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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놀이

수혈놀이

[ 양장 ] 애지시선-079이동
황희순 | 애지 | 2018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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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222g | 128*188*20mm
ISBN13 9788992219785
ISBN10 8992219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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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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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우리 사이엔 날선 칼이 놓여있었지 서로를 넘나드는 발자국에 피가 묻어났지 나란히 누워 마주보면 이빨 사이로도 피가 스몄지 그 피 서로 핥아주며 낄낄거렸지 손만 잡아도 상처가 환히 피었지 너의 외로움과 나의 즐거움이 부딪치면 불똥이 튀었지 둘이 머문 들판은 언제나 축제장이었지 불꽃 낭자한 축제에 정신이 팔려 피를 몽땅 낭비해 버렸지 우린 껍질만 남아 밀려다니다 사라졌지 살고 살고 또 살아도 어김없이 혼자라도 다시 살고 싶어지는 12월, 오래 숨겨두었던 마지막 남은 피를 꺼냈지 새싹이 봄에만 돋는 건 아니지
---「수혈놀이」중에서

까마득한 옛날, 7일 동안 일어난 일이야. 그땐 세상에 아무것도 없었어. 신은 홀로 모든 걸 창조하셨지. 그리고 또 하나, 사랑스런 너를 내게 보내셨지.

쉿, 입을 막았을 뿐인데……. 네가 왜 움직이지 않는지 나중에 알았어. 내 자식을 내가 죽인 거야. 총을 들었지. 내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어. 그뿐이야. 한참 뒤 네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어. 아무 일 없다는 듯 놀고 있었어. 죽었으면서 넌 안 죽은 거야. 절대 포기하지 말고 강해지라고, 좋은 엄마가 되어보라고, 신이 기회를 주시는구나 믿었지.

모든 게 어렴풋이 보여. 견디기 힘들 땐 냉정해져야 해. 커튼을 닫아야 환해지는 낯선 방, 빛은 위험해. 이건 꿈이 아니야. 저승이 정말 있을까. 있다 해도 가면 안 돼. 여기가 이승이자 저승.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사는 곳. 그래야 해. 그래야 해.
---「나머지 사람들」중에서

뱀딸기도 처음엔 달콤했대 이쁘기까지 한 그것이 잘난 체를 넘치게 해서 神이 단맛만 빼앗고 뱀 곁에 뱀처럼 기어 다니게 만들어놓았다는 거야

뱀이 침 발라 놓았다는 그걸 할머니 몰래 따먹었다고 했잖아 맛을 잃은 뱀딸기가 복수한 거야 저를 탐한 어린 내게 덤터기를 씌운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람 시늉을 이토록 오래 할 수 있겠어 이십 년 전에도 말했지 사람으로 둔갑한 나를 아무도 눈치 못 챘다고

모퉁이 들어서야 빛나는 이 비늘, 밤이면
세상을 날면들면, 훨훨 춤추는 긴 목
아직도 모르겠어?

내 눈, 똑바로 보라니까
---「蛇足之夢」중에서

초파리는 제 피가 붉다는 걸
알고 있을까
벽에 붙은 그를 친 손바닥에
쉼표만한 피가 한 점 묻어났다
심장이 있었던 거니
붉은 네 심장을 내가 터트린 거니
죽은 듯 고요한 나날
벼랑의 현기 견디는 너를
밀어버린 거니
이 고요 어떻게 뼈져나갈까
궁리하는 너를 지워버린 거니
맘 놓고 앉아있을 곳은 없단다
두리번대다 지워진 목숨이
어찌 너뿐이겠니
한밤을 지키는 별은 모두
이 땅에서 지워진 눈빛
너도 별이 되겠구나
내가 별이 될 때까지 나를
지켜보겠구나
---「초파리의 거울」중에서

한때는 숨기 좋은 곳이 있었지. 따듯하지 않아도 위태롭지는 않았어. 그날 이후 가지가 하나씩 툭툭 부러지고 하늘이 훤히 보이기 시작하더군. 그게 하늘이 땅이 무너질 징조였다는 걸 삼십 년이 지나서야 알아차렸어.

그 후 숨을 곳을 찾아 헤매는 동안 키가 자라, 어딜 가나 꼬리도 점점 비어지게 자라, 그늘조차 없는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게 되었지.

유독 한 나무에만 모여 지저귀는 참새들 본 적 있니? 숨기 좋은 나무의 비밀을 사람이 어찌 알겠어. 어여쁜 조슈아, 이젠 네가 술래 할 차례야. 영영 숨은 네 아비는 나중에 찾기로 해.

비어져 나온 이 꼬리부터 싹둑 잘라 묻고, 숨어볼까? 흐흐 그래그래, 인생은 아름답다고 했지. 찾으라고 말할 때까지 눈뜨기 없기. 몸 숨길 만큼 땅 파낼 때까지 찾기 없기.

흡, 숨소리도 내면 안 돼. 더 꼭꼭 숨어야 해. 누가 뭐래도 살아남아야 하니까.
---「인생이 아름다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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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순의 시집 『수혈놀이』는 그냥 시집이 아니다. 피의 잉크로 쓴 섬뜩하면서도 찬란한 영혼의 기록이다. 아무나 印?할 수 없는 절묘한 네거필름이다. 그냥 시집이 아니라는 말은, 흔히 보아온 시집들과는 생판 다르게 시적 상상력의 높이와 시인정신이 아무나 쉽게 오를 수 없는 높은 高度에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죽은 비유로 개칠한 이른바 正統을 내세운 사이비 서정시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래적인 전망과 시야를 알맞게 유지하면서, 고질적인 인간관계의 속박이나 가치를 훌훌 털어버리는 逸脫의 시적 긴장을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實驗이다 解體다 하며 손끝 짬짜미로 짜맞추는 요즘의 흔한 시집들과는 달리 시적 구도의 높낮이와 진폭이 아주 견고하게 다듬어져 있다.

여성의 좌절과 방황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미시적 관찰은 시인이 다다를 수 있는 젤로 높은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이만치 시의 威儀를 절실하게 지켜내는 시인이 대전에 살고 있었나 할 정도로, 나는 이 시집을 읽고 깜짝 놀랐다. 이토록 生과 死의 굴곡진 비애를 섬세한 눈금으로 재생시키는 시인이 한국에 살고 있었나 할 정도로, 시집을 읽는 내내 독서의 緊張美를 마냥 맛볼 수 있었다. 임강빈 시인을 ‘선생님’으로 20여 년 모신 황희순 시인은 언뜻 보면 다소곳한 長幼有序의 여인이지만 詩 앞에서만은 문득 悲壯하게도 破格이다. 시인의 영혼을 부위 별로 세일하는 原初的 이미지, 그리고 마지막 남은 세포가 무한 복제를 거듭하면서 새 생명을 얻는 생명의 고리는 신비롭다. 인간은 초파리의 쉼표만 한 피 한 점처럼 소소하다는 이 無比의 상상력 앞에 어느 독자인들 무릎을 치지 않을쏘냐. 시를 한편 한편 읽어나갈수록, 작두날 위에서 춤을 추는 神의 리듬이 실비 내리는 소리처럼 나직하게 들려오고 대지에 씨를 뿌리는 大母의 손짓이 저녁놀인 양 보인다.
- 오탁번 (시인/작가.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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