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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세우다

흙을 세우다

삶의 기술-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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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228g | 182*257*20mm
ISBN13 9788968801068
ISBN10 896880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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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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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라는 이슈는 독특하다. 원인이 하나가 아니며, 현상도 하나로 규정될 수 없고, 발현하는 시기나 미치는 영향도 하나로 이야기할 수 없다. 죄인이나 적도 하나가 아니며, 심지어 우리 모두도 매 순간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공범이다. 때문에 ‘악당 대 영웅’ 같은 간단한 스토리는 가능하지 않다. 군비 축소나 오존층 파괴를 국제적 합의로 해결한 것은 상대적으로 대상이 분명하고 쉬운 문제였던 덕이었다.
또한 기후 변화를 말하고 대응하는 데에는 여러 주체들과 관점들이 개입한다. IPCC를 이끄는 과학자 집단은 기후학과의 인과 관계와 통계적 언어를 사용하여 기후 변화의 역사와 전망을 ‘과학적’으로 제시한다. 언론들은 이를 ‘종말’, ‘마지막 기회’ 같은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전달하고, 스토리가 될 만한 순간이나 과녁이 될 만한 적이 보이지 않을 경우 뉴스로도 다루지 않는다. 정책가들은 예산과 법안을 통해 책임질 수 있는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의회와 입법 조사실의 테이블에 올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은 의도치 않게 기후 문제를 ‘환경’ 문제로 국한하는 행동에 열중하고 있다. 적군과 아군을 가르면서 기후 의제의 대중적 확산을 봉쇄하고 북극곰을 상징으로 이용하며 기후 변화를 오히려 추상적인 문제로 만든다. 그리고 대중은 너무 엄청나게 크고 끔찍하거나 애매하게 멀리 있거나 또는 이미 정치적으로 편 가르기가 되어 있는 기후 이슈에 대해 생각하기조차 꺼린다.
- 김현우, 「과학과 행동, 대응과 전환 사이에서」, 16쪽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청소년 기후 소송이 원고 적격을 인정받는 것부터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다. 원고 적격이 된다 할지라도 정부나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과정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기후 소송이 기후 변화로부터 우리를 온전히 지켜 주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후 소송으로 무엇이 얼마나 달라질지도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대로 멈추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기후 변화에 맞서 권리를 지키려는 마땅한 행동이 정부의 정책 변화와 기후 정의 실현에 작은 걸음이 될 수 있다면 하나씩 시작해야 한다.
“지구는 우리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다”라는 인도 속담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할 때다.
- 이영경, 「기후 소송은 기후 변화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수 있을까」, 27쪽


누구나 한 번쯤 흙 위를 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흙은 쉽게 부서지고, 진흙 같은 것은 어린아이의 체중도 이기지 못하고 뭉개진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생각한다. ‘쉽게 부스러지는 흙으로 어떻게 집을 지어? 흙이 어떻게 건축 재료가 돼?’ 처음 흙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나도 비슷한 의문을 가졌다. 흙으로 건축(건설)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답변은 역사적 사실에 있다. 예를 들면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만리장성, 알람브라 궁전, 피라미드 등과 같은 역사적 문화유산들은 흙으로 지은 것이다. 수백 년 역사의 문화유산들이 몸소 흙으로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언/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 이예진, 「흙으로 어떻게 건축이 가능할까?」, 34~35쪽


건축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미장 장인들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재료들을 적절하게 목적에 맞게 배합해 사용해 오고 있어. 흙 미장이 쉬운 듯 보이지만 다양한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혼합해야 하는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야. 그런데 아쉽게도 흙 미장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미장 장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미장 장인들이 늙어 가고 있는데 대개 60세가 넘어. 그래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 유럽은 미장 장인 길드들이 남아 있어서 현대적 기술과 성과를 반영하며 소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어. 일본은 장인들과 함께 오랜 기술이 사라지는 데 대한 대안을 만들고 있고. 지역의 미장장인조합들이 젊은이들에게 기술과 일거리를 환기시키고, 전수하기 위해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미장 교육에 주력하고 미장 축제도 개최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어떠냐고? 서울혁신파크에 있는 크리킨디 미장학교에서도 집중적으로 다양한 미장 기술과 지식을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지. 지금 미장을 배우는 청소년들은 아마 10년 후 우리 사회의 소중한 보화가 될 거야.
- 김성원,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른 흙 미장의 재료와 성질」, 44~45쪽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편리해서, 또는 예뻐서 사고 쓰고 버리는 수많은 기성품과 화학 제품들은 내가 모르는 사이 또 다른 알바트로스의 비극을 낳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이외의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고, 낯설고 조금은 불편해서 익숙해진 몸과 손은 늘 가던 길을 따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유럽은 2021년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없으면 안 될 것 같고,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게 사용하던 것들도 결국은 사람들의 의지로 끊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았다.
여타 수많은 화학 제품들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규제를 통한 금지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겐 이미 내 몸과 다른 존재들에게 무해하면서도 편리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충분히 만들어 쓸 수 있는 지식과 재료, 손이 있다. 해 보지 않아서 어렵고 낯설 뿐이지 한번 경험해 보고 나면 조금씩 조금씩 다른 부분들까지도 엄두를 내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혹시 독자분들 중에서도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연락 주시라.
- 화경, 「무해하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온 페인트」, 50~51쪽


