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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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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5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3.3만자, 약 4.3만 단어, A4 약 84쪽?
ISBN13 9791187858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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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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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용욱의 눈앞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용욱은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고개를 내저었다.
“뭔가 잘못 알고 오셨어요. 저는 당신 같은 사람이 찾아와서 죽일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가난한 잉여 대학생이에요.”
용욱에게 총을 겨누며 방으로 들어온 뒤로 시윤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용욱은 미칠 지경이었다.
“제발요, 진짜 전 아무 사람도 아니에요.”
시윤은 총을 겨눈 자세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네? 혹시 저 아세요? 왜 저한테…….”
용욱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윤은 손가락으로 쉿, 하며 침묵을 요구했다. 그러나 용욱은 패닉 상태에 빠진 듯 점점 큰 소리로 흐느꼈다. 시윤은 총구를 용욱의 입에 쑤셔 넣었다. 용욱의 눈이 번쩍 떠졌다. 좁은 원룸 안에서 그의 가쁜 숨소리가 헐떡거렸다.
총구에 달린 소음기가 목젖까지 밀려 들어온 터라 용욱은 컥컥거리며 침을 흘릴 뿐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만 애절하게 흔들리는 눈빛만이 살려달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간청을 거듭했다.
시윤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총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가죽 재킷 안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냈다. 열서너 살쯤으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의 사진이었다. 사진을 본 용욱의 표정이 움찔 흔들렸다. 용욱은 뭔가를 말하고 싶다는 듯 팔을 허우적거렸다. ---pp.27~28

정태는 파일을 열어 제훈이 준비해놓은 자료를 읽었다. 그의 옆에서 제훈이 설명을 더했다.
“보세요. 석 달 전에 죽은 김상철이 M고등학교, 지난주에 죽은 우용욱이도 M고등학교. 둘이 동갑입니다.”
“어……?”
정태의 입에서 어떤 깨달음의 신호가 흘러나왔다.
“선배님도 기억하시죠? 몇 년 전에 M시에서 어린애 집단 성폭행 사건 있었던 거.”
“맞다, 그런 일이 있었지. 여러 명이 여자애 하나를 그랬지 않나?”
“M서에 전화 걸어서 확인해봤습니다. 우용욱이와 김상철이 둘 다 그때 당시 가해자였습니다.”
“말이 안 되잖아, 인마. 우용욱이는 전과가 없었잖아.”
“김상철이도 그때 일로는 전과가 없습니다.”
“그래? 어째서?”
“그때 가해자들 중에 전과가 남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아무도 실형을 안 받았거든요.”
“가해자가 전부 몇 명이었는데?”
그 대목에서 제훈은 잠시 멈칫했다. 차마 입으로 전하기 민망하거나 두려운 진실을 대할 때 보통의 인간이 가지는 불편함이었다.
“마흔한 명요.”---p.47

그들은 먼저 미나를 실컷 때려 겁에 질리게 한 뒤 허름한 여인숙으로 데려갔다. 그러고 나서 시작된 무자비한 윤간과 폭행. 악마의 유희는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졌고 멤버들은 짓밟히며 괴로워하는 미나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고스란히 촬영했다.
겨우 집으로 돌아간 미나는 패닉 상태에 빠진 채 생활했다. 그런데 끔찍한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M 연합 멤버들은 촬영해놓은 사진과 동영상을 미끼로 미나를 협박해 수시로 M시로 불러들였다.
미나가 M시로 갈 때마다 그녀를 짓밟는 남자들은 늘어났다. 친구,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선배, 그 선배의 후배, 그 후배의 친구……. 다섯, 여섯, 여덟, 열……. 그 수는 스무 명을 넘고 서른 명을 넘었다. 강간의 방식도 더 잔인해졌다. (……)
“미나야, 니 언니도 하나 있다 그랬지? 걔도 데리고 와. 아니면 니 사진하고 동영상 인터넷에 확 뿌려버린다. 니네 집에는 불 질러버리고.”
결국 미나는 한 살 많은 언니에게 거짓말을 해 M시로 데려왔다. M 연합 멤버들은 미나의 언니도 윤간했다. 이미 강간범들의 수는 마흔 명에 이르렀다. 미나의 몸과 마음은 정상적인 여성으로서 성장하기 어려울 만큼 다쳤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일 년이 지난 2004년 십이월이었다. 미나의 언니가 결국 신고를 했다. 그런데 신고를 받은 경찰의 수사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니가 우리 유서 깊은 M시의 물을 다 흐려놨다.”
---pp.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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