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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까칠한 다문화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까칠한 다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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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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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78g | 152*210*20mm
ISBN13 9791163460053
ISBN10 11634600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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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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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카리가 6학년 때, 틸리카리의 담임 선생님에게서 곤란한 일이 있다며 연락이 왔다. 수학여행이 얼마 안 남았는데 틸리카리가 가지 않겠다며 떼를 쓴다는 것이다. 특별학급에서 모일 때 틸리카리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이럴 거면 처음에 참가 신청서를 배부했을 때 안 간다고 했어야지 이미 숙박비랑 차량비랑 계약이 다 끝났는데 수학여행을 코앞에 두고 그러니 난감할 수밖에.
행정실에서는 수학여행비를 빨리 납부해 달라고 매일 재촉한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 말이 부모님은 수학여행에 보낸다고 동의서에 사인했는데 틸리카리는 안 간다고 하고, 안 가려는 이유를 물을 때마다 ‘싫어서 안 간다. 안 갈 건데 수학여행비를 왜 내느냐?’라며 똑같은 실랑이를 쳇바퀴를 돌 듯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시에서 운영하는 외국인주민센터에 통역을 의뢰했다. 3자 간 전화 통역으로 틸리카리의 엄마에게서 들은 답변도 동의서대로였다. 수학여행 간다.
틸리카리가 처음 학교에 왔을 때 틸리카리의 부모님은 두 분 모두 한국어를 거의 못 하는 상황이었다. 가정형편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생업에 바빠 정확한 한국어를 배울 여력이 없었던 듯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내보내는 안내장을 이해하기 어려워했고, 우유 급식대금이나 급식비, 체험학습비 납부가 제때에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늦기는 해도 안 낸 적은 없었다. 틸리카리가 부모님 대신 자신과 동생들의 안내장과 알림장 내용까지 똘똘하게 잘 챙겼기 때문이다. 틸리카리 덕분에 동생들의 학교생활은 무난했다. 생활을 똑 부러지게 관리하려는 틸리카리가 나는 자랑스러웠다.
방과 후에 틸리카리를 불렀다. 마주 앉아 열심히 수학여행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학여행은 친구들과 2박 3일 동안 같이 먹고, 자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밤에 선생님 모르게 벌이는 베개싸움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는가. 밤새 수다를 떨고, 친구들 얼굴에 그림을 그리러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휴게소에 들려서 먹는 구운 감자와 오징어는 또 얼마나 맛있는지! 한참을 설명했는데, 여행이야기로 흥이 올라야 할 녀석이 반응이 없었다. 날짜까지 수학여행비 마련이 어려우면 선생님이 대신 내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며, 이쯤이면 “예.” 하고 대답이 나올 법도 한데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한참을
듣고 있던 틸리카리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다 좋아요. 근데 어떻게 2박 3일 동안 수학만 해요. 저 수학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우리 엄마는 수학 공부하는 좋은 기회라고 사인했어요.”
아! 이 수학修學이 그 수학數學이 아닌데….
- 본문 [수학 여행 안 가요] 중에서

받아쓰기를 하면 영준이는 어느 날은 100점, 어느 날은 10점으로 편차가 아주 컸다. 저학년이라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자주 보니 어머니는 날이 갈수록 받아쓰기 점수에 민감해졌고, 영준이도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날이면 덩달아 굉장히 긴장을 하는 탓에 점점 학교에 오는 것을 싫어하게 됐다. 영준이 어머니는 자기가 외국인 어머니라서 아이가 국어를 못하면 어쩌나 하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영준이가 학년이올라갈수록 불안감이 커진다고도 했지만 시댁이 어머니 탓을 할까 봐 그런다는 소리에 완전히 공감했다. 잘하면 아버지 닮고, 못하면 어머니 탓이라는 시댁 식구들의 타령에 한국인 어머니들도 예민한데 이방인인 외국인 어머니는 오죽할까. (…)
자녀의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손수 지도하던 외국인 어머니들은 아이가 저학년, 받아쓰기할 때까지는 자신감을 보이곤 했다. 매우 성공적이기도 하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교과서에서 한국어 관용어, 동음이의어, 사자성어 등이 등장하면서 자신이 자녀의 학습을 도와줄 수 없을 때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그녀들은 고백한다. 일본인인 정수 어머니 역시 많이 울었다. 저학년 때는 어머니를 많이 의지했던 정수가 고학년이 되자 아예 어머니에게 묻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모를 테니까’ 하는 눈치란다. 그래서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고, 다른 방법으로라도 자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 본문 [내 큰 탓이로소이다] 중에서

