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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404g | 150*225*20mm
ISBN13 9788956699684
ISBN10 8956699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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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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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새 생명 은혜 입고

아들이 살아있을 때 잘해주지 못한 지지리도 못난 아빠인데, 아들이 외롭고 괴로워할 때 방관만 했던 무능하기만 한 아빠인데, 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자신의 고집만 내세우며, 인생(삶)의 이기에 가득 차 세월을 허비하는 어리석은 아빠를 위해- 끝내 자신의 고귀한 생명을 주 여호와 하나님께 헌신하고 아빠를 구원해 주었다. 아들의 고귀한 희생, 그 희생으로 구원받은 아빠인 나. 내 생에 처음으로 내 자신을 미련 없이 버리고 주 여호와 하나님께 바쳤다. 그날이 2012년 4월 1일 오후 3시 30분경이었다. 그 순간 절망에 몸부림치는 내 앞에 불쑥 허무가 찾아왔다. 68년 동안 살아오면서 날 지배해왔던 온갖 탐욕(貪慾), 탐심(貪心), 열정(熱情), 광기(狂氣), 이상(理想)이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허물어져 내렸다.

생각해보면 어리석은 난 허상, 망상을 쫓아 보이지 않는 검기만한 예의 하늘을 헤매고 다녔을 뿐이었다. 처음으로 참 허무를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자 내 의지와 광기는 바람이 되었고, 꿈과 열정은 새벽안개 되어 아침 햇살에 사라져 버렸다. 아 - 지극히 높으시고 지극히 영광 받으실 여호와 하나님의 모습이 바로 겨자씨만한 심장이 막 생겨나는 형상을 입기 전 참 내 모습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난 절로 신고 있는 신발을 벗고 무릎을 꿇었다. 머리를 땅바닥에 박고 두 팔을 하늘 향해 받쳐 들어 올리고 떨리는 음성으로 경외(敬畏)로움에 가득 차 주 여호와 하나님께 내 자존감을 내려놓았다. 그날로 주 여호와 하나님께서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함께 하셨다.

이때 텔레비전 EBS TV에서 밤 12시 55분 [금요극장]을 시작하려 했다. 실은 금요일이 아니라 토요일 0시 55분이 맞다. 난 얼른 왼쪽 귀에 꽂은 라디오 이어폰을 빼내고 대신 보청기를 끼고 리모컨을 들고 일어나 TV앞으로 걸어가 앉았다. 일본 영화였다. 참 제목이 특이하고 재미있어 보인다 여기며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자 다시 보청기를 빼고 TV 곁을 떠나 여름 이불이 깔린 내 자리로 돌아와 누었다. 다시 라디오 이어폰을 끼고 영화 보느라 중단한 머리글을 계속 써나갔다. 자연스레 영화와 연관되며 써져 나갔다. 나는 중증 하반신 불구의 장애인이 되어 휠체어에 타고 있다. -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보낸 미카엘 대천사장인 그녀가 휠체어를 밀어준다. 그녀는 지상의 어느 여자보다 아름다운 한눈에 반할 미인이었다. 그녀가 나의 반려자가 되어주었다. 난 그녀를 향해 동물원에 가자했다. 그녀는 이유를 묻지 않고 고분고분 날 동물원으로 데리고 갔다. - 그리고 호랑이 우리에 와 휠체어를 멈춰 섰다.

