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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 젖은 노을

피에 젖은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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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70g | 150*210*50mm
ISBN13 9791186639818
ISBN10 118663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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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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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삼년이구만이라우. 아흔아홉 수를 사시고 돌아가신 시아버님 삼년상인 셈이지요. 세월이 긴 것도 같은디 뒤돌아보니 금방이네요.”
여인네는 새삼 감개가 무량하다는 얼굴이었다.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면 굳이 정연을 스스럼없이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말 대단한 효심입니다.”
삼년상 자체가 요즘 세상에 생각할 수 있는 일인가. 사십구제도 번거롭게 여기며 삼우제마저도 생략하는 세태 아닌가.
“요즘 시상에 그게 뭐 효심인가요. 주책이지요.”
여인네는 삼층석탑을 그윽한 눈길로 쓸어보았다.
“시아버지의 삼년상을 삼층석탑 앞에서 드린 사연이 있을 법한데요.”
“시아버님의 간절한 유언이었지요.”
“삼층석탑과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가요?”
정연은 여인네에게 술잔을 건넸다. 저녁노을이 점점 사위어 가고 산자락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였다. --- p.9

존장은 방향도 가늠하지 못하고 이곳에 이른 것부터가 하늘의 도움이었다고 생각하며 바닷가로 나갔다. 드넓은 호수를 연상케 하는 바다는 천혜의 요새지로 다가왔다. 그만큼 풍족한 어족자원이 숨 쉬고 있을 듯하였다. 주인 잃은 고깃배는 쓸쓸히 파도에 깝죽거렸다. 버려진 배. 존장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그 가운데 쓸 만한 배 서너 척을 뭍으로 끌어올렸다.
“누가 목수 일을 해 보았는가?”
“두치 아범과 용바우 노인이 먹줄깨나 튕겼습니다.”
“집 목수 아니던가?”
“뭍에 사는 사람이 집 짓는 것밖에 더해 봤겠습니까요.”
“아무튼 데려오게. 궁즉통이라고 했느니.”
존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치 아범과 용바우 노인이 불려왔다.
“저들은 집 목수인뎁쇼.”
두릿하게 모래밭에 끌어올린 고깃배를 살펴보던 두 사람은 존장의 설명을 듣고 난색을 드러냈다. --- p.23~24

“우리들 정성에 감응이라도 하듯 바다를 건너간 사람들의 소식이나마 전해 들었으면 좋겠소.”
“그러게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지만 낯선 이국땅에 가서 설움이라도 받지 않는가 모르겠어요.”
“풍랑이나 만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듣자니 해적선도 출몰한다하고·····.”
“너무 앞세워 근심걱정은 하지 맙시다. 우리 살길이나 가슴에 여밉시다.”
“우리야 바다가 널려있고 부지런히 땅을 일구면 될게 아니오.”
우천소는 주위의 채전밭을 일구고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아 궁핍함을 몰아냈다. 일심동체 한마음으로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우천소는 고다라의 도움으로 조그마한 고깃배를 장만하고부터 바다에 나가는 즐거움을 한껏 누렸다. 어부로서 자족한 것이다. 그런데 겨울로 접어들면서 예기치 않은 광풍이 몰아쳤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오?”
우천소의 아내는 망연자실하였다. 시월상달 보름날에 제물을 올릴 것이라고 정성들여 엿을 고아 만드는데 한 무리 매서운 광풍이 문지방을 뒤흔들었다. 노인네들은 뿌옇게 먼지를 일으키며 숨 가쁘게 내닫는 말발굽소리에 기절초풍 넋을 놓았다. --- p.74~75

“회포는 차차 풀도록 하시고, 모두들 안으로 드십시다. 곧 법회를 열어야겠습니다.”
우미소는 백제유민의 후손들을 해조암으로 안내하였다. 그들은 가지고 온 시주물을 공손하게 법당에 올렸다. 혜선 스님은 곧바로 법회를 시작하였다. 범종이 울리고, 청량한 목탁소리가 향불로 피어올랐다.

-만나고 헤어짐은 사바세계의 인연이라 누대에 걸쳐 인연의 순환은 반복되나니, 어찌 허공계의 도리가 아니랴. 백제유민의 후손들이 오늘 이 자리에 묻힌 조상들의 넋을 기리고, 바다를 건너간 선조들의 회한을 되새기며 기리니, 그 마음 무엇으로 다할 것인가. 앞으로 세세년년 망각의 늪에서 깨어나 떠나온 본향을 가슴에 담아 누리고, 그 인연의 순환과정은 푸른 바다 물결소리로 아우를 것이니······. -

혜선 스님의 법문은 듣는 이로 하여금 숙연하게 하였다. 법회가 끝나고 나서 우내가는 백제유민의 후손들을 소도마을로 안내하였다. 그들은 소도를 보는 순간 절로 탄성을 지르며 가슴을 모두었다. 범상치 않은 고인돌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숲은 상서로운 기운을 드리우고 있었다. 백제유민의 후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제를 올렸다. 선조들이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고향산천을 이별하고 머나먼 바다를 건넜다니······! --- p.177

유신녀의 정성어린 시중은 백척간두에 선 듯한 긴박감 속에서 위안이 되었다. 달 밝은 밤이면 그녀의 청아한 단소가락은 푸른 바다에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고 자맥질을 하는가 하면 애수 어린 포말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좋구나! 무릎장단과 함께 절로 탄성이 나왔다. 만 가지 시름에서 놓여나게 하였고, 바다의 고혼이 된 전사자들의 넋을 불러와 한없이 마음을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하였다.
“이 밤에는 너야말로 가녀린 선녀로구나.”
우대고는 그런 날에는 한 잔 술을 들었고 향수에 젖었다. 그러나 자신을 완전히 놓아버릴 수는 없었다. 긴장감과 경계심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적의 동태도 긴밀히 살폈다. 전쟁은 속도감이었고, 적의 허실을 틈타 일거에 진압해야 한다. --- p.244

“우리는 몽고군의 만행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오. 그리고 허약할 대로 허약한 썩어빠진 왕실을 한없이 원망하오. 저들만의 안위를 위해 강화도로 도읍을 옮겨가고, 백성들은 죽든 살든 안중에도 없는 모리배들을 반드시 응징해야 하오.”
그들은 한목소리로 질타하고 성토하였다. 그리고 화재를 입은 가옥들을 힘을 모아 복구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조암을 다시 복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 해 따라 흉년이 들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그렇게 흉흉한 시절을 이겨나가는 사이 나라의 정세는 무신정권이 몰락하고 개경으로 환도한 임금은 몽고군에게 백기를 들었다. 몽고군의 무리한 요구 속에 고려는 몽고의 속국으로 떨어진 바나 다름없었다.
--- p.261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피에 젖은 노을』은 땅속 깊이 묻히어진 역사의 한 단면을 시대의 간극을 초월하여 돋을새김으로 각인하였다. 백제유민(百濟流民)이 망국의 한을 품고 마지막으로 바다를 건너간 동로현(冬老縣) 그리고 망부석처럼 묵시적으로 백제유민을 기리는 삼층석탑. 조그마한 불씨 하나가 세상을 밝히듯, 천년 세월을 넘나들며 그 오랜 역사적 사실을 섬세하고 리얼하게 가슴으로 담아냈다. 그런 의미에서 『피에 젖은 노을』은 예리한 비수 날로 우리의 가슴을 파고들며 새로운 감동으로 충만케 한다. 저자의 치밀하고도 넉넉한 역사인식이 새삼 돋보인다.
- 이재백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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