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2년 03월 05일 |
---|---|
쪽수, 무게, 크기 | 894쪽 | 996g | 137*197*40mm |
ISBN13 | 9788960781344 |
ISBN10 | 8960781347 |
발행일 | 2012년 03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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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894쪽 | 996g | 137*197*40mm |
ISBN13 | 9788960781344 |
ISBN10 | 8960781347 |
1부 놀라운 이야기의 탄생 (1805년 4월~1846년 7월) 2부 스칸디나비아의 이름으로 (1846년 7월~1855년 4월) 3부 인생, 가장 아름다운 동화 (1855년 4월~1867년 12월) 안데르센 연보 옮긴이의 말 / 가장 크고 위대한 축복 |
안데르센은 이 한권의 책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그려넣었다.
다 읽고 나면, 문득 이런생각이 든다. 이것보다 더 뛰어난 자서전이 있을까.
과장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인생을 뭐라고 생각했을까.
빛처럼 휘황찬란한 인생? 아니면 빛과 어둠이 섞인 체스같은 인생이었을까....
문득 그게 궁금해졌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고 이 책에 표현했는지 말이다.
출판사 리뷰를 잘 읽어 보았어야 하는데.....
덴마크어로 쓰여진 원본을 완역한 것이 아니라
덴마크어에서 영어로 번역된 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중역본이다.
어쨌거나 꽤 재미 있게 읽었다.
첫부분은 쑥- 빨려들어갈 정도의 흡인력이 있다.
또한 저자가 악평에 시달리는 모습은
마치 요사이 SNS로 악플에 시달리는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또한 덴마크의 전쟁 상황에 대한 묘사에서는
왜 현재 유럽에서 무슬림에 대해 반감이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느낌이 왔다.
그런데, 기본으로 여행기인데도 여행지 이야기는 거의 읽히지 않고
안데르센의 신분 의식!!!!과 속임수에 가까운 교묘한 표현!!!이 읽혀서 너무 놀라웠다.
(이런 점에서 안데르센 당시의 안데르센에 대한 비판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고 해야 겠다.)
전체적으로 안데르센은 자신의 신분의식이나 신분 상승욕을 잘 숨겼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왕족/귀족의 과부들이나 관료제로 신분이 상승된 사람들의 딸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 그리고 누가 윗신분인데도 가난?하게 사는지를 쉽게? 알아차리는 것으로 보아
안데르센은 정말 자신보다 윗 신분의 여성과의 결혼을 정말 간절하게 원한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심이 절로 생긴다.
(안데르센이 확실하게 미남이었다고 해도,
왕족/귀족과 결혼하기에도, 관료제로 신분이 상승된 사람과 결혼하기에도
신분제가 무너지고 있던 19세기 말 사람으로서 지나치게 신분제에 억매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적당히 예쁘장한 여성과의 결혼으로는 신분을 상승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게다가 금발에 푸른 눈의 미남 비율이 가장 높은 곳에서 나고 자랐으니까 -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안데르센은 어린이를 귀찮아 한 것으로 유명한데도
이 책의 표현은 잘 못 읽으면 어린이를 좋아했던 듯이 읽힐 위험이 있을 정도로 교묘하게 표현되어 있다.
찰스 디킨슨을 방문한 이야기는 10년 뒤에 회고하면서 쓴 내용인데,
안데르센은 디킨슨과 아내와 딸들의 사이좋은 모습을 말하기만 한다.
그러나 안데르센이 디킨슨을 방문했을 해는
- 처제들과의 관계도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
디킨슨은 자신의 큰딸보다 어린, 18살짜리 여배우와 사랑에 빠진 해였다.
그래서 중간의 유대인에 대한 묘사는,
정말 교활하게 유대인을 비하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내용 별이 후하게 3개인 이유는,
온갖 이야기가 다 들어 있어서 사료적 가치는 충분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럽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자서전과는 다른 의미에서 고행용 자서전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어 공주><성냥팔이 소녀>로 유명한 안데르센의 자서전이다. 어릴적 얇은 위인전으로 안데르센의 삶을 접하고, <미운 오리 새끼>는 바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데르센, 하면 불우한 어린 시절, 귀족 위주 문단의 차별대우를 받으며 세상을 떠도는 '즉흥시인'의 이미지가 남았다.
