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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7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115474
ISBN10 89871154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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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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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꽤 웃기는 포
--- 99/11/23 이희인(heen@ktcf.co.kr)
1.
포 전집 중 첫 두 권 <판타지>와 <풍자>편이 나왔을 때 나는 서점에 가서 두 권의 목록을 주욱 훑어보았다. 포를 제법 안다고 자부하였지만 그 목록들은 생전 들어보지 못한 제목들의 나열이었다. 그 생경함으로 인해 나는 (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책을 집어들 수 없었다. 급기야 출판사에 직접 전화를 했다. '재밌나요?' - 어리석은 질문이라니! 이제 막 의욕적으로 출간한 자신들의 책을 나쁘다고 답할 출판사가 어딨겠는가! 그런데, 전화 받은 분의 대답이 조심스럽다. '어쩌면 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것이 이 두 권이 아닐까요?' 두 권을 읽고 난 지금, 나는 그분의 말에 대체로 동의한다.

네 권으로 기획된 포 전집 중 가장 의아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풍자>편이었다. 호러, 판타지, 추리 등의 장르들은 그런 대로 한 무리를 지을 법한데 풍자라면 어쩐지 그 무리에 동떨어진 느낌이다. 풍자가 불러일으키는 여하한 웃음이나, 풍자가 목표로 하는 사고의 뒤집음, 비판 정신이 포의 비현실적인 공포 기법에 걸맞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포의 <풍자>편을 펼쳐든 처음, 공포의 정서가 과연 풍자의 정신과 만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으로 읽기를 시작하였던 것 같다.

2.
책을 펼쳐 <풍자>편에 묶인 소설들을 찬찬히 읽어나가면서 역시 '풍자'보다는 포 특유의 괴기스럽고 음습한 분위기가 압도적이란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우울하고 엽기적인(?) 작가가 어떻게 이러한 작품을 썼을까 싶은 정도로 재치 있고 위트 있는 작품들과 만나는 것은 <풍자>편을 읽는 즐거움이 될 만하다.

<풍자> 편에 묶인 단편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포 특유의 공포 감정을 기본으로 깔고 그 가운데 웃음을 도출하는 그로테스크한 작품들이고, 다른 하나는 다소 가볍고 경쾌하게 읽을 만한 것들로 재치가 넘치면서도 괴기스러움은 쏙 빠져있는 작품들이다.

괴기스러움과 웃음의 기묘한 혼합을 꾀하는 그로테스크의 대표적인 작품은 '타르박사와 페더 교수의 광인 치료법'과 '안경', '미라와의 대담' 등이 돋보인다. 책의 표제가 된 '...... 광인 치료법'은 정신병원이라는 공간 자체의 어둡고 퀴퀴한 분위기와 만찬을 함께 한 상류층 사람들이 결국 그 병원의 정신병자들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포의 어느 단편 못지 않은 공포감과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미라와의 대담'에서 놀라게 되는 것은 <판타지>편의 많은 작품들에서 보이던 포의 박학다식함이다. 오 천 년 전 이집트 미라를 전기요법으로 깨어나게 하여 미라의 시대와 현재(19세기) 과학문명을 비교하는 가운데, 미라 만드는 법이며 19세기 지식의 단면들이 골고루 재료로 쓰이고 있다. 희망에 들떠 있는 19세기 과학 문명이 몇 천 년 전 미라의 눈에는 한낱 초라한 답습에 불과하다는 조롱 섞인 전언에서 어쩌면 포의 문명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재치 있고 유머가 넘치는 포를 만날 수 있는 작품들로는 '싱겁 밥 귀하의 문학 인생'과 'X투성이의 글', '사기술', '비즈니스맨' 등이 돋보인다. 다분히 포 자신이 위치한 19세기 미국 문단, 출판계의 속물성을 조롱하고 있는 '싱겁 밥 ...... '은 경쾌하고 즐겁다. 사기의 구성요소와 크고 작은 사기의 예들을 나열한 '사기술'은 포의 작품 중 가장 유쾌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맨'의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들까지, 그 번득이는 입담은 근래 널리 읽히고 있는 에코의 <세상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 방법> 같은 것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풍자> 편에 묶인 작품들에서 포가 유감없이 발휘하는 기법 중 하나가 발음과 철자를 가지고 즐기는 '말장난'이다. '내 딸의 딸인 브와사르 양은 크르와사르씨와 결혼했고, 내 딸의 손녀인 크르와사르 양은 프르와사르씨와 결혼했어요.' ('안경'중에서) 같은 식인데, <풍자>편의 대다수 작품들이 많건 적건 이러한 말장난을 즐기고 있다. 특히 저 기묘한 단편 'X 투성이의 글'에서는 천재시인 이상의 기하학적 시편이나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그 유명한 무의미 대사에 비견되는, 그야말로 알파벳 'o'와 'x' 투성이로 된 전대미문의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포가 숨겨둔 말장난이나, 수수께끼들이 발굴을 기다리며 작품 도처에 숨어있을지 모르겠다.

3.
<풍자>편을 읽는 가운데 내내 떠오르는 작가는, 그 역시 만성적인 신경증에 시달리다가 자살로써 삶을 마감한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이다. 내게 모파상은 <비곗덩어리>같은 작품을 쓴 풍자의 전범으로 기억되는데, 그의 작품에 흐르는 감정이 그러고 보니 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모파상의 괴기 소설집 제목도 하필 <광인?>이다. <광인?>에 나오는 '오를라' 같은 작품은 포의 '미라와의 대담'과 '윌리엄 윌슨'을 섞어놓은 것 같다.

요컨대, 풍자 작가로 인식하고 있던 모파상에게서 수많은 괴기 소설을 발견한 것이나, 공포 작가로 널리 알려진 포가 풍자에도 능했음을 확인하는 지점에서 두 명의 19세기 작가가 만나고 있는 듯하다. 풍자 정신과 공포의 정서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여기일 터이다.

<풍자>편은 실로 포의 유머, 재치, 포가 지닌 지식의 방대함, 언어에 대한 편집증적 집착, 세계관의 편린 등을 두루두루 맛볼 수 있는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들의 꾸러미다. 더 이상 포는 이상하고 음울한 공포작가만은 아니다. 과학과 시사에 밝고 세상을 재치 있게 바라보고 그릴 줄 알았던 일면 기운찬 지식인으로 보인다.

내 안에, 어느새 포의 얼굴이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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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내 가족을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내 아내는 잔소리가 심하다. 사실 나는 내 생활과 이 19세기 전체에 마음속으로부터 질렸다. 모든 것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게다가 나는 2045년 미국의 대통령이 누구일까 몹시 알고 싶다. 그러므로 면도를 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신 다음, 나는 포노너의 집으로 건너가 200년 동안 방부처리되어 있을 것이다.
--- p.162 '미라와의 대담' 중에서
아들아, 그것은 여전히 '코학'에 대한 연구란다. 하지만 선제후의 코를 치면서, 너는 목표물을 넘어 쏘아버린 거란다. 너는 좋은 코를 가졌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블루데누프는 아예 코가 없지 않느냐. 너는 비난받았고 그는 그날의 영웅이었다. 펌퍼지에서는 명사의 중요성이 코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맙소사! 아예 코가 없는 명사와는 겨루는 것이 불가능하지.
--- p.238,---pp.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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