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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에곤 실레의 그림과 시 Epilogue 01 Self-Portrait 자화상 나, 영원한 아이 나는 가장 처음 영원한 봄의 오솔길을 보았다 감각 자화상, 혹은 : 관찰 아나키스트 - 태양 익사하는 음악 하얀 하늘 아래서 다가오는 태풍 흰 백조 자화상 I 02 Anarchist 아나키스트 아나키스트 밀밭 자화상 II 시골길 바라봄 전나무 숲 공원의 여인 정치가 두 성직자 자화상 III 창백하고 말 없는 소녀의 초상화 침수된 밤 자화상을 위한 스케치 |
Egon Schie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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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으로부터 모든 것을 이해한다. 나는 화가 난 사람들을 부드럽게 바라보고 싶었다. 그들의 눈에 보답하고 싶었다. 나는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주고 싶었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무가치한 사람이었다고. … 공기를 타고 늘어지는 부드러운 신음을 들었다. 그리고 높고 구슬픈 목소리로 웃었던 소녀와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아이들은 나의 눈길에 애무로 답했다. 그리고 저 멀리 구름은 선하고 가느다란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바라봄」중에서 그리고 광적인 폭풍을 보았고 작별을 고해야 했다. 인생의 모든 장소로부터의 영원한 작별을. 처음에는 평온한 풍경들이 나를 둘러쌌다. 그 순간 나는 분꽃들과 말 없는 정원과 새들의 향을 이미 맡고 들었다. 새들? 나는 번뜩이는 눈으로 그들의 눈에서 내 전부를 분홍색으로 보지 않았던가? 새들은 죽었다. 나는 가을이 되면 종종 반쯤 감은 눈으로 울었다. 또 여름의 찬란함을 즐기다가도 내 영혼을 흰 겨울로 칠하는 자신을 비웃었다. 봄이 되면 나는 온 세상을 얘기하는 한 곡의 음악을 떠올렸다 ---「나는 가장 처음 영원한 봄의 오솔길을 보았다」중에서 붉어지는 것을 느껴보라! 흰빛으로 흔들리는 바람의 냄새를 맡고, 우주 속을 바라보아라. 저 태양을. 노란빛으로 반짝이는 저 별들을 너의 마음에 들 때까지, 깜박거리는 두 눈꺼풀이 감기는 것을 이길 수 없을 때까지 바라보라! 정신의 세계들이 너의 몸으로부터 찬란히 빛날 것이다. 불이 밝혀진 손가락이 떨리게 내버려 두라. 흔들리는 채로 찾아야 하는, 돌진하는 채로 멈춰 있는, 달리는 채로 누워 있는, 잠든 채로 꿈꾸는, 꿈꾸는 채로 깨어 있는 것들이 당신을 부딪치고 가게 두라 ---「아나키스트-태양」중에서 나는 저녁 바람의 서늘함과 폭풍 속 검은 나무를 엿보고 싶었다. 내게 폭풍 속 검은 나무라 함은 구슬피 우는 벌레들과, 농부들의 투박한 발걸음,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다. 나는 나룻배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 배가 땅에 닿는 순간을 보고 싶었다. 벌레들은 마치 겨울 나라 불의 아이들처럼 노래했지만, 거대하고 어두운 존재가 곧 그들의 화음을 부숴버렸다. 도시는 침수되어 내 앞에 차갑게 서 있었다. ---「침수된 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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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을 통해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에곤 실레의 내면과 세밀한 감성! 글은 에곤 실레가 자신을 표현하면서 그림만큼 중요한 표현 수단이었고, 그림으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세밀한 감성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드러냈다. 시는 그의 또 다른 캔버스였다. 에곤 실레는 끊임없이 진짜 자기 자신이 되고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그리고 그것은 살아있으려는 의지이며, 존재하려는 의지와 같았다. 그림은 물론 글에서도 이러한 감정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여기에 이 책 ?나, 영원한 아이?에서는 옮긴이가 시에 대해 쓴 짧은 단상이라든지, 시에 맞추어 선택한 그림을 통해 입체적이고 다면적으로 에곤 실레의 내면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곤 실레도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던 사람이기에, 이 사람의 글과 작품을 볼 때도 거기에 좋다 나쁘다 하는 평가보다, 그 너머에서 빛나고 있는 그의 내면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에곤 실레 서거 100주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글(시) 모음집! 올해 10월 31일은 에곤 실레가 28살에 요절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에곤 실레의 인생이나 그림은 영화나 도서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으나 그의 또 다른 정수를 이해할 수 있는 글(시)이 출간된 것은 처음이다. 그의 그림은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모든 것이자 자신을 찾아가는 결과물이었다. 이 책은 이러한 에곤 실레의 삶을 관통했던 내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단서가 되어줄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느껴본 만큼만 세상을 볼 수 있다고들 말한다. 내가 보는 세상은 에곤 실레가 보는 세상과 같을 수가 없다. 에곤 실레는 죽었지만, 그의 작품을 보고 글을 읽는 우리 그리고 이 세상이 그와 그의 그림과 글(시)을 통해 한 예술가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