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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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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a[44] | workroom | 2018년 10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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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일반/예술사 top10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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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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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768쪽 | 1472g | 150*210*40mm
ISBN13 9791189356033
ISBN10 1189356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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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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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Sasa[44]의 개인전 『엉망』에 대한 주석서이자 그 확장물이면서 동시에 전시 공간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전시/작품/평론/설명서/부록’으로서 다중의 정체성을 지닌 것인데, 여기에서 중심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임근준, 아이리스 문, 기정현의 평론이다. 전시장의 각 층에 놓인 작품들에 대한 비평적 관점을 제안하는 그 글들은 작가에 관한 몇 개의 키워드를 공유하면서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앞의 세 글이 책의 기둥 역할을 한다면, 작가와 함께 전시에 참여한 협업자들의 글은 보의 기능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전시장 3층의 큐레이팅을 맡은 일민미술관 학예팀은 작가의 연작 ‘우리 동네’에 등장하는 다섯 도시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 전시장 2층에 「10/4024」 설치를 맡은 김동희는 설치와 관련된 숫자들을 기록하며, 손주영은 지난 10년 동안의 한국 힙합 리스트를 정리한다. (5쪽)

Sasa[44]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정보의 수집과 재배치/재분배는, 퍼스펙티브의 확보와 업데이트를 위한 것인데, 그런 점에선 확실히 미술적인 면이 있다. 그가 도출해 내는 새로운 관점들을 대차대조해 보면, 전지적 소비자/향유자/수용자의 시점이 나타난다. 그는 여러 파편화된 시점들을 중첩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능동적 소비자/향유자/수용자의 전지적 관점을 도출해 낸다. 하지만, 결코 해설하지 않고, 그 주체를 가시화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거의 언제나, 퍼스펙티브를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이 된다. (187쪽)

빈 병과 비워지는 병이 쌓이고 또 쌓인다. 소비가 결국에는 예술 작품을 만들기에 충분한 재료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Sasa[44]의 어려운 작품이 보는 이에게 던지는 마지막 질문이다. 작가의 전시회를 본 관객은 이상하게 허무하고 진 빠지거나 속은 기분으로 전시장을 떠날지도 모른다. 「Sasa[44]가 마신 것들」이나 「10/4024」 같은 작품이 자신의 삶보다 독창적인 프로젝트는 생각해 내지 못하는 작가의 산물일 뿐인지, 도움을 청하는 호소인지, 아니면 괴상한 고해 예술 작품인지, 끝내 알아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Sasa[44] 작업의 진정한 힘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따르는 위험 (즉 이들은 결국 예술 작품이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에 있는지도 모른다. (331쪽)

Sasa[44]의 작업, 특히 서로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진 여러 문서나 사물을 수집하고 재조합하는 방식에는 음악 업계 프로토콜이 스며 있다. 나는 이 점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는 혁신에 뿌리내린 현대주의적 독창성 개념이 재조합 행위로 대체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작가성은 선별 능력으로 결정된다. (…) Sasa[44]는 보는 이가 세상과 인터페이스하는 방식에 작가의 창작물을 어떻게 연동하느냐에 따라 창작이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으며 이를 되돌릴 길은 없다는 점을 이해한다. 특정한 해석 방식을 지원하는 코드의 구조로서, 인터페이스는 휴대용 디바이스와 컴퓨터에 내재한 상호 작용, 즉 스크린에 기초하고 디자인으로 추동되는 상호 작용 형식을 가리킨다. (685, 689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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