좀 커서 생각해보니, 그의 동화에 나오는 여성 인물(반인반어 포함)들이 답답하고 안쓰러웠다. 게다가 <빨간 구두>는 마치 일베 회원이 쓴 것 같지 않은가? 혹시, 안데르센에게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 같은 게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두꺼운 책을 찾아 읽었다.
일단, <빨간 구두>창작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부분은 이하의 내용.
어떤 나이 든 여자 재단사가 아버지가 입던 코트를 줄여 주었다. 교리문답반 졸업식 때 입을 옷이었다. 내가 입어본 옷 중에서 제일 멋진 옷이었다.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구두를 사서 신었다. 하늘을 날듯이 기뻤다. 사람들이 새 구두를 알아보지 못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었다. 그래서 바지를 구두 안으로 우겨넣었다. 그런 차림으로 교회 안을 뚜벅뚜벅 걸었다. 발밑에서 찌그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게 좋았다. 그래야 교회에 모인 사람들이 내 새 구두를 알아볼 테니까,,,,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람들은 내 구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구두에 신경을 쓴 만큼 하나님에게도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내 얉은 신앙심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하나님에게 기도했다. 내 죄를 용서해달라고 진심으로 빌었다. 그런 다음에도 구두에 대한 아쉬움과 뿌듯함은 지워지지 않았다.
- 본문 57 ~ 58쪽에서 인용
여성의 허영을 경계하는<빨간 구두>는 결국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왜 소년에서 소녀로 성별을 바꿨을까? 왜? 자서전 전체에는 자신을 경멸하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자신에게 친절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특별히 안데르센이 여성 혐오자였다는 증거는 안 보인다.
아뭏든, 이 자서전은 '내 작품의 주석서가 되길 바란다'는 안데르센의 소망 그대로의 역할을 한다. 그의 일생 이야기와 작품 창작 배경 이야기가 같이 서술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동화 작가로 유명하지만 그는 사실 시인이고 극작가였다. 1835년 30세 때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동화를 발표했는데 그게 워낙 세
계적으로 유명해졌을 뿐이다.
1805년 덴마크 오덴세에서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1세때 아버지를 여읜다. 13세때 어머니는 재혼한다. 그는 14세때 무일푼으로 배우가 되고자 코펜하겐으로 간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문법학교, 코펜하겐 대학을 다니게 되고,,,, 이후 극작가, 시인, 동화작가로 점점 성공한다. 그러나 그는 고국 덴마크가 아닌 나라에서 더 유명했고 더 대접받았다. 고국 사람들은 그를 근본 없고 배운 것 없는 천한 벼락 출세자로 보았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기뻐하면서도 평생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다. 자서전 곳곳에도 그런 불안함과 억울함이 드러나있다. 읽다보면,,,, 안쓰러울 정도다. 내가 보기에, 그는 평생 못생긴 오리이고 성냥을 쥐고 맨발로 추운 거리를 떠도는 아이였다. 평생 독신으로 여행을 다니다가 1875년 친구인 멜키오르 부인의 별장에서 사망하기까지.
이 책은 거의 1Kg에 가깝다. 3권의 자서전을 한 권에 묶었기 때문이다. 41세이던 1846년에 쓴 첫 자서전이 1부, 50세이던 1855년에 쓴 <내 인생 이야기>란 자서전이 2부, 1869년 64세에 쓴 세번째 자서전이 3부이다. 문체는 유려하다. 19세기 유럽의 정세, 풍물, 생활 묘사가 자세하여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를 읽을 때처럼 사료의 가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그가 극작가였기에 당시 대중 오락의 총아였던 연극,오페라와 관련한 정보가 많다. 희곡 쓰기부터 연극 제작 과정, 오페라 초연 때의 현장 반응 등등,,, 또 그가 평생 여행을 즐겼기에 위고, 디킨슨, 그림 형제, 바그너 등등 여행하면서 만난 유럽의 유명 인사들에 대한 에피소드 읽는 것도 재미있다. 어찌보면 이 자서전이 그랜드 투어 기록 같아 보이기도.
전체적으로 책 읽는 내내 마음이 쓸쓸했다. 내게는 평생 열등감과 결핍감에 시달리던 한 소년이 끊임없이 남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평가받을지를 두려워하며 자기 변명하는 이야기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추운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