쏨이 아파서 학교에 오지 않았다. 이틀이나 아파서 오지 않았다. 쏨의 담임 선생님이 3일 결석이면 약봉지나 처방전도 좋으니 병원에 다녀왔다는 증빙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통역을 요청해 왔다. 태국에서 온 쏨에게 한국 기후는 너무 춥고 으슬으슬했으리라. (…) 쏨의 아버지가 오셔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괜찮다고 했다. 사실 쏨의 아버지가 하는 영어나 내가 하는 영어나 그리 정확하지 않아서 우리들의 대화가 항상 부정확하게 마무리되는 일이 더 많았다.
다음 날도 쏨이 준비물 준비를 못하거나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나의 추측이 맞았음을 깨닫게 됐다. 특히 쏨이나 쏨의 남동생인 쿤쓱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쏨의 아버지와 내가 대화를 하면, 쏨의 아버지는 한국말이나 영어를 못 알아들었는데 알아들은 것처럼 행동을 했다. 이후에 아버지와 대화를 할 때 언젠가부터 한국어를 잘 알아듣기 시작한 쏨에게 태국어로 통역을 해 드리도록 했더니 아버지께서 쏨의 태국어 통역을 중지시키고 끝까지 나와 영어로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그때는 내가 눈치가 없었다.
- 본문 [아이에게 통역시키지 마세요] 중에서

이리나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가고 싶던 특성화고등학교가 있었는데 면접에서 떨어진 것에 자존심이 상했단다. 1년을 쉬겠다고 해서 부모도 허락했는데 내가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인문계 학교에 보내봤자 수업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니 시간 낭비하며 스트레스 받기는 마찬가지라 긴 말 하지 않았다. (…)
이리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주말이면 같은 나라에서 온 아는 오빠들과 서울에 가서 전단지를 돌리고 일당을 벌었다. 돈 버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는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이리나의 생활계획표가 온통 아르바이트 세상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아르바이트의 종류였다.
이리나는 노래방 도우미를 하게 되었다. 모두가 말려도 일당이 높아서 좋다고 했다. 건전한 아르바이트를 하자고 권해도 부모 말을 안 들어서 이리나를 잠시 러시아에 계신 할머니 댁에 가게 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사달이 되었다. 러시아에 있던 이리나의 친구들은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했거나 동거 중이었고, 벌써 둘째를 출산한 친구도 여럿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리나는 다시 노래방에 나갔다.
늦가을이 되어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이 시작되었다. 어떻게든 고등학교를 보내자고 의기투합한 사람들과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리나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로 어느 나라 화폐인지 모르겠는 돈다발들, 서른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의 무릎에 앉아 노는 애정 행각 가득한 사진이 내 휴대폰에 둥둥 떠다녔다. 얼마 후 이리나가 선언을 했다. 결혼하겠다고. 노래방에서 만난 남자라고 했다.
- 본문 [이 남자와 살래요] 중에서

