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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根의 이젤

古根의 이젤

: 나혜석의 삶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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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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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5쪽 | 132*196*30mm
ISBN13 9791186618073
ISBN10 1186618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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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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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생각에 골몰한 나머지 잠을 제대로 자 본적도 없습니다. 당신이 천사라면, 나를 구제해 준다는 생각으로 나와 결혼해줄 수 없겠소? 그렇게만 해준다면 당신을 평생 내 은인으로 삼으며 최선을 다하리다. 오네긴 소설을 읽을 때 흥미롭기만 했지, 막상 내가 그 꼴이 되어 보니깐 사랑 병이 이렇게 잔인할 줄 미처 몰랐습니다. 지독한 그리움이 뭔지를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매일 밤 이 지긋지긋한 고독 속에서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어둠을 헤매고 있답니다.” --- p.29

“아∼ 오늘의 이 기분은 평생 못 잊을 거 같아요. 진정 사랑하는 사람하고의 섹스라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걸 오늘에야 알았어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 표정과 행동 하나 하나에서 행복감이 충만해 있었다. --- p.47

“그랬었군요. 같은 자연을 바라보면서도 생각하는 세계가 다르니……당신과 나는 결코 융합될 수 없는 DNA가 서로 다른 게 분명해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개성을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당신의 일에 일체 관여 안할 거예요. 그래서 제가 결혼조건으로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그 이유예요. 내 일에 파묻히다 보면 아무래도 당신에 대한 집착에서 멀어질 수가 있겠죠. 저는 유학시절 집착은 불행의 씨앗이라고 배웠어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각자의 삶을 서로 존경하는……얼마나 멋있어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라요.” --- p.113

“속세를 떠난다는 것은 그런 사소한 정까지 모두 끊으라는 뜻입니다. 내가 보기엔 임자는 속세로 다시 돌아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김일엽 스님과는 달리 임자에게는 모진 면이 없는 거 같아 보입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겠어요. 그러나 저에게도 독한 면이 있어요. 불자로 받아만 주신다면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어요. 스님!” --- p.219

“서머싯 몸은 자신의 자전적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 한 여인을 극찬하지. 그러나 10년 후 발표한 『페인트 베일』에서는 키티같은 여인을 경박한 캐릭터로 묘사하지. 참 아이러니한 것은 그토록 사랑했던 밀드레드로부터 처참한 배반을 당한 후 새롭게 안 샐리를 극찬할 때 결혼했다가, 키티를 경멸할 무렵 본부인과 이혼한 후 90세가 넘도록 독신으로 살아가지. 그의 소설을 가만히 분석해 보면 그가 어느 날부터 여성에게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던 거 같아. 그래서 여자가 사랑한다는 말을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이는 없다고 한 것이고……”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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