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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예뻐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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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19쪽 | 282g | 127*188*20mm
ISBN13 9791189129224
ISBN10 1189129221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5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람들과의 대화 중

어느새 나는
섬에 갇힌다
대화에 말을 띄워보려
발버둥 친다

시간이 지나
나는 구조되지 못한 채
아무도 없는 그곳에
완전히 갇힌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아무도 듣지 못한다 ---「고립감」중에서

애매한 재능이 주는
뻔 하디 뻔한 희망이라는 것이 있다
나는 이것에 목을 매고야 말았다

지난 시간을 흘려보내듯, 그저 흘려야 했을
작고 하찮은 기회가 마냥 즐거워
힘차게 뛰었을 뿐이었건만

번번이 놓치는 실타래마냥
내 손을 한 없이 빠져 나감에도
무서움 따위 다 제치고
뒤돌아보지 않았다
단지 그 기회가 어마어마한 소용돌이인양
매번 휩쓸리곤 했다 ---「소파에 앉아 문득」중에서

그날 밤은
비가 묻어온 탓이었을까

나를 항상 감싸던
캄캄한 밤이 아닌
평소와는 다른
푸르디푸른 밤이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더랬다

항상 가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보며
풍랑을 마주하기도 하였다

길이 없는 곳을 바라보면서
나만의 길을 가겠다며
발버둥을 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많은 길들을 지나
그 오랜 시간이 지나

상처투성이가 된
내가 다시 이 자리로
힘겹게 돌아왔을 때

이 자리에
변함없이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너였다

그날 밤은
유난히 별들이 산개하여
찬란하게 빛이 나던
푸르디푸른 밤이었다

비가 묻어오던 날이었다 ---「비묻어온 푸른 밤」중에서

물이 송글송글 맺히는
일회용 컵보다는
내 마음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어서
텀블러를 선물했다

한겨울 금방 식어버릴 사랑보단
발 동동거리며
따뜻한 사랑을 전해줄 생각에
내 심장도 동동 뛴다

한 여름 금방 녹아버릴 사랑보단
방울방울 땀 흘리며
상쾌한 추억을 전해 줄 생각에
내 심장도 방울방울 맺힌다

우리 사이에 홀더 없이, 격 없이
나는 언제나 네 곁에서
내 마음을 전해줄게 ---「텀블러」중에서

가끔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지평선을 훑고 지나와
밤을 몰아내고
내 머리를 어루만져 주는 것이었다

실눈으로 본 그 여백은
언제나처럼 다시 빛났다
---「어머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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