미카엘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언제나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무서워했던 호랑이 우리에 날 마주하게 했다. 두려움과 무서움이 내 의식과 심연에서 발원했다. 호랑이를 바라보는 내 의식과 심연이 공포에 사로잡혀 숨이 막혀왔다. 나를 지켜보던 호랑이가 어슬렁거리며 우리 안을 거닐다 갑자기 “어흥” 소리를 지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 아! 그 순간 놀랍게도 내 심연 깊음에서 속삭임이 들려왔다. 참 자아(自我)의 외침이었다. ‘ 난 호랑이가 하나도 무섭지 않아. 오히려 호랑이가 귀여운 걸!’ 난 깜짝 놀라 호랑이를 보았다. 그리고 내 의식과 심연의 두려움과 무서움이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고 오히려 담대해져 호랑이를 미소 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나는 세상(삶) 밖으로 한발자국도 내딛지 못했다. 낯선 땅, 낯선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이방인처럼 보헤미안처럼 살아왔었다. 오직 연극 인생만 알고 살아왔기에 세상(삶)에는 완전 멍텅구리였다. 세상(삶)에 대해선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마냥 바라보기만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호랑이처럼 무섭기만 했던 세상(삶)이 무섭지 않다. 당당히 세상과 맞설 수 있게 되었다. 난 미카엘 그녀에게 말했다.

“나 이젠 세상(삶)이 조금도 두렵지 않아요. 미카엘.”
그녀가 미소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제는 세상이 두렵지 않아요?”
난 자신 있게 그녀를 보고 말했다.
“응, 이제 하나도 무섭지 않아. 이젠 괜찮아, 걱정 마!”
“다행이에요. 세상(삶)을 언제나 무서워했었는데……. 또 뭐 없어요?
“있어, 날 바다로 데려다 줘요. 물고기들이 보고 싶어 미카엘……”
미카엘은 군말 없이 나를 바다로 데려다 주었다. 석양의 바다였다.

난 단애(斷崖)같은 평평한 바위에 앉았다. 붉게 노을 진 바다가 보였다. 두 눈을 감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하기만 한 심해에 내가 있었다. 다른 물고기들은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지만 난 꼼짝 안했다. 난 암흑한 심해에서 잔뜩 겁에 질려 꼼짝 못하고 벌벌 떨고 있었다. 그랬다. 나만의 조그만 상자에 갇혀 살았던 내가 이젠 상자 활짝 열고 더 넓은 운명 밖으로 나와 강한 물고기 되어 자유롭게 심해를 헤엄치고 있었다. 아들의 죽음과 허무를 만나고부터 내 인생과 삶이 달라졌다. 금요영화를 통해 나는 조제가 되었고 호랑이를 무서워않게 되었고 강한 물고기가 되어 심해를 자유롭게 헤엄치게 되었다. - 분명 여호와 하나님께서 금요영화를 통해 참 자아(自我)를 찾아주신 것 같다. 내 인생과 운명(運命)은 오직 연극 하나만 붙들고 살아온 물고기였다. 다른 것은 알려고도 하지 않는 암흑한 심해의 한 마리 물고기였다. 그런 날 주여호와 하나님께서 금요영화를 통해 세상을 밝게 보게 해주셨다.

난 미카엘 대 천사장을 보며 말했다.
“이제부터는 나 혼자 살아가도 걱정 없으니까 그만 주님 곁으로 돌아가요. 그리고 외로운 내 아들 지호섭을 잘 돌봐 주세요.”
그녀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정말 제가 없어도 괜찮겠어요?”
난 당당하게 말했다.
“주님께 내 뜻을 전해줘요. 시편 23장 6절에 기록된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거하리라- 하신 말씀 믿는다고.”

이 지면을 통해 [문학사랑] 리헌석 이사장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2012년 4월 1일 아들을 잃고 절망에 빠진 날 일으켜 세워주시고 글을 쓰게 해주신 은혜 잊지 않고 있다. 6년이 지나간 오늘 내가 희곡 제 3집을 출간 할 수 있는 행운도 리헌석 이사장 덕분이다. 리헌석 이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다시 나의 희곡을 2018년 우수작품으로 선정하여 출간할 수 있게 해주신 대전 문화재단 대표 이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우수작품으로 선정해 주신 심사 위원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으로 저의 희곡 2집 출간에 격려사를 써주신 임영웅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꼭 완쾌 되시어 옛날처럼 다시 연출봉을 잡으시고 호령하시길……. 주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사모님께서 꼭 선생님 병이 완쾌 되도록 애써주시길 부탁드린다.
---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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