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노래」
_“누구를 너무 깊이 좋아하면 참다운 자유는 절대로 만끽할 수 없어.”
봄이 오자 북쪽에서 천천히 무민 골짜기로 발걸음을 옮기는 스너프킨. 무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알지만, 스너프킨은 자기만의 시간을 좀 더 가지며 봄노래를 지으려 한다. 평온한 시간도 잠시, 수줍음 많은 작은 동물 하나가 관심을 보이며 다가와 훼방을 놓는다. 존경 어린 눈길로 스너프킨을 바라보는가 하면 하모니카를 불어 달라고, 자기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하고, 무민의 그리움을 전하기까지! 스너프킨은 다시 외로움을 즐기며 새 노래를 지을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무서운 이야기」
_“걔가 거짓말을 했어요! 기분 나쁘게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했다고요!”
너무 상상력이 뛰어난 나머지 남들 눈에는 거짓말쟁이로만 보이는 훔퍼. 어느 날, 동생이 진흙뱀에게 잡아먹혔다고 상상한 훔퍼는 엄마 아빠에게 혼쭐이 난다. 벌로 간식은 물론이고 저녁까지 먹지 못하게 되자 가출을 감행한다. 상상 속에서 튀어나온 유령 마차에 진흙뱀, 살아 움직이는 버섯이 가득한 늪을 지나 미이의 집으로 몸을 피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상상도 못 할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재앙을 믿었던 필리용크」
_“이제 두 번 다시 두려워할 일 없어. 이제 자유야. 이제 뭐든 할 수 있어.”
어느 고요하고 평화로운 오후, 필리용크는 곧 재앙이 밀려올 거라고 생각하며 불안에 떤다. 어디 하나 아늑한 맛이 없고 어수선하고 안정감 없이 처참할 뿐인 집 안에서 한껏 격식을 갖춰 개프지를 맞이한 필리용크. 하지만 개프지는 필리용크의 마음을 알아주기는커녕 초대에 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그날 밤,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쳐 필리용크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집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고 만다. 그제야 홀가분해진 필리용크는 진짜 재앙은 폭풍우가 아니라 규칙에 얽매인 자기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세상에 남은 마지막 용」
_“내가 널 돌봐 주고 사랑해 줄게. 밤에 내 베개에서 자도 돼.”
어느 날, 무민이 연못에서 70년 전에 사라졌다고 알려진 용을 잡게 된다. 무민은 남몰래 용을 길들인 다음,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비밀을 지킬 새도 없이 모든 사실을 미이에게 들켜 버리고, 온 가족은 물론 스너프킨까지 용을 구경하기에 이른다. 정작 용은 무민보다 스너프킨을 더 좋아하고 따르는데…….
「침묵을 사랑한 헤물렌」
_‘내일은 말해 줘야겠군. 웃어도 되고 기분이 내키면 콧노래도 좀 불러도 된다고.’
놀이동산에서 입장권에 구멍 뚫는 일을 하는 헤물렌. 시끌벅적한 친척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사실 헤물렌에게는 남모를 꿈이 있다. 일을 그만두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침묵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8주 동안이나 내린 큰비에 놀이동산이 무너져 버리자, 헤물렌은 할머니의 오래된 공원을 물려받아 꿈을 이루게 된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놀이동산이 무너져 슬픔에 잠긴 아이들이 놀이동산 잔해를 이끌고 헤물렌의 공원으로 찾아든다. 마지못해 아이들과 잔해를 고치기 시작한 헤물렌. 그의 공원은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까.
「보이지 않는 아이」
_“넌 싸울 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얼굴이 보이지 않을걸.”
빈정대기 일쑤인 아주머니의 손에 자란 닌니는 너무 겁을 집어먹어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보다 못한 투티키가 닌니를 무민 가족의 집으로 데려온다. 보이지 않는 낯선 아이의 등장에 무민 가족은 모두 할 말을 잃지만 무민마마는 새 옷을 만들어 주고, 잠자리를 봐주고, 약까지 챙겨 먹인다. 닌니는 무민마마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지만 끝까지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웃을 줄도, 화를 낼 줄도 모르는 닌니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해티패티들의 비밀」
_“나는 해티패티가 아니라 무민파파인데……. 내가 지금 여기에서 뭘 하고 있지…….’
가족들의 걱정도 뒤로하고 아무도 모르게 느닷없이 훌쩍 떠나 버린 무민파파. 그의 발길은 바다로 향한다. 위험하고 별난 존재인 해티패티를 동경하던 무민파파는 그들의 배에 올라타 함께 정처 없는 모험을 시작한다. 하지만 해티패티들과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마음을 나눌 수도 없는데……. 해티패티가 커다란 폭풍우를 따라다니며 천둥이 치길 기다릴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무민파파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세드릭」
_“자기가 좋아하는 걸 남한테 주면 열 배로 돌려받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무민이 그랬단 말이에요. 무민한테 속았어요.”
스니프가 개프지의 딸에게 아끼던 강아지 인형 ‘세드릭’을 주고 후회한다. 마음을 달랠 길이 없는 스니프는 그날 밤, 스너프킨을 찾아가자 외고모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함께 사는 가족도 없이 물건만 애지중지 여기며 수집하던 할머니가 어느 날,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자신이 가진 물건이 아무 쓸모없다고 여긴 할머니는 모두에게 물건을 나눠 주며 주위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다. 이제 세상을 떠날 날이 머지않았는데, 과연 할머니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전나무」
_“엄마, 일어나 보세요. 뭔지 몰라도 무서운 일이 일어났어요. 크리스마스라는 거래요.”
난생처음으로 무민 가족이 모두 한겨울에 잠에서 깬다. 눈 덮인 무민 골짜기에 크리스마스가 오는데 준비된 것도 없고 정신없이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은 무민 가족. 크리스마스가 홍수나 화산 폭발 같은 어마어마한 재앙인 줄 알고 이웃을 따라 하기에 급급하다. 전나무를 구해 꾸미고 단장하고, 요리를 만들고 선물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사이, 조그만 토플과 토플의 친척들이 모여든다. 무민 가족이 보낼 크리스마스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