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 로드Thann khaosan는 방콕의 대표적인 배낭여행자 지역으로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다. 모든 여행사에서 1일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어떤 여행사에서 예약을 하든지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결국 미니버스9봉고형)을 운행하는 회사에 손님들을 넘기기 때문이다. 고로 여러 군데 알아보고 가장 저렴한 곳에서 예약하면 된다. 단 점심식사가 투어 요금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미리 확인을 해야 한다.
가장 많이 가는 곳이 담넌 싸두악 수상 시장, 나컨 빠톰, 깐짜나부리, 로즈 가든, 악어 농장 등이다. 대부분 아침 7시에 출발하며 담넌 싸두악 수상 시장에 제일 먼저 간다. 수상 시장 주변에서 모터 보트를 타고 반듯하게 ㅁ나들어진 수로를 따라 근처 일반인들의 생활상을 10-20분쯤 둘러본다. 보트 탈 때는 사진을 찍는데 수상 시장 구경을 끝내고 나올 때쯤엔 자기 얼굴이 박힌 접시를 볼 수 있다(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 150밧). 수상 시장에 도착하면 약 두 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준다. 맛있는 길거리 식품들이 많으므로 꼭 사먹어 보도록 하자.
나는 한때 출국 신고서 직업란에 여행작가라고 적어넣은 적이 있다. 당시 여행 목적에 취재라고 쓰면 공항에서 관광진흥기금 10000원이 면제되었다. 10000원을 절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는 정말 여행작가가 되고 싶었다. 여행작가를 나 스스로는 '여행한 경험을 글로 써 출판한 이익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물론 그 글에서 파생할 수 있는 강연, 기사 투고, 방송 출연, 간접 광고 등도 여행작가가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나라에서 성공한 여행작가는 딱 두명 뿐이라고 생각한다. 김찬삼 교수와 한비야씨. 김찬삼 교수는 나의 아버지 세대에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의 영향을 마지막으로 받은 세대 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 그의 사진첩을 뒤적인 기억이 있지만, 내가 소장하고 있는 그의 저서는, 중학교 1학년 때 구입한 삼중당 문고판 <세계 일주기>가 유일하다.
지금도 가끔 들춰보지만 여행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엄청나다. 세월이 좋아진 지금도 앞뒤 재보고 포기하는 여행이 많은데, 그는 정말 대한의 열혈 남아였던 것 같다. 가는 곳마다 신기한 풍물을 사진으로 남기고 거기 덧붙여 로맨스까지 남기니 독재의 틀에 갇혀 세상 구경 제대로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정말 신적인 존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에게서 여행작가는 다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한비야씨는 여행 자유화 이후에 나타난 여행작가이다. 그녀의 여행기를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조금 거부감을 느꼈다. 대한민국 여권 가지고 보통 사람이 마음대로 갈 수 없는 지역이 꽤 많다. 그런데 그녀는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그 많은 난관을 헤쳐 나갔다. 그냥 순리대로 여행하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내 또래 주부나 사회 초년생 여성들에게 그녀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서 나는 여행작가는 꿈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최근에 와서 나는 그녀가 쓴 <중국견문록>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하고 싶어하고 꿈꾸는 일을 그녀는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중국어를 배우는 상주 여행자.
평범한 것을 평범하게 않게 쓰는 재주를 가진 사람 중에 하나가 하루키이다. 그는 소설가로 유명하지만 나는 그의 수필이나 여행기를 더 좋아한다. 특히 상주 여행자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그 경험을 자세히 쓴 <먼 북소리>나 <슬픈 외국어>는 나에게는 거의 마약 수준의 책이다.
폴 써로우의 <중국기행>을 읽고는 한동안 중국에 경도되어 중국 지도를 펴놓고 방황했다. 그리고 신영복 교수의 <더불어 숲>을 읽고는 여행 이야기를 이렇게 꾸려나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그의 그림 솜씨가 부러웠다. 앞서 얘기한 한현주 씨의 는 호주 여행의 아름다움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그녀의 책에는 다양한 증세를 나타내는 각국의 여행중독자들이 많이 나온다.
--- pp 35~37
2001년 9월 트래블게릴라 Q&A 게시판에 앙코르왓 여행에 관한 질문이 올라왔다. 2001년 추석 연휴는 앙코르왓에 다녀오기 아주 이상적인 날짜였다. 직장인들이 한번 도전할 만한 여행 코스여서 당시 날짜를 기준으로 정리를 해보았다. 앙코르왓은 여름(우기)와 겨울(건기)에 두번 다녀왔다. 여행사에서 일할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나는 가게 되든 못 가게 되든 일단 달력을 보고 여행할 만한 기간을 뽑아 6개월 전쯤에 항공권을 예약해 놓는다. 여행은 남는 시간에 갈 수도 있지만, 미리 계획을 잡아 시간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Q. 앙코르왓을 꼭 한번 보고 싶은데 직장인라서 말입니다. 올해는 힘들 것 같고, 내년 설쯤 어떨까 생각 중인데요. 기간이 너무 촉박한가요? 태국을 경유하면 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버릴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현재 서울에서 비행기만 타고 앙코르왓이 있는 도시 씨엠리업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앙코르왓 여행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태국 국경에서 먼지 뒤집어쓰면서 픽업 뒤에 타고 씨엠리업까지 가는 길이죠. 태국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통과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트럭 뒤에서 캄보디아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그들의 척박하지만 순박한 삶을 느낄 수도 있고요. 물론 여름철에는 차가 진흙탕에 빠져 시간이 꽤 걸릴 것이고, 겨울철에는 먼지를 흠뻑 뒤집어쓰게 될 테지만 상관없습니다. 그것도 추억이니까요. 그래서 곡 태국을 경유할 것을 권유합니다.
9월 29일 토요일
TG(타이항공) 657 21:00(인천)->00.25(방콕)
토요일, 일요일에만 운항하는, 주로 신혼부부들이 이용하는 비행기이다(고로 미리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태국에 도착하면 사람이 많아 입국장을 빠져나오려면 새벽 1시가 조금 넘게 된다.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움직인다. 짐을 찾고 환전을 한 다음 공항에서 그냥 머문다. 태국 돈은 한국에서 미리 바꿔가는 것이 좋다. 100달러 정도에 5,000원 정도 차이가 난다. 캄보디아에서는 달러와 태국 밧이 통용된다. 큰돈을 달러나 밧으로 내면 캄보디아 돈으로 거슬러 준다.(...)
--- pp 134~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