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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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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90g | 153*224*20mm
ISBN13 9791158963965
ISBN10 1158963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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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가 코앞인데

남녘 어디쯤 다시 태어나
삭기 전에
죽던지
죽도록 쓰던지
---「하지가 코앞인데」중에서

아내의 지청구 한참을 이어지는
구시렁
구시렁
아무리 작게 구시렁거려도
크고 똑똑하게 들리는

사랑에 맘 흐려
돈 주고…….
---「돈 주고 매 벌어준 날1」중에서

예전에는
삼일이나 오일장 치르도록
고양이나 새들이
사잣밥을 먹었단 말 못 들었다

방학이라 급식소를 운영하지 않으니
개들이 배 주린다

고양이 새들도 굶주린 겨울이다

이젠 초상집에 사잣밥이 사라졌으니
저승사자도 배고프겠다
---「참새도 고양이도 저승사자도 배고픈 세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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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앗』은 김학성 시인의 첫 시집이다. 노년에 이르러 느지막이 낸 시집이 순하지 않고, 고단한 삶의 통점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는 긴장된 언어로 가득 차 있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시인의 생업인 농사일부터 가족과 이웃과 지인들의 허드렛일까지, 그들의 일상을 놓치지 않고 범상치 않게 시를 불러내어 그 시의 위의(威儀)로 누추한 현실을 보듬어 다독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 시집에서 오래 눈길을 끄는 것은, 가족과 집안일의 애환을 노래한 시편들이다. 시어른들을 정성껏 모시고 넉넉지 못한 살림 속에 오랜 세월 동고동락한 아내에게, 시인은 자신이 쓴“시집 한 권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 그 바람이 이루어졌으니, 시인이 살고 있는 미원의 너른 뜰이 더욱 환해질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시인이 이번 시집에 추억의 온기로 불러낸 여러 이름들에 다시 한 번 눈길이 간다. 생은 여전히 고되고 아름다우니, ‘띠앗’의 모닥불로 몸을 덥힌 후 또 한 시절을 건너가기를.
- 송찬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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