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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개정판 ] 다자이 오사무 전집-01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7건 | 판매지수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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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35쪽 | 152*224*35mm
ISBN13 9791187036388
ISBN10 1187036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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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작정이었다. 올해 설, 이웃에서 옷감을 한 필 얻었다. 새해 선물이었다. 천은 삼베였다. 쥐색 잔 줄무늬가 들어가 있었다. 이건 여름에 입는 거로군. 여름까지 살아 있자고 마음먹었다. --- p.9

일생을 이런 우울과 싸우다 죽겠구나. 그렇게 생각하자, 그는 제 신세가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푸른 논두렁에 안개가 확 밀려왔다. 눈물이었다. 그는 당황했다. 이런 값싼 감정에 휘둘려 눈물을 보인 것이 부끄러웠다. --- p.10

예술의 미는 결국, 시민을 향한 봉사의 미다. --- p.15

‘이곳을 지나면 슬픔의 도시.’
벗들은 모두, 내게서 멀어져가고,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친구여, 나와 이야기하고, 나를 비웃어다오. 아아, 허무하게도 친구는 고개를 돌린다. 친구여, 나에게 물어다오. 무엇이든 알려줄 테니. 나는 이 두 손으로 소노를 물에 빠뜨렸다. 비열한 악마처럼, 나는 살더라도 소노는 죽기를 바랐다. 더 말해줄까? 아아, 그러나 친구는, 그저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 p.129

도대체가 이 소설은 재미가 없다. 그럴싸하게 폼만 잡고 있다. 이런 소설이라면, 한 장을 쓰건 백 장을 쓰건 다 똑같다. 그래도 그건 처음부터 각오하고 있었다. 쓰면서 한군데 정도는 쓸 만한 게 나오지 않을까, 하고 낙관하고 있다. 나는 같잖은 놈이다. 같잖은 놈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 정도는 장점을 갖고 있지 않을까? 내 체취가 들러붙어 있는 썩어빠진 문장에 절망하면서, 그래도 하나 정도는, 하나 정도는 있겠지, 하고 여기저기 뒤집어엎으며 찾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서서히 경직되어 간다. 뻗어버렸다. 아아, 모름지기 소설이란 무심히 써야 하거늘! 사람은, 어여쁜 감정을 갖고서, 몹쓸 작품을 쓴다. 이런 바보 같은 말이 다 있나. 이 말에 최악의 불행이 있기를! 넋을 잃지 않고서야 어찌 소설을 쓸 수 있으랴.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이, 열이나 되는 각기 다른 의미를 품고 마음속에 뛰어드니, 붓을 꺾어 내던질밖에. --- p.162~163

거짓 없는 생활. 이 말 자체가 이미 거짓말이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한다. 이것도 거짓말이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마음에 거짓이 있으니. 저것도 더러워, 이것도 더러워. 사부로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매일 밤 잠들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다가 사부로는 드디어 하나의 태도를 발견했다. 무의지 무감동이라는 백치 같은 태도. 바람처럼 사는 것. 사부로는 일상의 행동 하나하나를 전부 달력에 맡겼다. 역학의 운세에 맡겼다. 즐거운 것이라곤 밤마다 꿈을 꾸는 것뿐이었다. 푸른 들판에 서 있는가 하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소녀도 있었다. --- p.297

안녕하세요. 당신이 자중하고 자신을 사랑하기를 빕니다. 고매한 정신을 되찾으십시오. 타고난 재능을 완성하려면, 하늘이 내려준 천직이 무엇인지 자각해야 합니다. 헛된 꿈을 꾸면서 슬피 울지 마십시오.
--- p.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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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무렵 『인간 실격』을 읽으며, ‘요조’라는 두 글자가 나올 때마다 동그라미를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요조라는 이름으로, 노래를 만들고 또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모쪼록 저를 이해해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저는, 지금, 그저, 요조로 살아가는 삶이 정말 행복할 뿐입니다.
- 요조 (가수)
좋아하는 작가는 여러 명 있지만 그중에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다자이 오사무를 들 것입니다. 열네 살 때 『만년』을 접한 이래 중고등학교 시절 전집을 즐겨 읽었고 그 후로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고 있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무언가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제게 다자이의 소설은 크리스트교 신자들의 성서와도 같아서, 책을 펼칠 때마다 작고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나곤 합니다.
- 유미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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