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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즈 엔드 1

퍼레이즈 엔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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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153*225*35mm
ISBN13 9788968177002
ISBN10 896817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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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직자 계층의 젊은이 두 사람이 완벽하게 시설이 갖춰진 기차 객차에 앉아 있었다. 창문에는 새 가죽 손잡이가 달려있었고, 짐을 올려놓는 선반 아래에 있는 거울은 거의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듯 몹시 깨끗했다. 화려하면서도 잘 맞는 불룩한 의자 씌우개에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된 복잡한 작은 용무늬가 있었는데, 마치 쾰른의 기하학자가 도안한 것 같았다. 칸막이 객실에선 근사한 유약 냄새가 살짝 풍겨 위생적인 느낌을 주었다. 티전스는 영국의 우량 증권처럼 기차가 잘 운행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기차는 빨리 달렸지만 선로가 연결된 부분을 지날 때는 약간 흔들리거나 튕겼다. 이런 현상이 예견될 수 있는, 또 실제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애쉬포드나 톤브리지 전에 있는 커브 길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다. 티전스는 이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맥마스터가 철도 회사에 분명 편지를 쓸 거라고 확신했다. 어쩌면 [타임스]에 기고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들 계층이 레지날드 잉글비 경이 수장으로 있는 새로이 창설된 통계청과 이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경관이 부정한 짓을 저지르는 것을 보거나, 철도역의 짐꾼이 불손하거나, 가로등이 부족하거나, 자국의 공공서비스, 혹은 외국에 있는 공공 서비스의 결함을 보게 되면 베일리얼 대학 출신 특유의 냉담한 어조로 “영국이 어찌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오?”라고 한탄스럽다는 듯이, 아니면 분개하듯이 묻거나 [타임스]에 기고한다. 때로는 영국인의 예의범절, 예술, 외교, 제국 간의 무역, 아니면 사망한 정치인과 문인들의 개인적 명예까지도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일인 것처럼 심각한 내용의 기사를 써 왔고, 또 그 기사들의 상당수는 아직 남아 있었다.
티전스는 맥마스터가 그와 같은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확신은 하지 못했다. 저기 앉아 있는 자그마한 몸집의 맥마스터는 휘그당 성향의 인물로, 그처럼 자그마한 사람들이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길렀음직한, 잘 다듬은 검은 뾰족 수염을 하고 있었다. 단단한 금속 빗으로 반복적으로 빗어 내려앉게 한 빳빳한 검은 머리와 뾰족한 코, 튼튼하고 고른 이를 가진 그는 도자기처럼 매끈한 버터플라이 칼라를 하고 있었으며, 검은 반점이 있는 강철색 금으로 만든 링으로 타이를 고정시키고 있었는데, 티전스는 그것이 그의 동공 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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