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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인

어느 여인

: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 시와 눈물이 담긴 작은 이야기

김두리 | 띠앗 | 2018년 11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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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48*210*20mm
ISBN13 9788958541202
ISBN10 8958541202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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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골 유원지에서 임신한 여인이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하고 있었다. 신랑은 그 근처 유원지 속 노점 상인들에게 물건을 배달해 주고 있었다.
아침에 오토바이에 물건을 싣고 노점 상인에게 올라가면 오후쯤에나 술이 취해 내려온다. 그리곤 집에 오면 괜히 시빗거리를 만들어서 집안 물건을 부수곤 했다. 임신한 여인은 하루 종일 구멍가게에서 힘들게 일하고 오후에 신랑 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여인은 임신한 배를 맞을까 봐 조심해서 피했다.

하루는 맨발로 산속으로 도망쳤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깜깜한 산속에 맨발로 숨어 들어갔다. 너무 무서웠지만 그때는 신랑이 더 무서웠다. 신랑이 조용히 잠들기만을 기다리다가 집으로 들어갔다. 힘들어서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다.
여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다 잠들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애기가 태어났다.
조산소에서 애기 탯줄이 이렇게 말라비틀어진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너무 먹을 것이 없었기에 허구한 날 배가 고팠다. 애기한테 너무 미안했다.
신랑의 폭력, 화투, 바람피우는 것, 돈 없는 것. 그렇다고 이혼도 쉽지 않았다. 임신 중에 애기를 유산하러 간다고 오래간만에 목욕탕에 갔었다. 옆에 목욕하고 있던 아줌마가 배를 보며 말을 걸어왔다.
여인은 어렵게 말을 했다.
“지금 목욕하고 유산하러 병원 간다”고.
아줌마가 한사코 말렸다.
“새댁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 봐.”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병원 앞에서 서성이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애기한테 잠시나마 그런 마음을 가진 것에 미안했다. ‘애기 너도 알잖아. 매일같이 심장 뛰며 불안 공포 속에 살아가는 게 얼마나 고달픈지를.’
여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매일매일 흐르는 눈물이 저 흘러가는 시냇물 같다고. 잠시라도 조용히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픈 생각뿐이었다고. 숨이 쉬어지니까 움직이고 눈이 떠지니까 일을 해야만 하고, 먹고 살아가야 하니까 기계처럼 소처럼 움직이고. 몸이 쇳가루처럼 부서지더라도 그녀는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했다. 오직 애기와 그녀를 위해서….
하루는 신랑이 화투를 치고 있을 때 저녁밥 먹으라고 한 번 가서 말했다. 나중에 또 차리기 귀찮아서. 그런데 긴 각목을 가져와서 여인을 친다는 것이 각목이 길어서 형광등이 팍 하고 터졌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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