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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여자들

지상의 여자들

Gravity Fiction, GF-05이동
리뷰 총점8.4 리뷰 12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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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27쪽 | 378g | 130*193*30mm
ISBN13 9791196250164
ISBN10 119625016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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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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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이 떨어졌다. 구주시 지천으로 널렸던 붉은 꽃이 바닥으로 계속 고꾸라졌다. ---「첫 문장」중에서

베트남 여자는 앞장선 남편을 따라가느라 숨이 찼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팔을 뻗었다. 여자는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지길 빌었다. 싱크홀 같은 건 나타나지 않았다. 그를 향해 돌진하는 오토바이도, 목줄이 풀린 개도 없었다. 여자는 남편을 노려보며 걸었다. 뒤통수가 먹바퀴처럼 조급하고 촘촘해 보였다. --- p.13

너무 놀라서 다 기억하긴 어려운데요. 그 사람이 그렇게 무서워하는 건 처음 봤어요. 옷이 얼룩덜룩 희길래 선녀벌레들이 붙었나 싶었어요. 근데 남편이 옷은 안 털고 먼 데를 보면서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팔을 허우적대면서 춥다고, 너무 춥다고 했어요. 목이요, 자라 목이 쑥 빠지는 것처럼 늘어 났어요. 누가 머리를 잡고 위로 당기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발이 땅에 휙 뜨더니 가 버린 거예요. 그거, 하늘로 솟구치는 놀이기구 있잖아요. 거기 탄 것 같이요. --- p.66

일부 신고자들은 이 실종이 본인이 있는 현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수색 방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환경 호르몬에 의한 부작용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중금속 독성 가루, 미세 플라스틱 입자, 방사능, 전자파, 잔류 살충제 등 오염된 수질과 지표면으로부터 집단 환시 또는 착란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검출될 수도 있다는 의견인데요. 구주의 무리한 은강 보 건설은 이런 면에서 여러 차례 지적을 받고 있던 사업입니다. --- p.112

여자는 신부가 말하는 투쟁의 역사에서 누락된 대상을 알고 있었다. 실종자가 167명이라면 고통당한 이들의 수는 그 이상일 것이다. 교단이 월요일 아침의 구령대 같았다. 그는 헌금봉투에 글자를 써 내려갔다. “죽은 듯이 살아야 했던 여자들의 존엄은요? 실종이 이제야 정신을 차린 신의 섭리라면요?” 여자는 성당 입구에 놓인 바구니에 봉투를 놓고 떠났다. 미사가 끝난 후, 메모를 확인한 신도가 종이를 구겨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 p.26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구주시의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화를 내다가, 윽박을 지르다가, 폭력을 가하다가. 혼란한 여파에서 실종자들의 공통점이 뚜렷해지면서 생존자 무리가 나뉘기 시작한다. 이 현상을 즐거워하는, 이런 식의 혁명은 잘못됐다는, 이걸 완전한 모멸이자 비극으로 받아들이는 무리로. 실종 초반부터 사람들은 환시, 환경오염으로 인한 집단 착란, 운석 바이러스, 방사능, 휴거 종말론, 사이비 종교의 범행, 초자연적 현상 등으로 원인을 구명하려 하지만 외계 진화 지성체가 존재와 외양을 드러내지 않으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외계 개입론이 유력해지는 가운데, 인간들의 행동 양태도 변화한다. ‘성연’은 가설을 세우고 실종이 줄어들면서 남성우위사회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현재 한국을 기점으로 재난 이후 새 세대들까지 완벽하지는 않은 평등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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