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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월화 1

폐월화 1

조은담 저 / 이랑 그림 | 테라스북 | 2018년 11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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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550g | 130*190*55mm
ISBN13 9788994300870
ISBN10 89943008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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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언덕에 서면 강 너머 고택의 담장 주위가 내려다보였는데, 그곳에 핀 꽃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진귀한 붉은빛을 띠었다. 바람이 스치면 저들끼리 붉은 물결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별빛이 내려앉으면 은은하게 반짝이기도 하는 이상한 꽃이었다. 그 꽃을 아는 이들끼리는 그것을 은밀하게‘ 폐월화(閉月花)’라 불렀다. 얼마나 아름다운 꽃이기에 달조차 얼굴을 숨긴다는 의미의 이름이 붙었을까. --- p.8

“흐힉! 어, 어이쿠!”
저를 겨눈 칼끝을 본 달현은 방정맞은 소리와 함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늘에 닿을 듯 끝이 없는 검은 그림자가 날 선 검을 들고 달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굴을 가린 검은 천과 묶지 않은 긴 머리가 바람에 흩날려 만들어내는 기운이 기묘했다. 달빛 아래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눈은 속을 읽을 수 없어 절로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였다. 달현의 다리가 앉은 채로 달달 떨렸다. 이, 이자구나! 꽃을 지킨다는 저승사자가! --- p.11~12

“약조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분명 뭐든 하겠다고 한 것 또한 너다. 하면 너는 꺾은 꽃을 대신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사, 살려만 주신다면 무엇인들 아깝겠습니까? 하, 하온데 제가 가진 것이 없어 당장은 변변히 드릴 것이 없습니다. 일찍이 마누라도 죽고 딸린 아이 하나와 겨우 입에 풀칠만 하는 정도여서, 그, 그래도 시간만 주신다면 어떻게 해서든…….”
“꽃 값은 그걸로 하지.”
“예. ……예?” --- p.14

놀란 여리가 눈을 번쩍 떴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하늘과 나뭇잎을 뒤로하고 누군가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 바람이 여리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키가 무척이나 큰 사내는 검은 천으로 얼굴을 반 이상 가리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풀어 헤친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흩날려 여리는 멍하니 눈앞의 이를 응시했다. 모든 것이 검다. 머리도 검고 입고 있는 옷도 검고 여리를 보고 있는 눈빛도 검고 곧았다. 맑지만 서늘한 눈빛. --- p.48

윗옷을 풀어 헤치고 일하는 사내들을 본 것이 한두 번도 아닌데 왜 이리 덥지? 하긴 이제껏 여리가 본 사내들의 몸이라곤 배가 두툼하고 토실토실 살이 오른 것이 흡사 박 같은 몸매가 전부였다. 본 게 그것밖엔 없으니 사내들이란 다 그런 몸을 가진 줄만 알았는데. 이곳의 나리는 달라도 뭔가 많이 달랐다. 군살이라곤 하나 없는, 말 그대로 단단한 사내의 몸이었다.
“으아아! 나 지금 뭐래니? 생각하지 마! 기억해내려고도 하지 마. 이 음탕한 머리. 지워. 지우라고.”
그러나 지우려 하면 할수록 기억은 더 또렷해지는 법. 여리는 오뉴월 개처럼 흐트러질 때까지 머리카락을 벅벅 헤집었다. 이것은 온전히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이럴 때는 기억력도 쓸데없이 더욱 좋았다. --- p.71

빠진 도끼날은 나무에 누워 있던 이겸의 다리 바로 윗가지에 박혀 있었다. 저분은 왜 저곳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것이며, 도끼날은 하필 저리로 날아갔을까? 바람이 불어 나뭇잎 그늘이 살랑거리자 이겸의 눈꺼풀이 귀찮은 기색과 함께 떠졌다. 더 이상 나무 위에서 잠을 잘 수 없음을 예감한 이겸이 부스스 일어나 앉았다.
“이번에도 제가 일부러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만, 언제부터거기 계셨습니까?”
“내가 내 집 어디에 있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 --- p.85~86