이놈의 동네는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도 신고하지 않는다. 판돈을 잃는 노름꾼들이 제 돈을 찾으려고 주먹다짐에 칼부림을 벌여도 신고를 하지 않는다. 은성이 어머니에게 너무 위험하고 은성이 교육에도 좋지 않으니 웬만하면 노름하지 마시고 노름판도 다른 곳으로 내보내라고 했더니 내게 분 은성이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로 밤새 혼이 났다.
들꽃동 이 동네는 코리아드림이 실현되는 희망의 공간이다. 마치 우리가 아메리카드림America Dream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던 수십 년 전을 보는 듯하다.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노동자들이 들꽃동에서 이주의 어려움을 꾹 참으며 일군 자본으로 모국의 가족을 먹여 살린다. 몇 년 꾹 참고 돈을 모으면 모국에 아파트 한 채 정도는 뚝딱 살 수 있고, 논이며 밭이며 좋은 차도 살 수 있어서 불편함은 참을 수 있는 동네다. 본국의 학교보다 한국의 학교는 생각보다 더 매력적이다. 많은 부분이 무료라 학교에 자녀를 맡겨 버리고 공짜로 밥 먹이며 교육시킬 수 있다. 방과 후도 책임져 주니 편하기 그지없다.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몰라도 괜찮다. 학교와 지역 사회가 다 알아서 해 준다.
범죄율이 높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보도하는 뉴스를 들었다. 다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내국인의 경계심을 완화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외국인 거주 지역의 범죄율이 오히려 내국인 거주 지역보다 높지 않음을 주기적으로 보도한다. 지역 사회의 이미지가 실추된 것도 그런 보도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리라. 경찰도 그렇다. 워낙 나쁘게 인식된 들꽃동에 배치받았는데 오히려 범죄율 면에서 높지 않은 데 만족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신고를 안 해서 그렇다는 것을 가정하지 않는다. 아니면 알면서 외면하는 걸까?
- 본문 [범죄율이 높지 않아요] 중에서

작심한 듯 남수랭이 학교에 왔다.
“선생님, 말하지 않고선 양심이 그래서 왔어요.”
이제 말하러 왔구나! 진하게 마스카라를 그려 올려 눈 화장을 하고 빨갛게 바른 립스틱이 남수랭의 얼굴을 도드라지게 했다. 일부러 화장을 진하게 한 것 같았다. 남수랭에 대한 소문 때문에 이미 현아와 지영이가 다녀갔었고, 아직도 현아와 지영이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선생님,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요. 억울해요.”
현아 입에서 세상에 대한 불평이 터져 나왔었다.
“누구는 좋은 부모 덕분에 대학에 가요.”
“어떻게 중1이 대학교 1학년이 될 수 있어요? 선생님, 남수랭이 대학생이래요.”
지영이가 말한 남수랭의 근황엔 나도 깜짝 놀랐다. 중학교 1학년 여름 이후로 몽골로 돌아간다며 학교에서 사라진 남수랭이었다. 영어로이메일이나 보내볼까 하던 참이었었다.
“엄마가 그랬어요. 한국에서 배우는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은 다 필요 없다고요. 그러니까 대학생이 돼서 빨리 졸업하는 게 제 인생에 도움이 된대요.”
남수랭 엄마의 묘수였다. 남수랭이 잠시 몽골에 다니러 갔을 때 남수랭의 나이와 학력 증명을 위조해서 한국에 가지고 왔다. 친인척의 신분으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입학원서를 거주지 근처의 대학에 제출했다.
면접을 담당한 교수는 남수랭의 면접 과정에서 실제 나이가 어리다는 것과 나머지 서류에 관한 사실을 모조리 눈치챘다고 했다. 내 눈이나 남의 눈이나 중학교 1학년 얼굴과 고등학교 3학년 얼굴이 어찌 비슷할까 싶었다. 특히 남수랭은 초등학교도 1년 일찍 들어왔기 때문에 더 앳되어 보였을 게다. 그런데 운 좋게 합격 통지를 받았다. 면접 교수가 지도 교수가 되었다. 남수랭을 볼 때마다 어린 나이에 기특하다’라고 격려를 해 준다는데 뭐가 기특하다는 건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왜 남수랭을 격려해 줄 수 없을까?
- 본문 [좋은 부모 덕분에]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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