흙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 맨발로 밟아도 맨손으로 만져도 괜찮다는 것이다. 시멘트 작업을 한 뒤 헐어 버린 우리의 손과 정말 대조되었다. 몇 날 며칠 흙벽을 만지고 또 만지며 벽이 매끄럽게 되도록 했는데, 흙이 말라 가면서 점점 색이 달라졌다. 우리가 지은 집의 흙벽을 본 이들은 한결같이 “이거 흙 맞아요?” 하고 묻는다. 정말 흙색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곱고 우아한 느낌이 드는 흙벽이다. 우리의 땀과 정성이 들어간 벽은 정말 누가 보더라도 그럴싸하게 멋지다.
그런데 흙이 배불뚝이처럼 나온 곳이 생겨 버렸다. 한쪽 면이 임신한 여성의 배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게다가 이랑 선생님이 오시더니 “다 했네!”라고 하시며 손가락으로 벽을 눌렀는데 쑤~욱 들어간다. 그때 우리의 최 반장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다 부셔!”
- 서주희·이승우 , 「구들장에 등 지지며 고래고래~」, 75쪽


재미있는 일은 다음 날 벌어졌다. 개의 신변을 결정하는 회의가 혁신파크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10여 명이 참석했다. 물론 개도 배석했다. 1시간의 논의 끝에 공유동에 있는 크리킨디센터에서 개를 돌보기로 했다. 개에게는 ‘혁구’라는 이름과 따뜻한 보금자리가 생겼다. 그리고 목줄에 묶여 사람들의 관리를 받는다.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됐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개와 공존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개는 반려동물 정식 등록 절차를 마쳤고, 그간 앓던 지병을 치료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공유동에 개가 자리 잡게 된 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개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안전과 자유 중 무엇을 선택했을까. 사람과 동물의 공존에 대해 고민하는 요즘이다.
- 까만햄찌, 「어느 떠돌이 개의 서울혁신파크 적응기」, 85쪽


기분파인 나는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가, 아티스트라고도 하고, 농민운동가라고도 하고, 장사꾼이라고도 했다가, 어떤 날은 여러 가지를 기획하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페미니즘 아티스트라고 하는 날도 있는데, 이건 자신감이 꽤 있는 날만 그렇다. ‘내 주제에 무슨 아티스트는’이라고 생각하는 날도 많지만, 들뜬 날에는 농촌 페미니즘 아티스트라고까지 소개하기도 한다. 대안교육한마당에서 난, 나를 농사짓는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했다. 모처럼 농장을 떠나 컨디션이 최상이었으니까. 하도 이랬다 저랬다 기분대로 소개하다 보니, 사람들은 내게 다시 묻는다. 그래서 너는 뭐 하는 사람이라고?
- 박푸른들, 「그저 욕망대로 사는 삶 - 농사짓는 페미니스트」, 96쪽


내 진로에 대해 설명하는 게 힘들어질 때면 나는 요즘 그냥 ‘사람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한 경쟁 구조 속에서 주변을 돌볼 여유를 잃고, 절박하고 우울하게 각자도생을 좇는 생존주의 시대에서 나를 살리고, 타인과 서로를 살리고, 함께 다양한 몸, 존재들을 살리는 일을 지속하는 사회. 그런 사회가 내게 너무 절실해서 시작한 일이다. 그 절실함을 계속해서 보류하는 삶은 더 이상 ‘어쩌면 이번은 다를까’의 영역이 아니었다. 또다시 얼마 지속하지 못해 ‘리셋’을 찾아 기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사회를 만드는 일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개인을 넘어, 한 세대를 넘어, 여러 세대들을 보면서 해 가야 할 일임을 확인한 순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국내에는 직업 타이틀도, 학과나 분야명도 없지만, 그 사회를 꾸리는 큰 작업에 내가 하고 싶은, 할 만한 ‘일’을 시작하였다. (물론 해외에는 이미 ‘Movement Practice’라는 넓은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연구, 교육, 문화 기획을 해 온 주체들이 많다.) 그 커리어를 규정하는 언어는 매일 실질적인 ‘일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만들고 있다.
- 리조, 「사람을 살리는 일 - ‘몸살림 지대’를 꿈꾸는 움직임 교육」, 107쪽


내가 한 일은 빈집을 고치거나, 3D프린터를 만드는 것, 워크숍 교육을 짠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들과 삶을 나눌 수 있는 그 시간이 좋았고, 머릿속 물건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즐거웠으며, 앞서 고민하는 이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 흥미로웠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일, 그러니까 많은 이들의 행복을 빌고 그들의 행복을 만들고 싶고, 그런 사회가 가능하다고 믿고 싶다는 걸 그 시기에 알았다.
그러나 2016년쯤부터 망원동에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났다. 지금도 재개발, 재건축의 바람으로 부흥주택 어르신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존재의 사그라짐에 그 누구도 관심 갖지 못하는 것을 보며 나는 정치를 시작했다. 개인이 에우다이모니아를 추구하고, 소박하게 탐욕 부리지 않으며, 주변과 나를 돌보는 삶을 살고 싶어도 사회 체제가 그렇게 두지 않는 모습을 보고 말이다.
- 신지예, 「산책하는 마음 - 주변과 나를 돌보기 위해 정치를 시작하다」, 116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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