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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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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12g | 128*188*20mm
ISBN13 9791185823355
ISBN10 118582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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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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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시장에서 노인의 앞 판자 위에 놓인 꽃신을 보다가 오고 또 오곤 했다. 앞으로는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결심이, 올 때마다 이 시장 모퉁이에 더 오래 있게 한다. 다시 오면 꽃신이 한 켤레씩 눈에 띄지 않았지만 사려고 머뭇거리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슬퍼서는 안 될 일이 슬프게 되어버린 어떤 결혼의 내 추억처럼 꽃신을 사가는 사람은 눈에 잡히지 않았다. 지금 저 판자 위에 꽃신 다섯 켤레만이 피난민으로 가득 찬 시장의 공허를 담고 있다. 그것이 다 팔려 가기 전, 한 켤레 신발을 위해 돈주머니를 다 털어 버리고 싶지만 결혼 신발 아닌 슬픔을 사지나 않을까 두렵다.
---「꽃신」중에서

남은 달걀을 다 부쳤다. 피리아저씨도 점잖은 말과 달리 저 미군같이 한두 입에 다 먹었다. 두 사람이 굶주리고 왔는데 동네 사람 배고픈 사정을 내가 몰랐구나. 나는 피리아저씨한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다.
---「동네 술」중에서

지안이 들고 오던 조그만 찻잔, 그 둘레같이 완전한 사랑의 꿈은 찻잔에 입술을 댈 때마다 지안의 마음에 음악을 들려주었을 것이다. 지금 그 잔에 조그마한 금이라도 간다면 지안이는 모진 상처를―차라리 내가 그 잔을 버리고 음악도 잊어버리고 어디로 영 가 버리는 거다. 이 언청이 입술로 어두운 곳에서 저 진달래 꽃잎 같은 입술을 찾아 꼭 누른다면 어떻게 될까? 지안은 아파서 피를 흘리겠지. 그렇지만 지안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람마다 아픈 상처가 있는 것. 요즘 세상에 흉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 상처 있는 곳이 다를 뿐이지.
---「겨울의 사랑」중에서

“얘들아, 크라운은 왕관이고 이 서커스 클라운은 코가 아주 크다. 너희들 코 두 개 뭉친 것보다 더 크다. 속이 아무리 답답해도 클라운은 귤 하나 들어갈 만한 큰 입 벌리고 웃는다. 익살을 부려서 남을 웃기기만 하는 것이 클라운이다.”
그때 내 앞에 섰던 애는 희미하게 볼 수가 있었다. 이마에서 곧장 웃고 있는 입까지 내려온 딕의 코를 만져 보려는 듯 손을 뻗더니, “크라운 아저씨.”
딕을 가리키며 그 애가 소리쳤다.
“이 아저씨가 크라운이지. 헬로 크라운.”
---「서커스 타운에서 온 병정」중에서

그 배는 계절과 함께 쭈그러든 것같이, 고향으로 가지도 못할 것같이 내가 기억했던 것보다 아주 작아 보인다.
많은 선객들을 보자 나도 그 틈에 끼었다. 배에 오르니 생선, 해초 냄새―이제야 고향에 들어선 것 같다. 옷 보따리를 든 사람들을 밀어붙이며 선실 불빛을 향해 앞으로 갔다.
---「밤배」중에서

송화는 조갯살을 공중 높이 던졌다. 조갯살은 바람에 날리어 치마 위에 떨어진다. 바우도 송화 바구니 속에서 왕새우를 집어 높이 던진다. 새들이 두 아이를 둘러싸고 빙빙 돈다. 송화는 연방 조갯살을 바우에게 주면 바우는 그것을 공중 높이 던지고 송화는 조개와 소라를 바위에 부수어 바우에게 주곤 한다. 바구니에 조개가 다 없어질 때까지 그들은 그런 장난을 했다.
---「씨값」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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