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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매우 사적인 글쓰기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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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44g | 145*210*20mm
ISBN13 9788994361406
ISBN10 899436140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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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죽어버린 나침반」이라는 글을 스누랜드를 알게 된 한 소년이 나침반 하나만을 챙겨 들고 노를 젓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 어엿한 청년이 되어갈 즈음 드디어 스누랜드에 다다른다. 수많은 멋진 스누인을 만나고 세상 사람들의 칭송을 받으며 너무나 행복하지만, 곧 허무함이 쌓여간다. 결국 죽어버린 나침반을 던져버리고 다시 바다로 나가 헤엄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스누랜드, 스누인은 서울대의 영문 머리글자 SNU에서 착안한 말이다). (중략)
하나의 여정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 우리네 삶은 어차피 그런 과정의 반복인지도 모르겠다. 하나를 끝내면 뿌듯함과 동시에 허탈감을 느끼고 다시 새로운 하나를 붙잡는 것이다. (중략)
그 과정을 거쳐 학생들은 다시 단단해진다. 서울대생이 된다는 것은 긴 인생에서 썩 대단한 일도 아니고 그저 삶의 한 단계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나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전부라 여겼는데 알고 보니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여러 행운이 겹친 결과였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서울대생이 된다는 것은 서울대의 특별함을 지워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p.19-21

또 다른 학생은 자존감이 낮았던 시절의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특징을 설명했다. 허풍과 과장이 심하고, 끊임없이 남을 비난하고, 핑계를 대며 자기 합리화를 하고,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지쳐버리고, 완벽주의 성향을 보이는 다섯 가지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는 모두 다른 사람의 사랑을 얻어내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했다. 허풍과 과장, 핑계 대기, 남의 일 떠맡기 등을 통해서 남들의 인정과 공감을 얻어내려 하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만회하기 위해 무언가에 매달려 완벽을 추구하며, 뜻대로 안 되면 남을 원망한다는 것이다.
이 학생은 동영상 강의나 책을 통해 마음공부를 했고 조금씩 편안해졌다고 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하는 것이었다.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고 위염으로 고생하며 간혹 쓰러지기도 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상황을 털어놓지 못했는데, 스스로도 문제가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붙잡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자 자신을, 그리고 남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 p.32-33

세대 갈등을 가족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해서 바라보려고 시도한 학생도 있었다. 글의 배경은 베트남 전쟁이었다. 편지글 모음 형식으로 첫 편지는 1964년 8월, 한 청년이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신문기자가 되었다고 친구에게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다. 이후 이 청년은 베트남전 종군기자로 친구에게 전쟁 소식을 전한다. 마지막 편지는 2000년 5월, 이제는 노인이 된 전직 기자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양민 학살 보도를 읽고 분노하며 친구에게 보낸 것이다.
첫 편지에서 “신문과 라디오로 전해 듣는 것이 전부가 아니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는 바보가 되는 거야.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바보 말이야.”라며 세상일을 직접 알아내겠다고 들떠 있던 1964년의 청년은 2000년의 마지막 편지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러는지 몰라. 아무리 매체가 많아졌다고 해도 이 세상은 여전히 바보들투성이야.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바보 말이야.”라고 답답해한다.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바보’라는 표현이 직접 세상을 공부하려 했던 젊은이에게서도, 자기가 믿는 것과 다른 내용의 뉴스 기사를 보고 분노하는 기성세대에게서도 동일하게 사용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동일한 한 인물이 4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바뀌어가는 모습을 그려낸 시선도 날카로웠다. --- p.39-40

고시가 학생의 생각처럼 ‘복잡한 인생 방정식을 해결해줄 명쾌한 답’인지도 잘 모르겠다. 학생은 일과 삶의 균형, 나랏일을 한다는 긍정적 인식,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유지될 직업 안정성 등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수많은 공무원을 보았다. 윤리적 기준은 높게 적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 수준은 너무 낮다는 불평도 많다. 동료나 상사, 민원인, 최고 의사결정자와의 갈등도 늘 존재한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인생의 명쾌한 답’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고 여기게 됐다. 한 고개를 넘으면 다음 고개가 나온다. 한 고개만 넘고 나면 세상을 다 얻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다음 고개 앞에 서면 앞에서 고개를 넘으면서 느꼈던 기쁨은 어느새 저 너머로 사라져버린다. 아마 고시도 그럴 것이다. 고시에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다음 걸음을 내딛자마자 바로 다음번의 인생 방정식 문제가 등장할 것이다. 합격한 사람의 다음 문제가 불합격한 사람의 인생 방정식 문제보다 쉽고 간단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 p.86-87

