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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책

삶이라는 책

[ 양장 ] 조정권 유고집-1 시이동
조정권 | 파란 | 2018년 11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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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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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1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4쪽 | 448g | 138*210*20mm
ISBN13 9791187756286
ISBN10 1187756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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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권 선생의 유고 시집 『삶이라는 책』은 당신 생전의 마지막 시집 『시냇달』을 출간하고 난 이후 2017년 11월 8일 영면하시기 전까지 집필하신 원고들을 묶어 출간한 것이다. 물론 2017년 6월 병세가 위독해져 다시 입원하신 것을 감안한다면, 여기 수록된 시편들은 그 시기까지의 작업에 해당될 것이다. 시집 맨 앞머리에 놓인 「히비스커스라는 꽃에 바친 일곱 편의 시와 오늘 하루의 노래」나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다섯 번의 변론 중 하나」「내 스승은 비 맞고 살던 비였다」같은 시편들에서 당신의 삶 전체를 정리한 듯 보이는 연대기적 서사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맥락 역시 선생이 품을 수밖에 없었을 저 몸서리치는 죽음의 예감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삶이라는 책』은 선생의 유고 시집이기에, 197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2017년 작고하시기까지 만 47년에 이르는 시작 활동 기간의 휘황한 정수들을 빠짐없이 거느리고 있는 결정판의 풍모를 드러낸다. 이는 단지 선생의 시 세계의 다양한 특질들이 드넓게 포진되어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에서 솟아난 예술적 영기(靈氣)들을 총총하게 흩날리면서 단단하게 응축된 미학적 짜임새와 그 첨예한 얼개들의 모서리를 벼랑 끝에 선 절정의 감각으로 벼려 내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 이찬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삶이라는 책』은 선생이 우리에게 보낸 “절복(切腹)의 편지”이다. ‘결단코 완독할 수 없는 삶이라는 책’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살았던/기다림”의 가치를 발견한다. 선생이 남겨 놓은 사랑의 말을 되된다. “기다린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선생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남겨 놓은 말, 낮게 소곤거리지만, 번개처럼 몸을 갈라 버리는 구절. “우리가/함께한다는 것./우리가 하루하루/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서로 머문다는 것/한 송이 어깨 옆에 또 하나의 어깨처럼.”(「히비스커스라는 꽃에 바친 일곱 편의 시와 오늘 하루의 노래」) 세간에서 선생의 시 세계를 지칭했던 단어 ‘정신’을 『삶이라는 책』은 거부한다. 선생은 공허한 정신과 축약한 언어를 교환하지 않았다. 선생의 짧은 시에는 이미지즘에 기반을 둔 강렬한 이미지가 크롬처럼 반짝인다. “파란만장한 사람 혼자 가기엔 너무나 환한 햇빛/매미 소리 돗자리 들고 아카시아 숲으로 누우러 간다.”(「환한」)
- 장석원 (시인, 「단 두 줄로 쓴 절복의 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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