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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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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내 인생

: 이 시대 최고 명사 30人과 함께 하는 한 끼 식사

[ EPUB ]
신정선 | 예담 | 2012년 04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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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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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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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1.7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7만자, 약 3.5만 단어, A4 약 68쪽?
ISBN13 9791163440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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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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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먹을 때뿐만 아니라 만드는 중에도 위로하고 쓰다듬어주는 힘이 있어요. 저는 엄마의 사랑을 도마질 소리로도 느꼈거든요. 살다가 힘들다가도 어느 날 고향집에 돌아가면 다음 날 아침 제일 먼저 듣는 소리가 엄마의 도마질 소리였어요. 아침 선잠에 그 소리를 들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누워서도 엄마 손이 다 보여요. 엄마는 신기하게도 칼 하나 도마 하나로 모든 요리를 다 하시죠. 요즘에는 마늘 찧는 기구도 따로 나오고 야채 모양내는 도구도 있지만, 엄마는 어슷어슷 잘근잘근 뚝딱 잘도 만들어내시죠. 온 가족이 함께 살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알 거예요. 도마질 소리만 들어도 행복해지는 그 마음을.
엄마의 소리는 무척 빨랐어요. 무채 써시며 다다다, 다다다, 마늘을 찧으시며 콩콩콩, 콩콩콩. 엄마는 칼 하나로 이렇게 자르고 저렇게 찧으면서 모든 걸 만들어내셨어요.
우리나라 말이 가장 품격 있게 살아 있는 게 요리책이기도 하죠. ‘어슷어슷’ ‘잘근잘근’ ‘쫑쫑쫑’ ‘보글보글’ 같은 부사라든지, ‘끓는다’ ‘곤다’라는 동사를 보면 잃어버린 우리말이 음식과 함께 살아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언젠가 한 행사에 초청받아 갔는데 절 소개하시는 분이 “한국 작가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부엌을 소설 속에 갖고 있는 작가”라고 하셨어요. “누구에게 들은 말씀이냐”고 여쭤봤더니, “어느 평론가에게 들었는데, 내 생각에도 맞는 말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시골집 엄마의 부엌에서 듣고 보고 맛봤던 기억이 소설 속에 살아나서 그런가봐요.
저희 엄마는 성당에 다니시는데 성당 분들이 말씀해주시는지 제 소설에 대해 알긴 아시더라고요. 하지만 이래라저래라 말씀은 전혀 안 하세요. 가끔 서울에 오셨을 때, 잠을 못 이루시면 제 책을 읽어드려요. 그러면 평화롭게 잠이 드세요. 지난번에는 갑자기 “어쩌면 너는 그런 걸 하나도 안 잊어버리고 기억하냐?” 하시더라고요. 엄마가 내던 냄새와 소리가 고스란히 들어 있는 게 놀라우셨나봐요.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면 잊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엄마의 부엌이 남겨준 기억은 소설 한 장 한 장을 써나갈 때마다 새롭게 살이 돋는 것 같아요. _신경숙 ---pp.29~30

“내가 업어서라도 통학시켜주마. 그 학교 가라.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필요한 돈인데 어떻게든 못 구해주겠냐”라고 했겠죠. 저희 어머니는 딱 한마디 하셨어요. “버스비 없다.” 결국 저는 집에서 가까운 다른 중학교에 가게 됐죠. 1등으로 입학하게 돼서 입학식 때 선배들 환영사에 답사를 맡게 됐어요.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입학식 전날,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멀건 죽을 저녁으로 먹었어요. 두 살 아래 동생도 배고프다고 투정부리다가 같이 잠들었죠. 다음 날 일어나서 세수하고 방에 들어왔더니 밥상 위에 물을 가득 담은 대접이 놓여 있고, 그 옆에 인절미가 세 개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아무런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이게 웬 떡이야” 했죠. 바로 그때 ‘떡’이라는 소리에 자던 동생이 번쩍 눈을 뜨더니 순식간에 하나를 집었어요. 그런데 동생만큼이나 빨랐던 게 어머니였죠. 동생이 떡을 집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손등을 야멸치게 내려치신 거예요. 원래 때리는 분이 아니셨거든요. 그런 어머니한테 한 대 맞은 동생은 아파서가 아니라 놀라서 멍해졌죠.
어머니는 “형이 1등으로 들어가서 오늘 답사해야 되니까 이걸 먹고 가야 해. 배가 고프면 말이 나오겠니” 하셨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울먹이시는 거예요. 저는 떡 하나를 입에 집어넣고 허둥지둥 방을 나섰어요.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서요.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렸는데 그날은 가도 가도 학교가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어요. 눈물 젖은 어머니 모습도 떠오르고 철없는 동생도 생각났지요.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 쌀이 점점 떨어지고 먹을 게 없다고만 생각했지, 생계나 생존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 했어요. 하지만 그날, 인절미 하나를 먹고 학교 가던 날, 아, 이제는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구나 하는 선명한 자각이 저를 두드렸어요.
어머니가 준비한 인절미,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걸 구하셨을까 싶게 작고 볼품없었어요. 손가락 마디 두 개 정도 됐을까. 차지고 쫄깃하지도 않았고 약간 꾸덕한 채로 콩고물을 살짝 덮고 있었죠. 그 인절미가 저를 소년에서 청년으로 만든 거지요. 열세 살 소년으로 집을 나섰던 저는 열세 살 청년이 돼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배한성 ---pp.164~165쪽

제 기억의 음식 역시 기억의 공간에서 먹었던 김치죽입니다. 정말 자주 먹었죠.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었으니까요. 김치래야 요즘처럼 화려한 모양이 아니었죠. 시래기에 고춧가루가 전부인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참 맛있었어요. 재료는 김치하고 밥만 있으면 됐고, 물 끓여서 밥 넣고 김치 넣고 휘휘 저으면 바로 김치죽이었죠. 시험 공부한다고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것도 김치죽이었고요. 빈에 유학 가서 혼자 살 때 만들어 먹던 것도 김치죽, 런던에서 유학할 때 끓여 먹던 것도 김치죽이었습니다. 제 아내가 지금은 음식을 곧잘 하지만 막 결혼한 무렵에는 밥도 할 줄 몰랐어요. 제가 다 만들어줬죠. 아내에게 한껏 뽐내며 가르쳐준 음식도 역시 김치죽입니다. 나눠 먹고, 자주 먹고, 편하게 먹던 모든 기억이 응집된 음식, 그것이 저의 김치죽인 거죠.
요즘에도 직접 김치죽을 만들어 먹곤 합니다. 멸치 우린 물에 신김치를 쓸 때가 제일 좋아요. 김치는 송송송 썰지 말고 있는 그대로 투하하고, 가래떡이 있으면 살짝 넣기도 하고요. 제가 하면 다들 맛있다고 해요. 음식을 따로 배운 적은 없어요. 하지만 맛을 딱 보면 어떻게 간을 했고 소스가 뭔지 맞힐 수 있어요. 배후의 구조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역시 건축과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사람은 건축을 보면 건물로서만 인식하지만, 건축가의 머리에서는 평면도가 펼쳐지는 것이죠. 반대로 평면도를 보면 실제 건물을 상상할 수가 있어야 하고요. 아마 요리사의 머리에서도 맛의 평면도가 수시로 그려졌다 지워지겠지요.
승효상 ---pp.257~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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