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말이 됩니까?”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아주 큰 목소리였다. 모두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다보았다. 지항구였다.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지항구가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지항구는 수업 시간 내내 말 한마디 않고 묵묵히 앉아 있기만 하는 아이였다. 마치 나무토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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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의 뺨을 타고 내리던 눈물방울이 책상 위로 똑똑 떨어졌다. 저건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속으로 그 말을 하는 순간, 문지가 손바닥을 들어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자마자 교실 밖으로 후다닥 뛰어나갔다.
“문지 쟤, 젠장이랑 사바사바 오이사바 아냐? 요즘 말도 안 되는 부적절한 관계가 꽤 많다던데?”슬슬 비웃으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 기분은 정말 드러웠다. 구역질이 났다. 피시방에서 보았던 저질 일본 만화 내용이 고스란히 떠올라 더욱 그랬다.“웩! 우리나라도 이거 개판 다 되었군!”아이들이 수군거렸다. 수군거림은 곧 소란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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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그놈, 혹시 사기꾼 아냐?”아버지가 주방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주방에 서 있는 엄마를 노려보았다.“당신, 이리 와 봐!”엄마가 불안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내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가 팍 죽은 모습이었다.“그 과외 선생 신원 조회 해 봤어? 서울대 대학원생 맞아?”마치 대역 죄인을 취조하는 듯한 말투였고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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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독도가 자기들 당이라고 망언을 해 대고 매년 야스쿠니 신사에서 일본 만세를 외치는 일본 극우 단체 신풍회가 있지. 악명 높은 범죄 집단 야쿠자와도 연계가 돼 있는 거대 조직이야. 그 신풍회와 흥일회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 확실해. 우리 재일 교포 단원의 정보에 의하면 지지난 번에 일본 우익 의원 세 명이 독도를 방문하겠다고 우리나라에 입국을 한 것도 신풍회의 꼼수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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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선생……!”나는 끝내 님 자를 마저 부르지 못하고 소나무 가지를 놓치고 말았다.“으악!”단말마의 비명 소리가 섬 전체를 뒤흔들었다. 된장항아리와 지항구가 거꾸로 떨어지는 나를 밑에서 받았다. 그러나 우리 셋은 한데 뒤엉켜 경사가 심한 비탈을 떼굴떼굴 굴러 내려갔다. 한참을 굴러 이층집 정원‘독서하는 소녀상’ 받침대에 꽝! 부딪혀서 가까스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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