거친 손이 머쓱해진 여리는 소매로 꼬물꼬물 손등을 덮었다.
“모름지기 일하는 사내 손이란 다 그런 것이지요. 손이 고와봐야 계집 같다는 소리밖에 더 듣겠습니까?”
“흉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손이 있었기에 너와 아비가 먹고산 것이 아니겠느냐. 그러니 흉한 손이 아니라 장한 손이다.”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은 이겸의 말에 여리가 반짝 시선을 들었다. 그의 작은 한마디가 여리의 가슴에 동그란 파문을 만들었다. --- p.88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이 익숙한 듯 이겸의 검은 동요가 없었다. 무심한 그의 기운을 닮은 검술은 그가 아무런 이유 없이 숨어 살고 있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어둠 속에서 겁에 질린 여리의 손끝이 옅게 떨려왔다. 고택에서 뵌 나리와 지금의 나리는 다른 사람이다. 여리는 피로 물든 이겸의 검을 보며 왜 그를 두고 흉흉한 소문이 돌았는지 그제야 알게 되었다. 사람을 베면서도 서늘한 표정에 동요조차 없는 이겸의 모습은‘ 검을 쥔 저승사자’, 바로 그것이었다. --- p.103~104

감각이 제법 예민하다 생각해왔는데 밤톨 강아지의 체 향을 꽃향기와 혼동하다니. 혼동이 아니라면 이것저것 일거리를 짊어지고 다니는 녀석이니 실제 저 봇짐 안에 말린 꽃가루가 들어 있을지도 몰랐다. --- p.108

평생 겪을 큰일들을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 위험한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탓에 그만 전신이 쇠약해졌다. 그래, 그것만큼 합당한 이유가 없다. 나리에게 안겼기 때문이 아니라고 애써 여리가 주문처럼 외고 또 외는데 그 순간 이겸의 얼굴에서 미끄러진 물방울이 안겨 있는 여리의 얼굴로 떨어져 내렸다. 톡. 톡. 그리고 한 번 더 톡……. 물이 이토록 농염한 것이었나? 안정은 개뿔! --- p.131

“왜 네가…….”
하잘것없는 인연이었다. 그저 골치 아픈 우연들이 얽히고설킨 만남이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손안의 녀석은 저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어주었다. 처음 얼굴을 마주한 날도 이겸의 상처 때문에 내내 주위를 맴돌 정도로 모질지 못한 녀석이었다. 왜냐고 하문하는 이겸의 말에 답할 사이도 없이 여리의 다리가 접혔다. 하얗고 말간 꽃 향이 이겸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바닥으로 풀썩 내려앉았다.
--- p.13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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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고백합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작가님이 만들어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같이 웃고 설레고 사랑하다 결국 확신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은 진정 기발하고 재치 있고 다정한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나 혼자만 알고 싶었던 작가님이었지만 이제 모두가 아는 작가님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정하고 섬세한 표현력을 지닌 작가님의 이야기, 계속 읽고 싶습니다.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대박을 기원합니다~♡
- 일산댁 님

밤에만 피는 붉은 꽃, ‘폐월화’의 아름다움에 홀리듯 조선판 ‘미녀와 야수’ 여리와 이겸의 사랑에 빠져들어 한동안 헤어나오질 못했습니다!
- 헤이 님

사실 『폐월화』라는 제목이 너무 인상 깊어서 절대 안 잊히던 작품 중 하나였는데, 제가 접한 첫 웹소설인 만큼 단행본도 꼭 갖고 싶어서 오래 기다렸어요ㅠ 제가 고등학생 때 시험 기간에 몰래 보기 시작했는데, 내용이 전체적으로 흡입력이 너무 좋아서 계속 기다리며 보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저도 벌써 성인이 되었는데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너무 좋아요♡
- 워낭 님

집중력이 없는 이들도 단번에 집중력 있게 만들더이다. 어린 시절 동화를 읽는 듯 광대를 계속 승천하게 만드는 이야기. 아픈 상처가 있지만 무심한 듯 유머러스함을 유지한 절대 매력의 소유자 이겸과 이름만 여리이지 결코 여리여리하지 않은 너무도 사랑스러운 당찬 최여리. 제가 그랬듯 독자님들의 광대를 계속 승천하게 만들 거라 확신합니다! 기다림이 없는 제가 거의 사오 년을 기다린 작품입니다. 책으로 나온다니 너무 감사하고 기다림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 cdana0115 님

정말 나오는 날만을 학수고대하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 『폐월화』는 단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마치 달콤한 유혹을 하듯 저를 이끌었습니다! 출간된다니 너무 좋고 행복하네요.
- 지서엉 님

글을 읽었을 뿐인데, 영화를 보는 듯 눈앞에 펼쳐지는 작가님의 섬세한 표현력을 따라가다 보면 손에 쥐고 있던 예쁘고 보드라운 꽃잎이 살랑 불어온 바람에 날아가 버린 듯 글이 끝나가는 게 순간순간 아쉬운, 그런 작품!
- 고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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