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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각하다

나는 심각하다

틴틴 다락방-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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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92g | 145*205*20mm
ISBN13 9788984315679
ISBN10 89843156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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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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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미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좋은 어린이·청소년책을 찾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번역한 책으로는 《부엉이 탑》 《아프리카에서 온 카멜레온 캄부의 모험》, 《성냥팔이 소녀와 마법 반지》, 《재미 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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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서클의 창단 멤버는 용감한 소년 넷으로, 그들은 김나지움 1학년 때 수업이 끝난 뒤 공원에 이쓴 어린이 놀이터 근처 라일락 숲 뒤에서 이른바 “십자 모양 오줌 싸기”를 하려고 모였었다. 그들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80센티미터 쯤 되는 정사각형을 염두에 두고 각자 사각형의 꼭짓점에 서서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오줌을 쌌다. 네 개의 오줌 줄기가 사각형 한가운데로 향하는 게 아니라, 서로 아래위로 교차하여 뻗어 나가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들의 목표가 대부분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항상 구경꾼들 사이에서 세 번째 줄에 서야만 했기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나는 그 일이 매우 흥미로웠다. 오줌을 싸는 행동 자체보다는, 오줌 줄기를 만드는 고추 크기 때문이었다. 고추의 길이와 크기를 자랑하는 것은 당시 우리 반 남자들의 영원한 주제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색깔 또한 아주 중요했다. 오토카는 종종 “자기 것”은 우리처럼 연분홍색이 아니라 이미 갈색이라고 아주 으스대면서 보여주었다. 내 고추는 연분홍색도 아니고 대리석 무늬의 하얗고 밝은 청색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 고추가 아주 부끄러웠다.
나는 밝은 대낮에, 그리고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 오줌을 싸느니 차라리 바지에 싸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게다가 당시 우리 반에는 뚱보 녀석이 하나 있었는데(다행히도 그 녀석은 지금 다른 학교로 전학 가고 없다), 그 녀석은 항상 내 코를 움켜쥐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내 코를 누르고 흔들다가 아주 멍청하게 킥킥거리며 소리쳤다.
“하-하-하, 쥐방울 코, 쥐방울 좆!”
하지만 당시 나는 남자의 성기를 일컫는 이 말을 전혀 몰랐다. 그래서 순진하게도 이 단어가 자주 연약한 코를 지칭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내 코는 아주 연약했다!
아무튼 나는 이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심한 코감기에 걸려 하도 코를 풀다 보니 코가 아주 많이 헐고 빨개졌다. 나는 엄마에게 다정하게 물었다.
“엄마, 연고 있어요? 내 좆이 줄줄 새서 아주 빨개진 데다가 불이 나요.”
그러자 엄마는 아주 끔찍한 일이라며 당장 실력이 뛰어난 의사에게 가야 한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엄마는 곧바로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을 잡을 거라며, 이런 끔찍한 일은 하루라도 지체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일반 가정의는 못 미더우니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코감기 때문에 엄마가 그렇게 흥분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깟 일로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를 진정시키려고 이렇게 말했다.
“너무 과민반응하지 마세요, 엄마! 며칠 전부터 우리 반 아이들 전부 이래요. 분명히 베레나가 나한테 옮겼을 거예요!”
그러자 착한 우리 여사님은 당장이라도 실신할 것처럼 보였다. 그 당시만 해도 엄마와 나는 지금처럼 지독한 싸움을 벌이지 않았고 서로를 사랑하는 한 부모 가족이었기 때문에, 나는 엄마가 걱정되어 엄마 손을 잡고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 왜 그러세요? 어디 안 좋아요?”
그 순간 재채기가 나왔다. 콧물이 곧장 엄마의 밝은 회색 비단 블라우스의 가슴 부위에 날아가 짙은 콧물 자국을 남겼다. 나는 엄마의 새 블라우스를 더럽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엄마, 죄송해요! 하지만 내 좆이 오늘은 완전 통제 불능이에요!”
엄마의 눈빛이 다시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아들이 뭔가를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내가 이해하기 쉽도록 그 낱말은 코가 아니라 남자 성기에 대한 “좋지 않은 저속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내가 왜 이런 착각에 빠지게 되었는지 엄마에게 말했다. 엄나는 사랑의 힘을 음경의 길이로 증명하려는 마초-바보들이 도처에 퍼져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성관계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길이가 아니라 “아주 다른 성질의 것들”이라며 일장연설을 했다. 그리고 온갖 말들을 중얼거렸는데, 나는 그 말들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 확실해졌다. ‘엄마는 나를 위로하려고 할 때마다 늘 이런 말투와 이런 눈빛으로 이야기하지.’
내가 만약 이 문제로 위로가 필요하다면, 그건 내 음경의 길이가 정상적인 음경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증거다! 하지만 이 사실이 또래 아이들에게서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길이의 음경을 갖지 못한 소년을 특별히 당황스럽게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소년은 성숙하게도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키가 작은데 음경 길이가 길면 그게 더 이상하잖아.’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나의 가장 은밀한 신체 부위를 친구들 앞에 드러내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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