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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나무 3

바위나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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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30*190*20mm
ISBN13 9791156343196
ISBN10 1156343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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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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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이 땅을 밟았다
그렇게 아무런 기억도 없이 이 땅에 던져졌다
본능대로 그렇게 살아간다
새싹을 보며 태어남을 생각하고
낙엽을 밟으며 죽음을 생각한다

이제 나는 이 땅 아닌 바다로 가련다
바다는 의지의 바다
땅 위에서는 본능대로 걷고 하늘은 차마 못 가지만
바다는 내 본능과 내 의지가 공존하는 공간
나는 내 몸의 선장이다
감정과 의지의 키를 잡아 바다를 헤쳐나간다
저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등대 삼아

그레잎스!
우리는 사람이지? 사람은 신과 동물의 사이라고 생각해. 동물처럼 감정 본능대로 살아가기도 하고 또 동물과는 다르게 이성, 의지를 가지고 있지. 그리고 식물, 동물보다 더 많이 내 의지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태어났지.
나는 이 우주를 있게 한 신을 부정하지 않아. 이 자연 속 생명체를 하나하나 유심히 바라보면 신을 아니 생각할 수 없지. 하늘을 바라보고 구름, 별, 햇빛, 나무를 바라보고 있자면 경이롭기까지 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이런 어두운 곳까지 생명이 있고 살아 움직이는가? 이런 자연의 태어남까지 사람의 생각의 대상일 수 있지만 신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경외와 감탄의 대상이라고 생각해.
우리 사람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이런 자유로운 생각으로, 이 자연과 더불어 나만의 나를 만들어가야 해. 처음부터 모든 게 주어진 채 태어나지 않았지. 감정을 다스리고 의지를 다독이면서 그렇게 이 길을 걸어가야 해. 운명을 거스를 수 있는 것도 사람이고, 운명대로 살 수밖에 없는 존재도 사람인 거 같아. 그 중간인 채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 선택도 내가 해야 하겠지. 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지.
그레잎스!
사람은 나를 자극해. 환경도 나를 자극하지. 그 자극이 나를 있게 해. 나를 슬픔에 빠지게 하고 고통에 빠지게도 하지만 나를 여기에 존재하게 해.
나는 혼자 숲속에 고고히 있다고 내 마음속 꿈을 이룰 수 없어. 나를 자극하는 사람 속으로, 그 환경 속으로, 그 절망 속으로 나를 던져야지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생겨. 그 꿈을 향해.
우리 그렇게 나를 던져보자!
힘겹더라고 이 먼 길을 묵묵히 가고 저 길 끝에서 서로 토닥토닥해주며 안아줄래?
그레잎스!
내 마음속에는 카메라가 담겨있는 거 같아. 하루만 기억하는 카메라. 시간이 갈수록 어제의 기억은 사라지고 하루만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는 카메라.
오늘 만난 소중한 사람, 오늘 두런두런 말한 이야기, 스쳐 지나간 바람, 바라본 하늘, 내가 걸었던 길 위에 떨어진 낙엽들, 내 손길이 닿은 나무, 내 눈길이 머문 강아지, 아이들 모두 하나하나의 장면으로 찍어서 내 마음속에 담고 있지. 내일이면 또 다른 장면들이 들어오고 오늘 담았던 장면은 사라지겠지만. 오늘 찍은 카메라는 그 누가 가져갈까? 마지막에 찍은 카메라 속 영상은 누가 돌려볼까? 기억은 저편으로 사라지고 이 세상에는 향기만 남을까? 그냥 아무것도 없이 사라질까?
저 멀리 우주 끝에서 누군가 카메라로 나를 찍게 된다면, 나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고 그 또한 사라지겠지만 그 하나의 점이 모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이 되고 이야기가 되어 이 세상이 흘러가는 게 아닐까? 우리 한번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볼까?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만의 이야기.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이 카메라 속에 담긴 영화가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해.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좋겠어. 다음 영화가 또 시작하겠지만.
그레잎스! 문득 너에게 바람에 대한 시를 들려주고 싶네.
나는 바람을 참 좋아해. 그래서 바람을 향한 나의 또 다른 느낌을 이렇게 적고 싶다.
---「마지막 인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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