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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로맨틱 아프리카

나의 로맨틱 아프리카

: 아프리카에서 사랑하고, 여행하고, 살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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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1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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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770g | 170*224*30mm
ISBN13 9791196091637
ISBN10 119609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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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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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에 이르는 불볕더위였지만 두 겹의 드레스를 입은 나는 땀 한 방울 흘린 기억이 없었다. 듣도 보도 못했던 사파리 결혼식의 주인공이 된 나는 모든 것이 얼떨떨할 뿐이었다. 우아한 선율의 웨딩마치 대신 리조트 직원들이 모두 나와 장구와 북을 치며 아프리카 흥으로 들썩들썩한 힘찬 노랫소리가 신부 대기실 바깥으로 울리고 있었다. --- p.16

한여름 대낮 무더위도 해가 지면 어김없이 수그러들고 기분 좋게 선선해지는 축복받은 날씨 속에 가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는 오히려 보너스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런 잿빛 날씨의 낭만을 만끽하는 나를 보고 현지 친구들은 비정상이라고 고개를 내저을 만큼 이곳 사람들은 쨍한 햇살에 심히 길들여져 있다. 마음이 좀 가라앉아 있다가도 반짝이는 햇살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살아나는 것을 보면 날씨가 사람의 감정에 끼치는 영향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 어떤 성능 좋은 건조기에서보다도 더 빨리 바싹 마르는 뒤뜰 빨랫줄의 세탁물을 걷으며 오늘도 변함없는 아프리카의 햇살을 즐긴다. --- p.89

커다란 창문 앞 화분에서 싱그럽게 잘 자라고 있는 나무의 멀쩡한 가지들을 밑동부터 싹둑싹둑 잘라내는 나를 보고 또 무슨 일인가 하고 눈이 휘둥그레진 메이드 베로니카에게 이야기했다.
“시원해 보이게 가지를 쳐 내는 거야. 빽빽하면 답답하고 정신없어 보이잖아. 어때? 한결 시원스럽고 좋아 보이지 않아?”
“배추와는 다른가 보네. 배추는 속이 꽉 차야 좋은 거라고 그렇게 들여다보며 좋아하더니.” --- p.163

어릴 적 엄마 나이가 되면 매일같이 새로운 반찬 몇 가지는 자동으로 쉽게 뚝딱 만들어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집에 불쑥 손님이 찾아왔을 때 이것저것 꺼내 금방 한 상을 차려 내시던 엄마에게는 김치, 장아찌를 비롯해 많은 밑반찬들을 만들며 쌓은 내공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내공은 바로 살림 좀 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아프리카에서 문득 고추장아찌가 그리워졌는데 그 별것 아닌 것에 미련을 갖는 내 모습이 싫어서 장아찌를 담그기 시작했다. 한식은 저장음식들이 많아 미리 해놓는 습관만 몸에 배면 한동안 느긋하게 꺼내 먹기만 하면 되는 여유도 부릴 수 있다. 텃밭의 호박과 가지는 신선할 때 햇살에 바짝 말려 놓으면 향이 좋은 나물을 언제라도 쉽게 해 먹을 수 있다. --- p.221

Life is Beautiful. 나의 아프리카 삶에는 언제나 그들이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며 그리움이 커져 두려움에 가까워지려 할 때 다정하게 다가와 마음으로 안아주는 사람들. 바로 옆에 있지 않아도 존재만으로도 큰 위안과 힘이 되는 사람들. 어쩌면 그런 면에서 가족과도 많이 닮은 듯한 사람들이다. 많이 외롭고 휘청거릴 수도 있었을 나의 타지 삶에 환한 웃음과 따뜻한 정겨움을 가능케 해 준 그들과의 매 순간에 감사함을 더한다.
---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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