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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유혹, 맛의 디아스포라 짜장면

검은 유혹, 맛의 디아스포라 짜장면

: 면발로 잇고 읽는 한중일 문화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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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153*224*30mm
ISBN13 9788997454280
ISBN10 899745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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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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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짜장면에 들어가는 장을 가리켜 흔히 춘장이라고 부른다. 춘장이라… 이 춘장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우선 장이 뭐냐를 짚는 것으로 순서를 잡아보자. 이 물음에 대해서는 일찍이 조선 시대 농사요결서인 「증보산림경제」가 진즉에 대답을 마련하고 있다.

장醬은 장將이요 모든 맛의 으뜸이다. 인가의 장맛이 좋지 않으면 비록 좋은 채소나 맛있는 고기가 있어도 좋은 요리가 될 수 없다. 촌야의 사람이 고기를 쉽게 얻지 못해도 여러 가지 좋은 장이 있으면 반찬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 가장은 모름지기 침장에 뜻을 두고 오래 묵혀 좋은 장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글자로 장은 장, 곧 두 글자로 하면 장수다. 장醬의 밑에 붙어 있는 유酉는 발효식이라는 뜻이므로 그런 발효식에 포함되는 술[酒]보다 계급이 높은 걸까. 간장, 고추장, 된장 따위의 장류가 모두 장수들이고 그들이 거느리는 것이 병졸이라면 그 병졸들에 포함된 것이 고기나 야채나 생선들인가? 음식 맛이 좋으려면 뭐니 뭐니 해도 장맛이 좋아야 한다는 주문을 되새기고 나서 다시 이어지는 것은 역시 춘장은 어떤 장인가이다.
한국의 간장, 고추장, 된장은 모두 곡장에 포함된다. 곡물로 빚어 만든 장, 다시 말해 콩으로 띄운 메주로 간장과 된장을 담그고, 고추장에 섞는 찹쌀가루도 곡물의 한 종류이므로 곡장류에 포함된다. 새우젓, 조개젓 등은 바다에서 나는 어류를 삭혀 만든 어장魚醬이다. 여기에 이금기 소스로 알려진 건 굴을 간장에 끓여 만들었으니 그것도 어장에 속한다. 이밖에 쇠고기를 간장에 넣고 끓여 졸이는 장조림은 육장肉醬이다.
춘장은 중국의 장 가운데 곡장에 해당한다. 중국의 화북 지방의 곡장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색깔로 구분하여 흑장과 황장으로 나누는데 흑장이 바로 우리가 중국음식점에서 양파를 찍어 먹는 그 춘장이다. 흑장黑醬은 문자 그대로 검은 색깔의 장이고 황장은 색깔이 누렇다는 의미에서 황장이지만, 흑장보다 약간 갈색을 띠고 있어서 짙은 갈색에 가깝다. 모두 장독의 뚜껑을 열고 햇볕을 오래 쬔 까닭이다.
흑장은 티엔장甛醬 혹은 미엔장面醬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밀가루로 찐 빵을 주원료로 발효시킨 장이다. 황장은 밀가루 성분 이외에 콩을 메주로 쑨 것을 섞어 넣는다. 티엔장이 밀가루 성분이 많아서 좀 더 단 맛이 강하며 황장은 콩 성분으로 말미암아 고소한 맛이 진하다. 짜장면의 소스를 만드는 장, 베이징 카오야의 밀쌈에 싸서 먹는 오리고기와 대파와 오이를 찍는 장, 혹은 전병에 바르는 장, 만두를 먹을 때 대파를 찍어먹는 장 그리고 우리가 짜장면의 소스를 만들 때 양파와 돼지고기를 넣고 볶아내는 장도 모두 이 미엔장이나 황장이다. 우리의 된장과 진배없는 장인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복잡한 이름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정리를 하자.
