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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아가

내 이름은 아가

: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아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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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28g | 135*190*20mm
ISBN13 9788990828897
ISBN10 8990828899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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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물체였다. 바다에 뜨는 인간의 물체.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인간의 물체는 돌돌이가 전에 몇 번 본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우선 숫자가 많았다.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나타난 물체들이 돌돌이 무리 쪽으로 달려왔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다. 까딱 잘못하다가 부딪히면 살아남지 못할 게 틀림없었다. 돌돌이도, 친구들도, 어른들도 당황하고 겁에 질린 채 인간의 물체를 피해 허둥지둥 도망쳤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무작정. --- p. 53

마침내 배가 그득해졌다. 이제 살 것 같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든 순간, 탄탄이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인간이었다. 인간 셋이 손에 길쭉한 몽둥이를 들고 탄탄이와 엄마를 노려보았다. 미움과 분노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엄마가 잽싸게 탄탄이를 끌어당겨 가슴에 끌어안았다.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고 꼭. 탄탄이도 가는 두 팔을 엄마 등 뒤로 둘렀다. 엄마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꼭. --- p. 68

“여러분, 이 친구는 오랑우탄인데 이름은 탄탄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여덟 살이죠. 오랑우탄은 나무 위에서 사는 영장류 중에서는 가장 큰 동물입니다. 우리 인간처럼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을 갖추었습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빨도 서른두 개, 인간이랑 똑같고요. 성격도 그래요. 우리 인간을 참 많이 닮았어요. 기분이 나쁘면 침을 막 뱉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분이 좋으면 웃기도 하죠. 우리 인간처럼요. 여기 이 친구, 탄탄이는 특히 머리가 좋아서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따라 합니다. 자, 박수 한번 쳐 주세요!” --- pp. 97~98

느릿느릿 걸어 나가는 탄탄이 양옆으로 여러 동물들이 보였다. 올 때는 미처 못 보고 그냥 지나쳤는데 크고 작은 우리 안에 동물들이 있었다. 앵무새, 너구리, 원숭이, 새끼 호랑이……. 모두 기운 없이 축 늘어진 모습이 한눈에도 아픈 동물들이었다. 몸을 잔뜩 웅크린 원숭이와 너구리는 아예 눈을 감고 있었다.
‘너희도 아프구나.’
왜 몰랐을까. 찌르르, 가슴이 아파 오는 것을 느끼며 탄탄이는 생각했다. 왜 몰랐을까,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가까이에 있는 걸 왜 몰랐을까. 숲에 살 때 날마다 마주 쳤던 아이들이 여기 함께 살았다는 걸 왜 몰랐을까. --- p. 126

멈춰 선 자동차들 사이로 얼룩말 세 마리가 겅중겅중 뛰었다. 단단한 발굽으로 앞을 가로막고 선 자동차들을 걷어차기도 하고 딛고 넘어서기도 했다. 깜짝 놀란 사람들이 망가져 가는 차 안에서 한숨을 쉬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런데 깜짝 놀라기로 치면 얼룩말들이 더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기운에 떠밀려 무작정 달려 나왔지만 어떻게 우리 밖으로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달리는 수밖에 없어서 달렸는데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곳에 새로 갇혀 버렸다. --- p. 145

하늘이 유난히 높고 파란 날,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 날, 돌돌이는 울타리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리고 멀리 헤엄치기 전 특별한 시절을 함께한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먼저 갈게. 너희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어. 생각보다 높지 않아. 나중에 꼭 진짜 바다에서 만나자. 진짜 바다로 나오면 큰 소리로 불러 줘. 내가 만나러 올게.”
돌돌이는 그렇게 진짜 바다로 돌아갔다. 멀리멀리 헤엄쳐 갔다. 태양이 일러 주는 길을 따라 나아갔다. 가도가도 끝나지 않고 출렁출렁 이어지는 바다를 헤엄친다는 사실이 기적 같았다. 그리고 그 기적 같은 바닷속 길 어느 모퉁이에서 돌돌이는 잠시 멈추었다.
--- p. 156~157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오랑우탄 탄탄이와 돌고래 돌돌이. 탄탄이는 숲에서, 돌돌이는 바다에서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엄마를 잃기 전까지는.

엄마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기도 전에 탄탄이와 돌돌이는 동물원에 갇혔고, 훈련 과정을 거쳐 인간들 앞에서 쇼를 하며 살게 된다. 엄마와 함께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슬픔과 좌절, 절망 혹은 실낱같은 희망을 간직한 채 그렇게 힘겹게 살아간다.

어느 날, 돌돌이는 물결을 타고 전해진 탄탄이의 마음을 읽는다.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직감적으로 자신과 처지가 같은 친구라는 걸 알아차린 돌돌이는 탄탄이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마치 스스로를 위로하듯.

한편, 탄탄이는 엄마 손을 잡고 동물원에 놀러온 어린아이가 자신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린 날부터 쇼를 거부하고 좁은 우리 안에서 나오지 않는데……. 과연 그날 탄탄이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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