얼핏 생각하면 구속이 없는 것이 자유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런 구속이 없다면, 수업을 들을 필요도, 시험을 볼 필요도, 학점을 딸 필요도, 먹고살기 위해 일할 필요도 없다면 그건 자유이기 보다 무질서나 공허함에 가깝다고 이 학생은 말한다. 결국 자유로워지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구속을 직접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동의한다. 스스로 선택하여 감당하는 구속은 자유의 일부가 된다. 글쓰기 수업에서 과제를 부과하는 것은 선생인 나지만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글쓰기 수업을 선택한 것은 학생이다. 수업을 선택한 후에도 글쓰기 과제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학생이다. 너무너무 하기 싫은 마음으로 압박감을 느끼면서 억지로 할 것인지, 어차피 자신이 결정한 길이니 시간과 노력을 다른 것이 아닌 글쓰기에 들이겠다는 마음으로 할 것인지도 선택의 문제이다.
큰 흐름은 개인이 선택하기 어렵다. 나도 내 대학 시절이 경제 확장기에 해당되게끔 선택한 것이 아니다(혹시나 그때가 그저 황금기였다는 오해가 생길까 봐 덧붙이자면 당시는 더 가난했던 시기, 민주화를 위해 많은 학생이 개인적 미래를 포기했던 시기, 해외 연수나 교환학생 등 요즘 대학생이 당연히 누리는 혜택들이 없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큰 흐름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작은 선택들은 남는다. 학점이나 스펙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의 만남은 선택 가능하다. 벚꽃이 만개했다면 도서관을 나와 교정을 산책하고 그 하루를 즐긴다는 선택도 가능하다. 선택의 가능성이 주어졌다는 점에 감사하고 즐거이 선택을 내리고 그 선택에 충실할 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 p.100-101

대학에 들어가면서 나는 혼자 밥을 먹기 시작했다. 친구들마다 강의 시간표가 달랐으므로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연락할 수도 없었으니 더더욱 그랬다. 혼자 먹느니 아예 굶는다는 친구들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했다. 제때 끼니를 챙겨야 한다는 내 굳은 믿음 앞에 굶기는 아예 대안에 들어 있지도 않았으니까. 이 굳은 믿음이 어디서 왔는지는 수수께끼다. 어쩌면 유난히 강력한 생존 본능을 타고난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몇 년 전부터 혼밥이 학생들의 관심사로 떠올랐을 때 조금 신기했다. 함께 먹을 사람이 없으면 혼자 먹는 것뿐이지 굳이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특별한 취급을 할 게 뭐람. 그런데 혼밥을 소재로 한 학생들의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그 혼밥과 개념이 조금 달랐다. 혼밥은 ‘에너지를 소모할 뿐인 삶에서 스스로를 채우는 얼마 안 되는 시간’이기도 했고 ‘천장의 무늬, 옆 식탁을 치우는 알바생의 표정, 다른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 여러 재료가 입안에서 만들어내는 소리 등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때에는 지나치기 쉬운 요소들을 발견할 기회’이기도 했다. 그냥 한 끼 해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이다. 한 학생은 혼밥을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위대한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p.108-109

“한 생명체를 이루던 물 분자들이 전 지구에 균등하게 퍼진다면, 저 나무와 나는 같은 출신인 셈이다. 예컨대 나와 그 나무에는 모두 한때 괴테의 몸을 이루었던 물 분자가 적어도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저 나무와 내가 같은 물질로 구성돼 있으면 저 친구나 나나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 아닐까. 결국 내가 나무이고 나무가 나인 것이다.”
아, 그럴 수 있겠다. 사람이 죽으면 그 몸을 이루던 수많은 물 분자는 대기 속으로 증발했다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눈이나 비, 혹은 이슬이 되어 지상으로 다시 내려올 것이다. 나는 호흡을 통해, 또는 음식으로 그 물 분자를 받아들인다. 나무도 잎으로, 뿌리로 그 물 분자를 빨아들인다. 우리는 나무와 사람의 차이점에만 주목해 서로를 구분해왔지만 이렇게 엄연한 공통점도 존재한다. 구성 성분이 전혀 다른 외계인의 눈으로 볼 때 지구에 존재하는 것은 사람이든 나무든 꽃이든 개든 다 동일하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 p.120

가족이란 참으로 다차원적인 집단이다. 거주와 경제생활을 함께하며 양육과 감정적 지지가 이루어지는, 아니 이루어져야 한다고 흔히들 믿는 공동체이다. 하지만 그 모든 기능을 차질 없이 수행하며 구성원끼리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가족은 극히 드물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화목한 가족은 이상일 뿐이다. 청소년기에는 그것을 깨닫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집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부모님이 자주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집이 언젠가는 깨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나의 생존을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기였으므로 더 그랬을 것이다. 어느 집에나 나름의 걱정과 갈등, 불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없는 불행으로 여길지, 아니면 가족 공동체에 늘 있기 마련인 요소로 여기고 받아들일지는 우리 선택이다. --- p.143

“제주도로 떠난 여행은 예쁜 사진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주었다. 외롭지 않을 거라고 자만한 내게 심한 고독감을 주었고 생각 없이 열심히 나아가기만 하던 나에게 허무함을 주었다. 월터가 25번 사진이 지갑에 들어 있던 걸 몰랐듯, 진정한 아름다움은 제주도의 바다에 있는 게 아니라 첫날 미숙하게 텐트를 치는 나를 조용히 바라보던 개에게, 페달을 밟으며 행복해하던 내 미소 속에 있었다는 건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외롭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크나큰 고독감이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 혼자라 생각했던 순간이 실제로는 혼자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학교 친구나 가족과 함께 지내다 간혹 혼자 보내게 되는 시간은 오히려 기분전환이자 치유였을지 모른다. 하루를 홀로 보낸 후 다시 자전거로 어두운 길을 달려 텐트를 칠 해변을 찾아가는 것은 이와 전혀 다른 상황일 터. 월터의 일상 업무를 찍은 사진이 삶의 정수였듯 학생이 떠난 자전거 여행의 정수는 목적지인 제주 바다가 아니라 가는 길 내내 보고 듣고 느낀 소소한 경험들이었던 셈이다.
--- p.1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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