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이슬람화와 개종을 이끈 주 요소로는 이주, 정복, 정치적 후원, 이슬람의 평등주의 같은 것을 꼽을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실질적이고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이슬람 신비주의였다. 수피들은 특히 농촌 지역에서 인도인이 이슬람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 대단히 기여했다. 한카(수피 숙소이자 교육 센터)는 수피 스승(무르시드, 피르, 셰이크)이 영적 인도와 심리적 지도, 때로는 질병의 치유를 해 주는 신비로운 곳으로 인도인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었다. 성자가 되어 죽은 유명한 수피 스승의 무덤은 영적 축복이 내려지는 성소가 되었고, 그곳을 중심으로 그의 탄생과 죽음을 기리는 연례 의식과 축제, 기념행사들은 사회 모든 계층의 다른 종족,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이 하나가 되어 함께 모여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場)이 됐다.
수많은 세대에 걸쳐 대중이 함께 참여해 온 이러한 종교 의례와 성자숭배, 문화적 통섭은 삶의 관행이 되어 무슬림과 힌두 사이의 종교적 구분마저 모호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유명한 수피 성인 무으인 앗딘 치쉬티의 사망 기념일에는 아즈메르에 있는 그의 묘지로 지금도 인도 전역에서 수십만의 인파가 순례를 위해 모여든다. 순례객에는 무슬림뿐 아니라 힌두교도, 시크교도, 기독도교도 등 다양한 종교인이 섞여 있다. 그러므로 인도의 이슬람화는 이러한 인도 사회의 문화 변용 현상과 종교적인 동기 등 여러 복합적 영향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인도인의 개종이 그들의 고유문화 및 사회 전통과의 단절을 결코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러한 여러 문화 변용 요소들이 융합되어 오늘날까지 인도 무슬림의 삶과 가치관, 인도의 이슬람 문화가 독특한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 [6 인도 - 수피주의, 이슬람 전파에 공헌하다] 중에서
오늘날 약 8천만 명의 터키 인구 중에 약 98% 정도가 무슬림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슬람 종파는 순니 중심이고, 4대 학파 중에는 하나피가 압도적이다. 현재 이슬람 종교 기구와 활동은 세속주의 고수 헌법에 묶여 중앙 정부 통제를 받고 있으며 전국에 있는 약 8만의 모스크가 정부 주도로 통제되고 있다. 한편 4대 칼리파 알리(Ali)를 추종하는 알레비파는 터키 무슬
림 중 약 1,500만에서 2천만 명 정도이다. 터키 알레비파는 종교 계율이나 성격에서 이란 등지의 쉬아파나 다른 나라의 알레비파와는 다르고 교류나 연대도 약한 편이다. 이와 별도로 터키 쉬아파 인구도 3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체 국민에서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98%에 가까울 정도로 무슬림 숫자가 많지만, 종교를 삶에 실천하는 종교 지수는 이슬람 국가 중 가장 낮다. 최근 갤럽이나 퓨 리서치 등 여론 조사 결과에 의하면 터키 무슬림 중 제대로 이슬람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응답한 숫자는 약 15%에 불과하다.
터키 내 기독교인 숫자는 다양한 종파를 합쳐 12만 명 정도로 나타난다. 세부적으로 동방 정교 8만 명, 로마 가톨릭 3만 5천 명, 안디옥 정교 1만 8천 명, 유대인이 5천 명 규모이다. 현재 236개의 각종 교회가 종교 의례를 집전하고 있으며, 특히 동방 정교는 4세기 이후 지금까지 이스탄불에 총본부를 두고 있다.
아랍의 이슬람은 강하고 호전적인 인상이 강하다. 테러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 뉴스 매체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터키의 이슬람은 매우 합리적으로 온건한 이미지가 강하다. 금요일 낮에는 합동 예배(주마)가 열리며 이스탄불에 있는 3천여 개의 모스크에서 일제히 예배 시작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오케스트라처럼 퍼져 나온다. 그러면 시민들은 길거리까지 나와 깔개를 깔고 경건하게 기도를 드린다. 같은 시각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주변 카페에서는 이슬람의 금주 규율을 지키지 않는 터키 사람들이 삼삼오오 맥주를 마시는 모습도 보인다. 누구 하나 손가락질하거나 혀를 차는 사람도 없다. 얼굴까지 히잡을 눌러쓴 여인들과 거의 반라의 여인들이 나란히 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는 나라가 터키다. 무엇보다 세속주의를 국가 근간으로 삼아 종교가 정치에 간섭하지 못하게 헌법으로 명시해 놓았다. 그래서 국민 98%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음에도 간통죄와 사형제를 이미 폐지했으며, 최근에는 [남녀 균분 상속법]을 제정해 공표했다. 총선을 통해 민선 여성 총리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 아랍 민주화 시위로 새로운 정권이 등장한 아랍 국가들이 이슬람식 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 터키 모델을 따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12 터키 - 오늘의 터키 이슬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