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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

시가 있는 바닷가 어느 교실

자꾸자꾸 빛나는-8이동
리뷰 총점9.8 리뷰 14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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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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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38g | 140*200*20mm
ISBN13 9788963722818
ISBN10 896372281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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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시」

할머니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로 할머니를 만났다.
이제 시로 헤어진다.

12월 20일, 겨울방학을 앞두고 도솔이가 마지막으로 쓴 할머니 시다.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시로 할머니를 만났다는 도솔이. 그리고 이제는 시로 할머니와 헤어질 수 있다는 도솔이. 이 시를 쓰고 난 뒤 도솔이는 이제 더 이상 할머니 시를 안 써도 되겠다고 말했다. 물론 앞으로 도솔이가 할머니 시를 쓸 때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어떠랴. 도솔이가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할머니의 죽음을 슬픔이 아니라 소중한 기억으로 받아들일 줄 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열한 살 소년의 할머니 사랑」중에서

「내가 바뀐 이유」

4학년이 됐다.
선생님이 말을 걸어도 귀찮다.
선생님이 시 한 편 쓰자고 했다.
쓰기 싫지만 할 수 없이 시를 쓴다.
선생님한테 보여주니 나를 보고 웃는다.
내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현철이 시 참 잘 썼구나 한다.
왠지 마음이 편안하다.
이런 마음은 처음이다.
이제는 친구들하고 어울리고 싶다.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고도 싶다.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 선생님이 좋아진다.
시가 좋아진다.

지금도 한번씩 이런 생각을 한다. 현철이와 같이 시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현철이가 자기 이야기를 시로 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바뀐 이유」중에서

초등학교 2학년이 한 시간에 60편의 시를 읽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듯 돌아가면서 시를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릎을 꿇고 읽는 아이, 엎드려서 읽는 아이, 쪼그리고 앉아 읽는 아이. 자세는 달랐지만 시를 읽는 모습은 하나같이 진지했다.
“선생님! 시집 속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에요! 시 세상에 들어가서 지금 막 나온 느낌이 너무 좋아요!”
시우가 손을 들더니 하는 말이다. 아이들도 손뼉을 치면서 맞아요! 맞아요! 하며 덩달아 좋아한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 세상 우리들 세상」중에서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야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쉽게 시를 느끼고 쓰게 하고 싶었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시를 느끼고, 흥이 나면 노래도 부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가 재미있고 즐겁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다.

「곽광일」

곽 곽 곽 곽
우유곽
음료수곽
박스곽
내 친구 별명은 “곽”

민욱이가 쓴 시를 듣고 광일이도 웃고 다른 아이들도 웃었다. 보통 때 “곽”이라고 하면 놀리지 말라고 화내던 광일이도 자기 이름으로 시를 써 줘서 고맙다고 했다. 햇볕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교실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어려움 없이 우리 아이들이 말 재미에 푹 빠져 시를 느끼고 즐긴 시간이었다.
---「말놀이에 빠-져 봅시다」중에서

“선생님! 사실 저는 중학교 가서 공부를 못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안 좋다고 말하는 실업고등학교에 가요. 그래도 저는 행복해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길 때면 초등학교 때를 생각해요. 시를 읽고, 시를 쓰고, 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 즐거웠거든요. 그리고 초등학교 때 선생님과 같이 지낸 2년이 정말 행복했기 때문에 힘들면 그 행복 끄집어내서 살 수 있어요.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특별히 잘해 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고마운 말을 듣다니. 혜인이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나를 찾아와서 해 준 말은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내가 받은 최고의 훈장이다.
---「‘내가 받은 최고의 훈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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