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악어 가족
이 책은 A부터 Z까지 26개의 알파벳을 통해 정신없는 악어가족의 일상을 실감나게 보여 줍니다. 언제나 시끌벅적한 악어 가족은 쉴 새 없이 무언가를 하다 두통을 앓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나 인디언을 따라 합니다. 온 가족이 사자 흉내를 내거나 가발을 써보는 익살스러운 모습부터 가족끼리 서로 다투기도 하는 현실적인 모습까지 가감 없이 담겨 있어 ‘알파벳 책’이지만 어른 들도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원서가 갖고 있는 운율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원문과 번역문을 병기해, 두운법을 활용한 영문의 운율과 의성어 및 의태어, 비슷한 종결 어미가 만들어내는 번역문의 라임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닭고기 수프
닭고기 수프는 맛있어. 맛있으면? 매일 먹으면 되지! 이 책에는 좋아하는 닭고기 수프를 일 년 내내 맛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매달 새로운 방식으로 닭고기 수프를 즐길 방법을 궁리하지요. 1월에는 스케이트를 타면서, 2월에는 눈사람의 생일파티에서 닭고기 수프를 먹고 싶어 합니다. 3월에는 꽃샘추위가 몰고 온 바람이 수프 그릇을 엎어 버리겠지만 괜찮습니다. 따뜻한 4월이 오면 머나먼 여행지에서 즐기는 닭고기 수프를 꿈꿀 수 있으니까요.
모리스 샌닥은 아이들에게 일 년 열두 달의 명칭과 사계절의 변화를 알려 주기 위해 이 재치 있는, 닭고기 수프에 의한, 닭고기 수프를 위한, 일 년 열두 닭고기 수프 찬양가를 생각해냈습니다. 의성어, 비슷한 어구를 반복 활용한 문장은 마치 노랫말같아 입말로 따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소년의 바람을 형상화한 그림 묘사가 더해져 독자들은 입 안 가득 맴도는 닭고기 수프의 맛을 상상하며,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조니는 혼자가 좋아!
누구에게나 혼자인 시간은 필요하고, 조니는 혼자인 지금이 좋습니다. 홀로 남아 책을 보는 이 순간 조니의 집은 공기마저 평화롭습니다. 그런데 곧 생쥐, 고양이, 원숭이 등 점점 많은 손님이 찾아오면서 조니의 평화는 산산조각나지요. 그리고 어느새 여덟까지 불어난 불청객으로 가득찬 조니의 집. 이 어수선한 분위기는 열 번째의 문제 “이제 조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로 전환됩니다. 조니가 떠올린 묘안은 다름 아닌 협박이랍니다.
조니의 엄포에 겁먹은 불청객들이 걸음아 날 살려라 빠져 나가면서 조니의 집엔 다시 조니만 남게 됩니다. 혼자였던 조니가 하나에서 열로, 열에서 다시 하나로 돌아오기까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 세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거북이에게 꼬리를 물리는 강아지나 등에 낡은 옷을 지고 다니는 호랑이 등 우스꽝스러운 불청객들의 행동과 얽히고설킨 그들 사이의 관계, 곳곳에 숨겨진 구두, 바나나 등의 소품들, 그리고 조니의 표정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즐기면서 관찰력을 기를 수 있답니다.
무슨 상관이람!
이 책은 "무슨 상관이람!"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다 사자에게 잡아먹힌 소년 피에르를 통해 예쁘게 말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묻는 말은 하나가 아닌데 피에르의 대답은 오직 하나 “무슨 상관이람!”뿐입니다. 곧 사자에게 잡아먹힐 것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피에르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지요. “무슨 상관이람!” 결국 사자는 피에르를 꿀꺽 삼켜 버렸답니다.
다행히 외출했다 돌아온 부모님이 피에르를 구해 줍니다. 이 일을 계기로 피에르는 변화하지요. 사자에게 잡아먹혔지만 다행히도 죽지 않았으니까요. 피에르는 이제는 묻는 말에 대답도 잘하고, 타인의 배려에 “고마워”로 답하기도 하는, 타인과 소통하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이 책에는 ‘교훈적인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만,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기보다 독자들로 하여금 머리를 탁 치는 깨달음을 이끌어 냅니다. 모리스 샌닥은 이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중심이 나에서 타인으로 확장되는 성장의 첫 걸음은 타인과 소통하려는 의지임을 알려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