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가 성장하는 동안 NGO(Non Government Organization)를 둘러싼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을 비롯해 모금을 규제하던 법체계가 지금은 민간기관들을 육성하려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물론 저절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NGO들이 합리적인 정책을 끊임없이 제안한 결과이다. 민간기관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 NGO란 말은 이제 일간지 사회면에서 매일 찾아볼 수 있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사회의 NGO는 틀림없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민간기관 숫자의 증가가 투명하고 민주질서가 확립된 사회를 만들고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고 있는지 한번 점검해볼 시점이다.
필자는 세계 유수한 NGO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관으로 성장한 굿네이버스의 창립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의 NGO 육성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왔다. 그동안 굿네이버스를 기반으로 한국자원봉사협의회,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북한지원민간단체협의회, 한국모금가협회, 한국NPO(Non Profit Organization)공동회의 창립과 운영에 적극 참여하며, 민간단체 전반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단편적인 주장이나 담론수준으로는 NGO 성장에 대해 심도 있는 정보를 전하기 어려웠다. 굿네이버스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가 체득한 기관 성장의 노하우를 전하고자 이 책의 집필을 결심하게 되었다. (중략)
이 지구 위에 NGO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세상의 부조리, 그리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며 한탄하지 말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현재 몸담은 NGO의 역할에 만족하지 말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들을 영리하게 해결해나가는 활동가들이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은 NGO에 뜻을 두고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단계에 있는 지도자들과 이런 조직에 몸담은 실무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정치나 종교 또는 사상이 아닌 봉사활동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결심한 사람들과 NGO 성장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 방향을 쉽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
---「저자 서문」중에서
NGO에서 말 그대로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는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그 ‘다양한’ 사람들은 각 NGO에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이 다르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전문성으로,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가진 영향력으로, 어떤 사람은 시간으로, 어떤 사람은 물질로 NGO의 한 귀퉁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다양성을 하나의 뜻으로 분열 없이 엮어내는 능력, 그것이 NGO에게 진정 필요한 능력이다.
NGO에서 ‘투명성’은 가상 우선되는 가치이다. NGO는 조직을 설립한 몇 사람의 이익이 아니라 다수의 이익을 추구한다. NGO 수입에 대한 면세혜택 등은 그 수입이 다시 사회에 환원될 것을 기대하여 주어지는 것이다. 이 사회는 NGO의 활약을 기대할 뿐 아니라 그 조직이 사회로부터 받고 있는 혜택에 걸맞게 올바로 활약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 조직이 가는 길이 투명하게 보이고, 그 길이 자기 생각에 맞는다고 생각될 때 사회는 그의 사업에 찬성하고, 참여하는 것이다. NGO에게 밝히기 곤란한 문제들이 많다면 사회는 NGO가 활동할 기회를 더 이상 주지 않는다. 결국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속내가 뭔지 알 수 없는데 누가 그 NGO에 참여하겠는가?
사실, 이 부분은 많은 NGO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발도상국가의 특정 지역에 전 세계의 NGO가 나서서 우물을 파주는 일을 지속해 오고 있다. 누구를 위한 ‘우물파기’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는 지역 주민들이 그것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 있다. 물이 필요할 때 받을 수 있다고만 생각할 뿐, 고장이 나면 ‘못 쓰는구나’라며 돌아선다. NGO 활동의 결과물이 이렇다면, 그건 단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것일 뿐, 그 성과에는 물음표를 찍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