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일상생활 가운데 나타나는 언어 현상은 복합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사회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러므로 언어는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인간의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크게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로 분류할 수 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한 형태로 비한정적인 것으로 어떤 틀이나 범위의 제한 없이 무한하게 생산할 수 있는 창조적인 것이다.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으로서의 언어는 사물의 소리나 동물의 의사소통의 수단인 음향과는 달리 말소리와 의미 내용 사이의 대응관계를 맺어주는 규칙체계로서 실현된 현상으로서의 언어이다. 많은 사람들이 언어와 국가를 혼동하고, 인종과 문화를 언어와 관련시켜 이해하고 있다. 민족과 언어가 고유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언어는 인종이나 문화보다는 그 언어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성에서 습득되고 학습된다.
언어는 인간만이 갖는 고유한 특성으로 그 의미는 어떤 사회에서든지 동일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형태적 기호는 각기 다른 자의성을 갖는다. 또한 언어사회에 따라 언중의 공인(共認)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인 특성을 가지며, 나아가 통시적인 신생, 성장, 사멸하는 역사적인 특성을 갖는다. 그리고 문법적 규칙성을 통해 전달된다. 인간은 청각적인 음성기호를 통하여 의사를 전달하며, 인간의 이러한 행위는 객관적으로 연구 기술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는 언어의 정의는 말의 특성과 본질을 해명하는 중요한 내용으로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E. Sturtevant은 그의 저서 ??언어학입문??(1947)에서 “언어는 사회집단의 구성원들이 협력하고 상호작용하는 자의적인 음성기호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Saussure의 개념설(1916)이나 Ogden&Richard의 지시설(1923)에서 이미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법적인 체계를 첨가하여 “언어는 사회집단의 구성원들이 협력하고 상호작용하는 자의적인 음성기호의 체계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나. 언어의 특성
1) 자의성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보면 그 사물의 의미를 파악하고 다시 그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 이름을 만들어 사용한다. ‘배’라는 사물을 보고, ‘사람이나 물건을 싣고 물에 떠다니는 물건’이라는 개념을 파악하고 그 개념에 따른 명칭을 부여하는데, 이 명칭을 음성기호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런데 그 명칭은 나라와 시대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즉, ‘배’라는 사물에 대한 개념적 의미는 과거에서나 언어사회가 다른 나라에서나 모두 동일하다. 단지 사물과 이름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그 명칭만 다를 뿐이다. 영어로는 ‘ship’, 중국어로는 ‘chuan’, 베트남어로는 ‘thuy?n’, 인도네시아로는 ‘Perahu’ 등으로 불린다. 이는 자의적 음성기호(arbitrary vocal symbols)로 설명되는데, 일정한 음성 및 음성연쇄는 특정한 언어사회의 약속에 의해서만 일정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으로 그 언어사회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의미 전달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어는 사물이나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긴 하지만 기호와 그것이 나타내는 의미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사물은 개념을 통해서만 이름으로 표현되고 이름은 개념을 연상해야 사물에 대한 이해에 이르게 된다. 결국 화자는 사물에서 개념, 개념에서 이름의 순서로 표현하게 되며, 청자는 이름에서 개념으로, 개념에서 사물의 순서로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자의성은 언중의 약속을 전제하고 있다. 즉 사회성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개인이나 일부가 임의로 명명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자의성은 감탄사나 동물의 울음소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어디가 조금 아플 때 ‘아야, 아이구’라고 표현하는데, 영국 사람들은 ouch, 프랑스 사람들은 aie, 독일 사람들은 au, 헝가리 사람들은 jaj (거의 yoy처럼 발음함)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하면 감탄사는 신음소리처럼 모르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약정되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다른 연속음처럼 익혀서 하는 말이다. 의성어나 감탄사도 언어의 중요한 일부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체 어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어쨌든 의성어나 감탄사까지도 음성기호와 의미와의 임의적(任意的)인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개 짓는 소리를 한국어로 ‘멍멍, 왕왕’으로 표현하지만, 영어로 bow- wow, 독일어로 wauwau (w는 [v]로 발음함), 불어로 toutou, 중국어로 ‘wangwang’, 베트남어로 ‘g?ug?u’, 인도네시아어로 ‘gukguk’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소리를 직접 흉내내는 의성어의 경우도 어느 정도 임의적으로 선택되는 것이며, 다분히 인습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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