면 심하게 미친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리 무서워도 궁금증은 남았다. 어쩌다 저리 됐을까? 끝까지 보면 답이 나왔다. --- p.175

이 글을 읽고 어딘가에 숨어서 울고 싶어졌다. 나는 생각했다. ‘아, 칸타는 지금쯤 녀석이 세 살 되던 가을날 세상을 떠난 내 어머니를 만났겠구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칸타를 소개했겠지. 칸타는 지금쯤 나와 내 아이들과 생김새가 비슷한 어른들 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야. 그리고 내가 죽어 레테(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강)를 건널 때면 맞은편 기슭에 나와 꼬리를 흔들며 멍멍 짖겠지. 그 때 되면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다 알 수 있으리라. 녀석에게 물어봐야지. 넌 나를 어떻게 생각했어?’ --- p.205

김덕희는 여러 소설에서 순환구조에 대한 천착을 보여준다. 이 순환은 뱀이 제 꼬리를 물고 희롱하다 스스로를 삼켜 버리는 것과 같은 파멸이 예고된 원형의 터널이 아니다. 오히려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을 내포한 원심력 충만한 순환으로서 독자의 의식세계를 무한히 잡아 늘여 끝끝내는 수습할 길이 없게 만들 정도다. 「낫이 짖을 때」는 첫 문장 “나는 글을 읽을 줄 모른다”로 시작해 같은 문장으로 끝난다. 그럼으로써 강력한 깨달음을 경고하지만 당신은 이 소설을 다 읽은 다음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인셉션Inception]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팽이가 돈다.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팽이가 돈다. 열릴 듯 열리지 않는 문처럼, 닫혀 있지만 곧 열릴 문처럼 시간은 당신을 겁박한다. 즉, 김덕희는 당신의 인생을 추궁한다. --- p.259

나는 1976년 여름에 삼중당문고에서 낸 책을 처음 샀다. 이광수가 쓴 『무정』. 서울 면목초등학교 앞에 있는 문구점 겸 책방, 나무로 짠 책꽂이의 중간쯤에 상하 두 권이 나란히 꽂혀 있었다. 중학생이었던 나는 이때 국어선생님을 병적으로 사랑했다. 이 사랑은 불에 덴 자리처럼 나의 삶에 선명한 흔적으로 남았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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