이 춘장의 정식 이름은 총장蔥醬에서 말미암는다. 여기에서 총蔥이란 파다. 파를 찍어먹는 장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이대파와 춘장의 콤비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그 결합의 성분이 대파 대신 양파로 바뀐 것은, 대파보다는 양파가 훨씬 보관과 저장이 편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짜장면의 제일 맏형 격인 만두와 미엔장과 대파의 콤비에서 대파 대신 양파로 바뀐 것이다.
총이 춘으로 와전된 데는 중국어 모음의 발음구조로부터 다시 말미암는다. 이를테면 모택동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마오쩌뚱이라고 발음하지만, 아무 물건이나 닥치는 대로 싸잡아 가리키는 명사인 동서東西라는 말은 똥시라고 발음한다. 같은 동을 경우에 따라 뚱이라고도 하고 똥이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 우리말의 ‘ㅜ’와 ‘ㅗ’처럼 모음의 음양 구별이 뚜렷하지 않고 서로 넘나든다. 듣기에 따라서 그리고 입으로 발음하기에 따라서 딱히 ‘ㅜ’도 아니고 딱 부러지게 ‘ㅗ’도 아니지만 실은 ‘ㅜ’이기도 하고 ‘ㅗ’이기도 한, 미묘한 발음체계 혹은 구강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총장은 충장에 가깝게 들릴 수도 있다. 그 충의 ‘ㅇ’은 바로 뒤에 따라오는 ‘ㅈ’과 서로 부드럽게 잘 어우러지기 위해 ‘ㄴ’으로 바뀌고 말이다. 이를 테면 우리나라 발음의 자음끼리 결합하는 과정에서 서로 걸리적거리는 발음을 부드럽게 하려고 자음접변하는 것과 통한다고 보면 어떨까.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제법 여러 개의 이름들이 헷갈리므로 정리를 하자

다시 말해 우리가 춘장이라고 일컫는 장은 재료는 곡장으로 면장, 첨장, 첨면장 등의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색깔로 나타낼 때는 흑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총장은 별명인 셈이다. 그 총장이 한국으로 건너와 와전되어 춘장으로 되었으니 와명訛名(와전된 이름)이다. 춘장에 감추어진 이런 이름들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작지만 큰 차이이다.
여러 개의 이름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견문을 넓혔으나 여기에 그치지 말고 한자 풀이로 썰의 진도를 좀 더 나가보자. 중국의 노자호老字號(노포의 중국말이라고 생각하면 됨)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자금성 밖 전문前門 앞에 자리한 500년 연조의 육필거六必居 매장에 들어간다고 치자. 장을 담은 용기에 첨장이라 적혀 있다. 이 첨甛이라는 글자가 뜯어보면 제법 재미있다. 甛 = 舌혀 설 + 甘달 감으로 부품을 뜯어 풀면 혀가 달다는 뜻.
이 첨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영화가 있으니 장만옥과 여명이 출연한 「첨밀밀甛蜜蜜」. 밀蜜에 들어 있는 벌레 충?은 벌이다. 곧 벌에서 따는 꿀이다. 영화에서는 장만옥이 섹시한 입술로 오물거리며 무언가를 먹는데 이 장면과 함께 장만옥이 여명과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눈에 들어와야 한다. 왜냐, 그 키스의 맛은 필시 혀가 달 것이므로. 흔히 달콤한 첫 키스의 추억이라는 말이 바로 그 말이다.
거기에 교태가 넘쳐흐르는 등려군의 노래가 반주로 깔린다. ‘티엔미미’로 시작하는 그 티엔이 바로 혀가 달다는 뜻. 교태 만점의 음색인 등려군의 이 노래는 온통 붉은 색 노래만 부르던 대륙 중국을 뒤흔든 바 있다.
