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지례의 추억

지례의 추억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34g | 145*200*20mm
ISBN13 9791158541590
ISBN10 11585415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산고개가 험해봤자 내 든든한 다리로 몇 시간만 부지런히 걸으면 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해 지기 전에는 친구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자 장복순이 말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어떻게 마중도 안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그 험한 곳에 친구를 초해놓고.”
장복순은 진정 내가 걱정스러운지 내 친구인 규하를 나무라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나는 얼른 친구를 변명했다.
“그 친구는 내가 오늘 간다는 건 모를 거예요. 방학 때 아무 때나 오라고 했거든요.”
요즘은 집집마다 전화가 개통돼 있지만 당시에는 전화가 없었다. 편지라도 보내 내가 언제쯤 방문할 것이라고 알렸으면 좋았겠지만, 당시 나로서는 그런 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장복순에게 동재를 넘어가는 길을 자세히 전해 듣고 식당에서 일어났을 때는 시간은 이미 오후 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점심 잘 먹었습니다.또 만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 집 가는 길을 가르쳐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왠지 아쉬웠지만 나는 그들과 손을 흔들며 그렇게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기도 했다.

신작로를 한 오 분 가량 걸었을까, 이윽고 왼편으로 난 황톳길로 접어들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말한 로 넓은 하천이 나타났다. 하천변에는 고운 모래가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하천 가운데는 거의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를만큼 깊이도 만만찮았다. 나는 바지를 한껏 걷어 올리고 무거운 가방을 머리에 이고 천천히 건넜다. 그리고는 하천 둑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니 오른쪽으로 나지막한 야산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산을 돌자마자 갑자기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곳은 내가 그때까지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자랐던 나는 산과 강과 들, 그리고 길과 계곡이 한데 어우러진, 생생한 자연과 처음으로 마주친 것이었다. 그곳은 정말 정신이 번쩍 뜨일 만큼 신선한 풍광이었다. 공기조차 달콤하고 싱그러웠다. 나는 그 경이로운 풍광에 도취해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천천히 걸었다. 구불구불한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면경처럼 맑았고, 계곡 군데군데에는 바위들이 그곳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도열해 있었다. 산기슭의 넓은 밭에는 수박이 주주 매달려 있었고, 그 사이로 난 누런 흙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마치 그림 속의 한 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내가 그림 속을 꿈꾸듯이 걷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렇게 얼마쯤 걸었을까, 뒤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학생, 학생!”
돌아보니 저 멀리서 아까 헤어진 그 여학생들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반갑고 놀라워서 발길을 멈추고 그녀들을 기다렸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숨을 헐떡이며 따라온 그녀들에게 내가 먼저 물었다.

“학생 혼자 걸어가는 뒷모습이 딱하고 걱정이 되어서 따라왔어요. 초행길이라 힘들 것 같아서 길 안내 해주려고요.”
어리둥절해 있는 나에게 장복순이 희고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학생이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기라도 할까 봐서요. 우리가 누나잖아요.”
키 큰 여학생도 그렇게 말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기쁘고 고마웠다. 안 그래도 어떻게 길을 잘 찾을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을 했는데, 그런 근심이 금세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 길은 인적이 드물어 산짐승이 자주 나타나거든요.
우선 중간 지점인 우리 고모부의 친척 집까지라도 바래주고 갈게요.”
장복순이 그렇게 말했다. 내 발걸음은 더 경쾌하고 즐거워졌다. 우리는 모처럼 고삐 풀린 망아지 같았다. 맘껏 떠들고 웃으면서 춤추듯이 걸었다. 길가의 풀꽃을 꺾어서 계곡물에 배처럼 띄우기도 했다. 키 큰 여학생의 조카아이도 좋은지 마냥 퐁퐁 뛰면서 헤헤거렸다. 나를 바래다주겠다면서 빠른 걸음으로 쫓아 온 탓인지 그녀들의 얼굴은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햅번 스타일 앞머리도 땀으로 이마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시원한 계곡 옆을 지날 때 키 큰 여학생이 걸음을 멈추더니 장복순에게 말했다.
“안 되겠다.우리 여기서 등물이라도 좀 하고 가자.”
금방 의기투합된 그녀들은 아이를 데리고 계곡으로 내려갔다. 내겐‘저기 나무 뒤에 가서 쉬라’고 하고서 말이다. 얼마 후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자기들끼리 등물을 하면서 시원하다고 웃고 떠드는 소리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나무 그늘에 앉아서 혹시 누가 이쪽으로 오는 게 아닌가 하고 살피고 있었다. 그때 까르르 하는 그녀들의 웃음소리에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하얀 살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다. 나는 얼른 눈길을 돌렸다. 심장이 이유 없이 쿵쿵거렸다. 잠시 후 물기가 묻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면서 그녀들이 왔다. 키 큰 여학생이 내게 말했다.
“학생, 학생도 더운데 등물을 하고 갑시다. 물이 참 시원해요.”
갑작스런 제안에 나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어서 장복순도 나를 재촉했다.
---「다시 지례를 찾으며」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8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