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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속 소년

비금속 소년

파란시선-0028이동
정우신 | 파란 | 2018년 10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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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5쪽 | 224g | 128*188*20mm
ISBN13 9791187756255
ISBN10 1187756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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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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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속 소년」

여름이 소년의 꿈을 꾸는 중에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곤 했다 우리는 장작을 쌓으며 여름과 함께 증발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화산은 시력을 다한 신의 빈 눈동자 깜박이면 죽은 그림자가 흘러나와 눈먼 동물들의 밤이 되었다 스스로 녹이 된 소년, 꿈이 아니었으면 싶어 흐늘거리는 뼈를 만지며 줄기였으면 싶어 물의 텅 빈 눈을 들여다보았다 멀리,

숲이 호수로 걸어가고 있다 버드나무가 물의 눈동자를 찌르고 있다 지워진 얼굴 위로 돋아나는 여름, 신은 태양의 가면을 쓰고 용접을 했다 소년이 나의 꿈속으로 들어와 팔을 휘두르면

나는 나무에 가만히 기댄 채 넝쿨과 담장과 벌레를 그렸다 소년은 내가 그린 것에 명암을 넣었다 거대한 어둠이 필요해 우리는 불을 쬐면서 서로의 그림자를 바꿔 입었다 달궈진 돌을 쥐고 순례를 결심하곤 했다

소년은 그림자를 돌에 가둬 놓고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나의 무릎에 이어진 소년, 이음새를 교환할 때마다 새 소리를 냈다 ***

「풀」

움직이는 것은 슬픈가.
차가운 것은 움직이지 않는가.

발목은 눈보라와 함께 증발해 버린 청춘, 다리를 절룩이며 파이프를 옮겼다. 눈을 쓸고 뒤를 돌아보면 다시 눈 속에 파묻힌 다리. 자라고 있을까.

달팽이가, 어느 날 아침 운동화 앞으로 갑자기 떨어진 달팽이가 레일 위를 기어가고 있다.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을까. 다락방에서 반찬을 몰래 집어먹다 잠든 소년의 꿈속으로. 덧댄 금속이 닳아서 살을 드러내는 현실의 기분으로.

월급을 전부 부쳤다. 온종일 걸었다. 산책을 하는 신의 풍경, 움직이는 생물이 없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없다. 공장으로 돌아와 무릎 크기의 눈덩이를 몇 개 만들다가 잠에 든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슬픈가.
가만히 있는 식물은 왜 움직이는가.

밤이, 어느 작은 마을의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밤이 등 위에 정적을 올려놓고 천천히 기어간다. 플랫폼으로. 플랫폼으로. 나를 후회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 창밖으로 내리는 눈발의 패턴이 바뀐다.

간혹 달팽이 위로 바퀴가 지나가면 슬프다고 말했다.

잠들어 있는 마음이 부풀고 있다.

나를 민다.
나를 민다. ***

「플라즈마」

고물상 의자에 앉아 폐전구를 씹는 소년, 눈길이 닿는 곳마다 어둠이 밀려난다

빛과 어둠이 서로를 짓누르고 있는 것처럼
고철 사이에서 눈을 뜨고 있는 희망을 이해할 수 없다

손가락이 모자라면 팔로 팔이 모자라면 어깨로 소년은 짐을 나른다

그림자가 그늘을 빠져나가고 있지만 나뭇잎이 온몸을 떨고 있지만

보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젖은 장갑을 낀 채 절단기 속으로 몸이 반쯤 잠긴 소년, 말없이 밥을 먹던 가족을 떠올렸다

하나로 뭉칠 수 없는 것

빈 의자에 앉아 골목을 바라보면 세상의 모든 무게가 나를 응시하는 것 같다

손가락이 담긴 장갑이 하수구를 지나는 밤

어느 골목으로 빠져나갈지 모르지만 어떤 향기를 피워 올릴지 모르지만

소년은 끝나지 않는 현실처럼
나의 체온이 된다 ***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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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차(齒車)에서 증기기관으로 이동, 자본주의와 합리주의가 태동한 시점이다. 정우신은 타는 물인 증기, 바로 그 증기로 움직이는 ‘발동기’(미셀 세르)의 질서에 의심의 눈초리를 던진다. 배합하고 복제한 결과로 태어난 신체는 대상화된 ‘물질’이다. 주관화된 신체인 ‘살’의 논리로 보자면 인간은 어떠한 질서에도 예속되지 않는다. 정우신의 ‘비금속’은 변형의 논리를 천착한다. 기관이 생산하는 에너지는 “불 속에서 다가오는/나의 형상에/기름을 부어”(「복수」)서, “내가 아닌 것들을/달고”(「분신」) 다니는 신체를 연결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육체는 “그림자를 생산하는 터널”(「상대성」)이다. 인간은 어디에도 없다. 발동기가 생산하는 에너지에는 분배된 흐름이 도사리고, 분배의 질서는 음험하다. “동일하게 나눠 가질 수 없는 높이와 바람과 호흡”(「지구」) 속에 육체는 배치된다. 현실을 재현하는 ‘문장’은 불가능하다. 에너지는 불변하지만 편중되기 때문이다. 식어 버려진 것, 차가운 것은 운동하지 않는다. 에너지를 발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러한 오브제들은 스스로 이행하지 않는다. 재현은 편견이다.

그러나 살을 가진 모든 것들은 고요히 정지한 순간에도 ‘힘’을 발산한다. “현실이 재현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프랙탈」). 정우신의 문장은 바로 여기서 첫걸음을 뗀다. “더 살아야 한다/생각하면//모든 비유가 쓸모없는 것 같다”(「밀항」). 비유를 동원해 오브제의 질서를 전유하는 방식은 폐기된다. 어떻게 쓸 것인가? 살은 “불을 쬐면서 서로의 그림자를 바꿔”(「비금속 소년」) 입는다. 진화라는 직선적인 패턴을 벗어나는 살의 논리는 재현의 질서 바깥에 있다. 빛에 의해서 가시화되는 장면, 절단하고 횡단하는 동선에 의해 포개지고 분할되는 형체, 그 속에서 풍경은 사로잡히고 음영은 새 나간다. 살은 “물로 되어 있지만 죽은 물의 감정을 재현하지 못”(「희생양」)하기 때문이다. 정우신은 “미래는 멋진 여백”(「유기체」)이라고 쓴다. 그러고는 덧붙인다. “사랑처럼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색을 가져가”(「유기체」) 살로 재현하는 에너지 이전의 세계 속에서 기관과 기관의 접속부를 찾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붙이기의 ‘접(接)’의 논리로, 절합(articulation)의 전략으로 세계 그 자체와 맞갖는 살의 문장을 쓰기. 요컨대 정우신은 살을 확장하는 시에 미래를 건다. 인류는 이미 발동기의 세계 이후를 살고 있다.
- 신동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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