그런데 이 혀가 달다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였으니, 내 연배쯤 되는 세대들, 곧 단 음식이라고는 별로 먹을 기회가 없던 세대에게 부동의 국민 외식 메뉴 1위로 짜장면을 올려놓은 비결이기 때문이다. 고추장, 된장, 간장이라는 곡장은 단맛, 곧 혀에 전해지는 달콤함을 맛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짜장면을 처음 먹고 그에 빠진 비결이 바로 이 달달한 맛에 있다고 추정해도 그리 큰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이 짜장면이 최근 일 년 중 특정한 어느 날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먹는 음식이 되고 말았으니 이른바 블랙데이라는 날이 그날이다.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인지 사탕인지를 받지 못한 축에 속하는 이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이 되고 만 것이다. 그건 물론 흑장, 곧 색이 검다고 해서 오도된 노릇이다.
하지만 짜장면의 고향인 산동에 가면 그 검은 색은 완전히 다른 색이 된다. 산동을 무대로 하는 소설 「수호지」의 등장인물 송강 그리고 송강과 더불어 매력만점의 캐릭터인 이규, 이들 둘의 별호에 붙은 공통점이 바로 흑인 것. 호보의呼保義(의리를 부르짖고 보
위하는)라는 호를 가진 송강은 흑송강이요, 쌍판부 도끼를 마구 휘두르는 이규는 흑선풍이다.
중요한 것은 이 흑이 바로 계열 다시 말해 문화 코드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흑자 계열의 인간에는 장비로부터 판관 포청천과 공자의 호위 무사 자로가 포함된다. 반면 흰색 인물도 있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간웅 조조. 흑백의 캐릭터 차이는 강직剛直과 간사奸邪. 다시 말해 심지가 굳고 성미가 곧은, 체질적으로 남에게 아첨 떨지 못하는 캐릭터이다. 흑은 직과 통한다.
이런 직이라는 글자를 자신의 필명으로 삼은 이는 광인일기의 작가 노신. 직의 뒤에 입이라는 글자를 붙인 필명도 있다. 직입直入이라니 이건 무슨 말인가. 그 앞에 두 글자가 생략되어 있는 단어이다. 생략된 두 글자가 뭐겠는가. 다름 아닌 단도單刀다. 노신에게 묻는다 치자. 당신은 누구요? 노신이 ‘나는 직입이다 어쩔래?’ 라고 대답했다고 하자. 직입? 하고 되물은 다음, 아아, 단도네. 선생은 어째서 단도라는 거요? 그건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살벌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기로 하자는 말이다.
요컨대 짜장면이 검다고 해서, 흑장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블랙데이니 뭐니 하는 초콜릿 장사치가 만든 장삿속에 넘어가면 빙충이가 된다는 말이다. 평소에 많이 먹자, 짜짱면을. 곧고 굳은 심지, 영혼의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니 말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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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수와 지난 10여 년을 만나오면서 내가 확인한 것은 그가 짜장면을 애호하는 인간이라는 점이다. 나는 유교수를 중문과 교수가 아니라 짜장면 박사라고 놀려준 적도 있었다.
- 손덕준 (인천화교협회장. 중화루 대표)
짜장면과 노신魯迅이라니. 짜장면을 자신의 전공인 魯迅에게 끌어다 붙여 魯迅의 魯가 노채魯菜의 魯이리라는 발견은 중국의 노신학계에서도 괄목상대해야 할 가설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 이정훈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흥미진진하다. 지난 20여년 선배의 구라와 썰을 들어온 셈인데, 이 짜장면 ‘썰’이 산동에서 모택동으로 그리고 다시 노신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짚은 대목은 짜장면 한 그릇이 그의 말마따나 문명 짜장면 혹은 인문 짜장면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증빙이 될 것이다.
- 전홍철 (우석대 공자 아카데미 원장)
유선배와 인연을 처음 맺은 2005년 무렵부터 화교와 짜장면 이야기가 나오더니 이제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 동안 간간이 그로부터 짜장면 타령을 들어왔고, 앞으로도 스토리가 풍부히 감추어진 이 짜장면이 유선배의 바람대로 다큐멘터리로 웹툰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정한진 (창원문성대 호텔조리제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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